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 쓰지마", 中은 "줄 잘서라"…코너에 몰린 韓
美·中 갈등에 코너 몰린 韓기업
中매체, 이재용 방문 보도하며
'韓기업 中 눈치 보라' 간접 압박
美는 '중국 생산시설 이전' 권고
'中 고립' 경제블록 동참도 요구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4주 차에 접어들었던 2019년 6월 4일.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 역할을 하며 ‘기업 저승사자’로 불리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법인 관계자들을 호출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이날 “미국의 대중(對中) 거래금지 조치에 협조하면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 이라고 경고했다.
산업계에선 “미국과 중국의 다툼에 애꿎은 한국 기업이 피해를 볼 것”이란 우려가 쏟아졌다.
최근 미·중 간 ‘반도체 신냉전’이 심화되면서 한국 기업에 대한 양국의 압박이 1년 만에 재개되고 있다.
공무원이 직접 나서거나 관영 매체를 동원해 “우리 편에 서라”고 경고하는 식이다.
두 거대 시장에 깊숙이 발을 담그고 있는 한국 기업들은 누구 손도 들어줄 수 없는 난처한 상황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미국 정부의 대(對)화웨이 추가 제재 발표 이후 코너로 몰리고 있는 중국
정부가 먼저 한국 기업에 으름장을 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가 20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삼성 부회장이 시안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이유’라는 기사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기사는 ‘한국이 단기적으론 미국을 넘어 세계 반도체 시장을 이끌 수 있겠지만, 최종적으론 중국이 리더가
될 것’이라며 바로 다음 문장에 중국 매출 비중이 44%(2019년 기준)에 달하는 SK하이닉스를 거론했다.
중국 반도체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한국 기업을 압박한 셈이다.
반도체 업체 고위 관계자는 “한국 기업에 대한 사실상의 협박”이라며 “한국 기업들에 중국의 눈치를 보라는
의미” 라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미국은 21일(현지시간) 한국 일본 인도 등 우방국들을 ‘경제번영네트워크
(EPN)’에 참여시켜 중국 내 생산 시설을 베트남 인도 등으로 옮기게 하는 구상을 한국에 제안했다.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은 “우리의 국제 경제·안보 전략의 핵심은 자유 세계에서 사람들을 보호하는
공급망을 확대하고 다양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에 미국 반도체 공장 신·증설을 은근히 압박하는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反)화웨이 전선에 동참하라는 미국의 주문은 더욱 노골적이다.
크라크 차관은 지난 20일 국무부 콘퍼런스콜(전화 회의)에서 한국 정부에 “화웨이의 5G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실장은 “미·중 압박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이
‘샌드위치’ 처지가 되는 걸 막기 위해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한국경제 - 2020.05.22 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0052271221
- 화웨이 목 죄는 미국…"스마트폰 사업까지 무너뜨릴 것"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서 삼성 이어 2위
화웨이에 핵심칩 공급하는 하이실리콘, 설계와 생산 모두 규제 대상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대부분 미국업체에 의존
미국 상무부가 중국 화웨이를 타깃으로 최근 도입한 반도체 수출규제가 화웨이의 통신장비 뿐 아니라
스마트폰 사업에도 심대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2일 보도했다.
화웨이는 통신장비 시장 글로벌 1위이자 스마트폰에서도 세계 2위를 달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 1분기에 485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점유율
17.6%로 2위를 달렸다.
1위 삼성전자(5830만대·21.2%)와 점유율 3.6%포인트 차이다. 중국 내에선 36.9%로 1위에 올랐다.
화웨이는 스마트폰의 핵심부품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설계를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에 의존하고 있다.
AP는 PC의 중앙처리장치(CPU)에 통신기능을 더한 반도체 칩이다.
2004년 설립된 하이실리콘은 통신칩과 AP을 개발하면서 화웨이가 통신장비와 스마트폰에서 세계 정상으로
성장하는데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현재 하이실리콘의 설계 역량은 애플이나 퀄컴에 맞먹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이실리콘은 그동안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세계 1위인 대만 TSMC에 생산을 맡겨 왔다.
