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이야기

도기, 자기, 도자기

썬필이 2018. 3. 8. 14:55

도기, 자기, 도자기

우리기 흔히 쓰는 도자기란 말은 도기와 자기를 합친 말이다.

그러나 학술적으로는 이 두 단어는 엄연히 구분된다.

사용하는 흙과 굽는 온도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도기(陶器)는 도토(陶土)라고 부르는 흙을 사용해 비교적 저온에서 굽는 반면, 자기(瓷器)는 자토(瓷土)를

사용해 1300℃ 이상의 고온에서 굽는다. 

도토는 우리가 보통 찰흙이라고 부르는 붉은색 진흙을 말한다.

이 흙으로 그릇을 만들어 구우면 대개 1,200℃ 이상의 온도에서는 견디지 못하고 주저앉는다.

흙에 들어 있는 규석 성분은 높은 온도에서 녹아 뼈처럼 굳어져 형태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도자기

제작과정에서는 특히 이를 자화(瓷化)된다는 말로 표현한다.

즉 도토에는 이런 규석 성분이 상대적으로 적어 높은 온도를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집형 장군(家形俵甁) 6~7세기 높이 35cm 리움미술관

반면 자토는 대개 1,300℃ 이상을 견디는 흙을 가리키며 대개 돌가루로 돼 있다.

특히 중국 강소성 고령산에서 나는 자토가 가장 좋아 이를 고령토라고도 부른다.

또 우리나라에서 나는 자토는 대개 흰색을 띄어 백토(白土)라고 불렀다.

이 백토 속에는 규석이 풍부히 들어 있어 높은 온도에 구워도 형체가 잘 변하지 않는다.

또 장석이 풍부해 고온에서 장석이 녹으며 유리처럼 변해(유리질화되어) 일반 질그릇과는 달리 전혀 물을

흡수하지 않는 구조가 된다.

청화백자오동학문호(靑華白磁梧桐鶴文壺) 18세기 높이 18.5cm 선문대학교 박물관

도기는 우리말의 질그릇에 해당하며 도공(陶工)이란 도토로 질그릇을 만드는 사람을 가리킨다

 

 

자(磁) 자와 자(瓷) 자

요즘은 한자를 잘 사용하지 않지만 도자기를 한자로 陶器라고 쓴다.

이는 일본에서 도자기를 말할 때 이런 한자를 사용한데서 비롯한 것이다.

원래 도자기의 우리말식 한자표현은 陶器이다.

한국 최초의 미술사학자인 고유섭 선생은 瓷 자와 磁 자의 차이에 대해 밝혀 놓은 적이 있다.

그에 따르면, 磁 자는 자기를 표현할 때도 쓰지만 그보다는 자석,자기,자침 등에 더 많이 사용되는 글자라고 했다.

瓷자는 『고려사』에서부터 보이는 글자로 그 연원이 오래되고 뜻이 분명하다고 했다.

즉 瓷자 아래에 보이는 와(瓦)는 요즘은 기와라는 뜻으로만 사용되지만 예전에는 그릇을 나타내는 말에

공통적으로 쓰였다.

옹기의 옹(甕)자에도, 병을 가리키는 병(甁)에도 와(瓦)자가 들어간다.

옛날에는 그릇은 모두 도토(陶土, 진흙)로 만들었는데 瓦자는 고대부터 이 도토로 만든 것을 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