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제목 : 신경희 개인전 - 빛을 기억하는 꽃
전시기간 : 2026.06.10(수) ~ 06.15(월)
전시장소 : 갤러리 인사1010 1관(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 10길 10)




해가 지면 조용히 꽃잎을 여며 어둠을 껴안고, 다시 아침의 빛이 당도하면 천천히 눈을 떠
하늘을 맞이한다.
빛과 어둠의 아득한 순환 속에서 꿈꾸고 깨어나기를 반복하는 꽃, 수련睡蓮. 숨죽인 듯 이어지는
그 고요하고도 경건한 생명의 리듬이 단아한 백자의 빛으로 우리 곁에 피어난다.
신경희 작가의 개인전 ‘빛을 기억하는 꽃’이 오는 6월 10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인사1010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흙을 치대고 형태를 구워낸 단순한 기물器物의 나열이 아니다.
그것은 반복되는 하루의 고단함 속에서 자신의 숨결과 마음의 밑바닥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살아간다는 일의 가장 조용한 수행에 가깝다.
작가의 묵묵한 손끝에서 흙은 어느새 마음의 밭이 된다.
두 손으로 조심스레 감싸 안듯 빚어낸 둥근 형태들은 팍팍한 세상 속에서도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살아가고자 하는 우리네 애틋한 마음의 풍경을 닮아 있다.
무수한 손의 움직임, 첩첩이 쌓인 시간, 그리고 가마의 뜨거운 불길을 견뎌낸 흔적들은 마침내
백자 안에서 티 없는 ‘고요한 밝음’으로 환생한다.
특히 작가가 온 마음을 다해 빚어낸 찻그릇 ‘보듬이’는 전시의 깊이를 더한다.
두 손 안에 포근하게 담기는 이 그릇은 차가운 흙의 물성을 벗어나, 기꺼이 서로를 품어 안으려는
따뜻한 포용의 형상 그 자체다.
차살림 학자이자 동다헌 시자인 정동주 선생은 신경희 작가의 작업에 깃든 깊은
영적 울림을 짚어낸다.
그는 수련을 "영지주의(Gnosticism)를 상징하는 연꽃의 한 종류"라 일컬으며, 빛을 향해 열리고
닫히는 그 경이로운 생태에서 하늘과 땅, 만물이 스스로 그러하게 존재하는 섭리를 읽어낸다.
"옛사람들이 그토록 꿈꾸었던 신의 존재와 맞닿은 하늘과 땅, 만물의 이름을 부르며 바치는 기도는
또 한 송이의 수련으로 피고 있다."
정동주 선생의 헌사처럼, 신경희 작가가 빚어낸 〈수련무늬 보듬이〉는 하늘의 맑은 빛을 오롯이
받아내는 오래되고 아름다운 신앙의 거처이자, 흙으로 바친 간절한 기도다.
번잡한 세간의 소음을 뒤로하고, 작가의 맑은 숨결이 깃든 그릇들은 조용히 우리에게 위로를 건넨다.
이번 전시가 전시장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각자의 마음 가장 깊은 곳에 잊고 지냈던 찬란한 ‘빛’을
다시금 가만히 어루만져 보는 먹먹하고도 따스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전시 장소: 갤러리 인사1010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0길 10. 11:0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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