미국이 TSMC에 화웨이와의 관계를 끊도록 압박을 가하자 지난 1월에는 중국 1위 파운드리인 SMIC에
신형 AP 생산을 의뢰했다.
하지만 SMIC의 생산 능력은 14㎚급을 처음 제조하기 시작한 수준으로 7㎚급을 양산하는 TSMC와는
아직 격차가 크다.
미 상무부는 지난 16일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수출을 대폭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미국 내에서 생산된 반도체를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다.
앞으로는 미국의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이라면 국적을 가리지 않고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때 미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화웨이도 마찬가지로 미국의 소프트웨어나 기술을 쓰려면 미 정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런 규제가 실행되면 매출이 대부분 화웨이에서 나오는 하이실리콘은 미국 캐이든스와 시냅시스가 과점하고
있는 반도체설계 소프트웨어를 쓰지 못하게 된다.
TSMC와 SMIC가 모두 반도체 제조 장비를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램리서치, KLA 등 미국 업체들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 위탁도 불가능하게 된다.
하이실리콘의 반도체 설계와 생산이 막히면 화웨이는 고성능칩 비중이 높은 스마트폰 부문에서 특히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화웨이는 이미 미국 제재로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공개버전만 탑재하고 유튜브 등을 쓰지 못해
해외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공급사슬 전문가인 덕 풀러 홍콩중문대 교수는 "화웨이는 중국 내 반도체 개발에 투자를 늘리는 한편
삼성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AP를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 한국경제 - 2020.05.22
www.hankyung.com/international/article/202005225760i
- 美 제재로 반도체 못구한 화웨이…5G장비 이어 스마트폰도 '직격탄'
핵심부품 AP 만드는 자회사
TSMC와 거래 끊겨 생산 차질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가 중국 화웨이의 통신장비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사업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2일 보도했다.
화웨이는 통신장비 시장 글로벌 1위이자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세계 2위를 달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 1분기 485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점유율
17.6%로 2위를 기록했다.
1위 삼성전자(5830만 대·21.2%)와 불과 3.6%포인트 차이다. 중국 내에선 36.9%로 부동의 1위다.
화웨이는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설계를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에 의존하고 있다.
AP는 PC 중앙처리장치(CPU)에 통신 기능을 더한 반도체 칩이다.
2004년 설립된 하이실리콘은 통신칩과 AP를 자체 개발하면서 화웨이가 통신장비 및 스마트폰에서 세계
정상으로 성장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현재 하이실리콘의 설계 역량은 애플과 퀄컴에 맞먹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이실리콘은 그동안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세계 1위인 대만 TSMC에 생산을 맡겨 왔다.
미국이 TSMC에 화웨이와의 관계를 끊도록 압박을 가하자 지난 1월 중국 1위 파운드리인 SMIC에
신형 AP 생산을 의뢰했다.
하지만 SMIC의 생산 능력은 14나노미터(㎚·1㎚=10억분의 1m)급을 막 제조하기 시작한 수준으로, 7㎚급을
양산하는 TSMC와는 격차가 크다.
미 상무부는 지난 16일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수출을 대폭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이라면 국적을 가리지 않고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때 미 정부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 규제가 실행되면 매출 대부분이 화웨이에서 나오는 하이실리콘은 미국 캐이든스와 시냅시스가
과점하고 있는 반도체설계 소프트웨어를 쓰지 못하게 된다.
TSMC와 SMIC가 모두 반도체 제조 장비를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램리서치, KLA 등 미국 업체에
의존하고 있어 생산 위탁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하이실리콘의 반도체 설계 및 생산이 막히면 화웨이는 고성능칩 비중이 높은 스마트폰 부문에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덕 풀러 홍콩중문대 교수는 “화웨이는 중국 내 반도체 개발에 투자를 늘리는 한편 삼성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AP를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국경제 - 2020.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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