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기, 자기, 도자기
우리기 흔히 쓰는 도자기란 말은 도기와 자기를 합친 말이다.
그러나 학술적으로는 이 두 단어는 엄연히 구분된다.
사용하는 흙과 굽는 온도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도기(陶器)는 도토(陶土)라고 부르는 흙을 사용해 비교적 저온에서 굽는 반면, 자기(瓷器)는 자토(瓷土)를
사용해 1300℃ 이상의 고온에서 굽는다.
도토는 우리가 보통 찰흙이라고 부르는 붉은색 진흙을 말한다.
이 흙으로 그릇을 만들어 구우면 대개 1,200℃ 이상의 온도에서는 견디지 못하고 주저앉는다.
흙에 들어 있는 규석 성분은 높은 온도에서 녹아 뼈처럼 굳어져 형태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도자기
제작과정에서는 특히 이를 자화(瓷化)된다는 말로 표현한다.
즉 도토에는 이런 규석 성분이 상대적으로 적어 높은 온도를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반면 자토는 대개 1,300℃ 이상을 견디는 흙을 가리키며 대개 돌가루로 돼 있다.
특히 중국 강소성 고령산에서 나는 자토가 가장 좋아 이를 고령토라고도 부른다.
또 우리나라에서 나는 자토는 대개 흰색을 띄어 백토(白土)라고 불렀다.
이 백토 속에는 규석이 풍부히 들어 있어 높은 온도에 구워도 형체가 잘 변하지 않는다.
또 장석이 풍부해 고온에서 장석이 녹으며 유리처럼 변해(유리질화되어) 일반 질그릇과는 달리 전혀 물을
흡수하지 않는 구조가 된다.
도기는 우리말의 질그릇에 해당하며 도공(陶工)이란 도토로 질그릇을 만드는 사람을 가리킨다
자(磁) 자와 자(瓷) 자
요즘은 한자를 잘 사용하지 않지만 도자기를 한자로 陶磁器라고 쓴다.
이는 일본에서 도자기를 말할 때 이런 한자를 사용한데서 비롯한 것이다.
원래 도자기의 우리말식 한자표현은 陶瓷器이다.
한국 최초의 미술사학자인 고유섭 선생은 瓷 자와 磁 자의 차이에 대해 밝혀 놓은 적이 있다.
그에 따르면, 磁 자는 자기를 표현할 때도 쓰지만 그보다는 자석,자기,자침 등에 더 많이 사용되는 글자라고 했다.
瓷자는 『고려사』에서부터 보이는 글자로 그 연원이 오래되고 뜻이 분명하다고 했다.
즉 瓷자 아래에 보이는 와(瓦)는 요즘은 기와라는 뜻으로만 사용되지만 예전에는 그릇을 나타내는 말에
공통적으로 쓰였다.
옹기의 옹(甕)자에도, 병을 가리키는 병(甁)에도 와(瓦)자가 들어간다.
옛날에는 그릇은 모두 도토(陶土, 진흙)로 만들었는데 瓦자는 고대부터 이 도토로 만든 것을 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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