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소식

제14회 광주 비엔날레 -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Soft and Weak Like Water)

썬필이 2023. 4. 7. 06:51

행사주제 : 제14회 광주 비엔날레 -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Soft and Weak Like Water)
행사기간 : 2023.04.06(목) ~ 07.09(일)
행사장소 : 비엔날레 전시관과 국립광주박물관, 호랑가시 아트폴리곤, 무각사, 예술공간 집

파라 알 카시미 작가의 '염소 농장 마즐리스' 작품/사진 제공=광주 비엔날레

아시아 최대 미술축제인 '광주비엔날레'가 7일 개막한다. 
코로나19 이후 첫 오프라인 행사로 진행하는 데다 17년 만에 한국인이 비엔날레의 
총감독을 맡아 주목된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6일 오후 6시 광주시 용봉동 비엔날레 전시관 앞 야외광장에서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을 열었다.
이날 박양우 광주비엔날레재단 대표이사의 개막선언과 함께 강기정 광주시장의 환영사,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축사가 이어졌다. 김건희 여사의 방문도 거론됐으나 참석하지는 않았다.
이날 제1회 '박서보 예술상 수상식'도 함께 열렸다. 
박서보 작가가 후배 작가들을 위해 100만달러를 후원하면서 올해부터 처음 시상이 마련됐다. 
매년 수상자에게 10만 달러를 수여할 예정이다.
이번 광주비엔날레는 7일부터 7월9일까지 94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soft and weak like water)를 주제로 한 본전시는 
광주비엔날레재단 전시관에서 개최된다.

1관 전시장 전경
알리자 나센바움 작품

전 세계 30여개국 79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번 전시는 현재 영국 테이트모던 국제미술 수석큐레이터인 
이숙경 씨가 예술감독을 맡아 기획했다. 
주제인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는 도덕경 78장 '유약어수'(柔弱於水, 물이 가장 유약하지만 공력이 
아무리 굳세고 강한 것이라도 그것을 이기지 못한다)'에서 차용한 것으로 물이 바위를 뚫고 강물의 길을 
바꾸듯 예술 또한 이러한 힘을 갖고 있음을 전시로 보여줄 예정이다. 
개인과 공동체에 스며들어 사회가 직면한 복잡한 현실에 다름의 방향성과 대안을 제시하는 
예술의 가치에 집중한다.
전시장으로 들어가는 순간 큰 스케일에 압도된다. 암스테르담과 케이프타운에서 주로 활동하는 
블레베즈웨 시와니 작가가 작업한 설치 작업이 전시장에서 처음 만나는 작품이다. 
천장에서 내려오는 양털 밧줄은 덩쿨을 형성하고 바닥에는 흙이 뿌려져 있다.
마치 정글을 탐험하는 듯한 작가의 구조에 따라 관람객은 산책하듯 작품을 감상하게 된다. 
기독교와 아프리카 정신성과의 관계를 주로 작업하는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를 탐구하는 
설치물을 제작했다. 
설치물인 밧줄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시온교회 성도들이 야외 기도 때 착용하는 벨트를 연상시키며 이들은 
조상과 연결하는 매개체다.

엄정순 작가 '코 없는 코끼리'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알리자 니센바움은 5.18광주민주화운동으로 목숨을 잃은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한국의 '마당극' 콘셉트로 한 그림과 사운드 작품을 선보이며 한국작가 엄정순은 시각장애 
학생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한 '코 없는 코끼리' 작업으로 관람객이 체험할 수 있는 작품을 공개한다. 
시각장애 학생들이 청각과 후각, 촉각으로 느끼고 표현한 결과물로 관람객도 일부 작품은 
손으로 만질 수 있다. 
전시는 국립광주박물관, 호랑가시 아트폴리곤, 무각사, 예술공간집에서 이어진다. 
본전시 외에도 파빌리온 전시가 운영된다. 
이탈리아관이 열리는 동곡미술관에서는 '잠이 든 물은 무엇을 꿈꾸는가?'라는 제목과 함께 물을 지속적인 
생성의 존재로 상정하며 인간중심적이고 인류가 당면한 환경 문제에 대한 다양한 퍼포먼스와 작품을 선보인다.

도예가와 콜라보레이션한 이탈리아관 작품

아그네스 퀘스천마크가 기획한 수중 퍼포먼스는 수족관 안에서 태아처럼 몸을 웅크린 여인이 중심이다. 
그의 행위를 통해 작가는 수중 세상을 비현실적 발견의 영역이자 공동 서식지의 
대안적인 장소로 제안한다. 
물은 자원이 아닌 우리의 집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 공간임을 주장한다. 
또 아티스트이자 작곡자인 유발 아비탈은 인간과 자연의 분리를 영상과 퍼포먼스, 
사운드 작업으로 소통한다. 그는 인류를 자연의 일부가 아닌 외부인의 시선으로 퍼포먼스를 등장시킨다.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한 퍼포머는 자연의 순수함 속에 놓여 있으면서도 자연을 침범하고 침해하고 있는 
행태를 표현하며 작품의 긴장감을 높였다. 
그의 영상과 바닥에 그려진 드로잉은 인간이 자연을 훼손하고 있으며 잘못된 길로 가고 있음을 경고한다. 
이외에도 캐나다, 네덜란드, 우크라이나, 중국, 프랑스, 이스라엘, 폴란드, 스위스 등 역대 최대로 
9개국이 참여한다. 파빌리온 전시는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아시아문화전당, 은암미술관, 이강하미술관, 
이이남스튜디오, 양림미술관, 포도나무 갤러리, 광주시립미술관 등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