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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7년간 4조 투자한 기묘한 건물

썬필이 2018. 9. 15. 10:57

[세상을 뒤흔든 新 랜드마크] ① 도심 속 열대우림 ‘더 스피어스’

미국 시애틀 아마존 본사 옆에 지은 '더 스피어스' 현장에서 열린 오프닝 행사. /아마존

 

 “알렉사, 스피어스를 공개해줘!”
지난 1월 29일 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 아마존이 미국 시애틀 본사 바로 옆에 새로 지은 혁신적 업무공간인

‘더 스피어스(The Spheres)’를 처음 공개했다.

이 건물은 아마존이 7년간 40억달러(약 4조2820억원)를 투자해 만든 야심작으로 ‘도심 속 열대우림’이다.

지름 40m, 높이 30m에 달하는 대형 유리돔 3개가 붙어있는 더 스피어스. /아마존

 

스피어스는 우리나라 아파트 12층 정도인 약 30m 높이에 지름 40m의 거대한 유리돔 3개가 연결된 형태다.

외관에는 620t의 스틸과 1200만파운드의 콘크리트, 2643개의 판유리가 사용됐다.

이 건물은 아마존 최고경영자인 제프 베조스(Jeff Bezos)의 성(姓)과 스피어스의 둥근 외형에서 비롯된 별칭인

‘베조스의 볼들(Bezos’s Balls)’이라고도 불린다.

내부 공간은 4개 층, 3700㎡(약 1120평) 규모로 최대 800명의 직원을 수용할 수 있다.

오각형 모듈 여러 개로 이루어진 더 스피어스. /아마존

 

스피어스의 최초 콘셉트 스케치는 건축회사 NBBJ가 담당했다.

NBBJ는 아마존측에 직사각형 건물부터 고딕 양식 아치형 건물까지 다양한 스케치를 보여줬는데,

현재 스피어스의 외형인 동그란 온실 형태 스케치가 채택됐다.
스피어스는 지오데식 돔(Geodesic dome·같은 길이의 직선 부재를 써서 구면을 분할한 돔 모형)의 원리처럼

똑같은 기하학적 오각형 모듈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건물이다.

데일 알베르다(Dale Alberda) NBBJ 디자이너는 “한가지 종류의 재료 여러개가 퍼즐처럼 맞춰져 건물을

이뤘다는 것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스피어스 내부에는 새둥지처럼 생긴 작은 나무 회의실, 인공폭포 등이 있다. /아마존

 

유리돔 내부에는 키 15m가 넘는 무화과나무 등 50개국에서 공수한 400여 종의 식물 4만점을 심었다.

여기에 나무로 된 회의실과 시냇물, 작은 폭포도 있어 아마존 열대우림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모습이다.

식물들은 계단을 따라 자라며 거의 돔 건물 꼭대기까지 닿아 있다.
온도와 습도를 자동 조절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낮 시간에 돔 내부는 섭씨 20~23도, 습도 60~65%수준을 유지한다.

열대 우림이어서 일반 사무실 환경보다 습도를 좀 더 높게 맞췄다.

직원들이 스피어스를 사용하지 않는 오후 7시~다음날 오전 7시에는 주행성인 식물들에 맞춰 습도가

80~85% 정도로 올라간다.

더 스피어스 내부를 둘러보는 아마존의 원예 책임자 론 개글리아도(왼쪽)와 존 쇼틀러 부사장. /아마존

 

좌석 배치도 특이하다. 어떤 의자는 작은 뜰 속에 감춰져 있고, 또 다른 의자는 화장실이 딸린 보안센터에

둘러싸여 있는 등 층마다 독특한 좌석이 배치됐다.

유리 돔인 만큼 강한 햇갈로 업무에 방해가 되지는 않을까. 실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이색적인 건물 구조와 식물 군집이 만들어내는 그림자가 풍부해 햇빛이 쨍쨍한 낮에도 눈부심 현상없이 업무를

보거나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자연과 함께 하는 더 스피어스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업무공간으로 꼽힌다. /아마존

 

스피어스는 일반적인 사무실보다 식물로 가득 찬 일터가 직원들을 더 생산적이고 창의적으로 만든다는

학술 연구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론 개글리아도(Ron Gagliardo) 아마존 원예 책임자는 “직원들을 자연과 연결하고 싶은 목적으로

스피어스를 만들었다”고 했다.
존 쇼틀러(John Schoetter) 아마존 부사장은 “직원들이 협력할 수 있는 독특한 만남의 장소가 필요했다”며

“스피어스는 업무에서 창의적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건축학적으로도 상징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아마존 열대 우림을 쏙 빼닮은 스피어스 내부. /Amazon

 

그렇다고 이 건물을 누구나, 아무 때나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직원들조차 사전 예약 시스템을 통해서만 스피어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아마존 본사에만 약 4만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탓에 건물 내부가 정원을 초과해

산만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일반인들에게는 건물 중 ‘더 언더스토리(The Understory)’라는 공간만 매달 2회씩 토요일에 공개된다.

입장료는 없지만 방문하려면 역시 예약이 필수다.

시애틀 타임스(the Seattle Times)에 따르면 지난 1월에만 2만여명이 스피어스 방문 예약을 신청했다.

- 조선일보 : 2018.04.15 http://realty.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13/201804130262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