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회계이야기] 책임소재 분명한 주식회사, 투자금 모으기 '딱'

 책임소재 분명한 주식회사, 투자금 모으기 '딱' - 매일경제 - 2021.06.11

개인이 사업을 하는 것과 주식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일을 개인이 할 수 있을까. 아마 대부분 'NO'라고 대답할 것이다.

만두를 만들어 판매하는 일은 개인이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는 'YES'라고 대답할 수 있다.

한편 대형 식품회사도 만두를 제조하고 판매한다. 그렇다면 업종이나 규모의 차이만으로 개인과 회사를

나누는 것일까.
Q. 개인 사업과 주식회사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A. 주식회사와 개인 사업은 중요한 차이가 있다. 바로 '책임의 한계'이다.
만두가게를 예로 들어보자. 개인 김매일 씨와 김경제 씨는 함께 만두가게를 오픈하려고 한다.

그런데 상가를 임차하고 주방기구 등을 설치하기 위한 자본이 부족하다.

각각 본인의 자금 1억원을 투자해 2억원을 모았고, 은행에서 3억원을 대출받았다.

그런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생각했던 것만큼 가게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이때 김매일 씨와 김경제 씨는 본인의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은행 대출 3억원에 대한 책임을 함께 지게 된다.
반면 이대한 씨와 이민국 씨는 P주식회사를 설립해 만두 사업을 시작했다.

설립 당시 각각 1억원씩 투자해 P주식회사의 주식을 발행하고 주주가 됐다.

P주식회사는 공장을 설립하고 기계를 설치하기 위해 부족한 자금 3억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았다.

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P주식회사도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이때 이대한 씨와 이민국 씨는 본인의 투자자금인 1억원에 대한 책임만 부담하면 된다.

은행 대출 3억원은 주주 부담이 아닌 것이다. 이를 주주의 '유한책임(有限責任·limited liability)'이라고 한다.

Q. 유한책임제도는 어떤 효과가 있나요.
A. 위의 김매일 씨와 김경제 씨의 예를 생각해보자.

3억원이라는 대출금을 두 사람이 나눠 상환하려면 큰 부담이 될 것이다.

김매일 씨의 만두 맛이 일품이고 김경제 씨가 마케팅에 뛰어난 재주가 있다고 하더라도 두 사람을 모르는

제3자는 선뜻 동업하기 어려울 것이다. 같이 사업을 시작했다가 대출금까지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 사업을 하게 되면 투자자를 모집하기 어렵고, 투자금 규모가 제한적이다.
반면 주식회사는 유한책임으로 인해 투자자가 자신의 원금만 책임을 진다.

이는 투자자에게 최소한의 안전망과 같은 역할을 한다.

P주식회사 조건이 김매일 씨·김경제 씨와 동일하다면, P주식회사는 두 사람보다 수월하게

투자금을 모을 수 있다.

설립자를 개인적으로 모르는 제3자도 투자를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Q. 그럼 모두 주식회사를 설립하면 되지 않나요.
A. 이론적으로는 한 명도 주식회사를 설립할 수 있다.

그러나 주식회사는 각종 책임과 의무를 법률에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이 사업을 처음 시작하기에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또한 주식회사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법인'이라는 실체를 만드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래서 개인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Q. 법인이란 무엇인가요.
A. 법인(法人)이란 '법으로 인격을 부여받은 실체' 를 말한다. 이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자연인(自然人)이 있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연적으로 인격이 있고 법률상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된다.

이 같은 인격을 법으로 부여하고 그 실체를 법인이라고 부른다.
법인이 태어나고 죽는 절차는 사람과 비슷하다.

법인이 태어날 때(설립될 때) 법원에서 법인등록번호를 부여하는데,

이는 사람의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역할을 한다.

죽을 때(소멸될 때)에는 이 번호가 말소돼 법인 이름으로 어떠한 활동을 하지 못한다.

법인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도 있고, 법인 명의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법인의 자금 조달 방법 중 하나로 금융기관의 대출이 있는 것이다.
Q. 법인 종류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법인은 설립 목적에 따라 영리법인과 비영리법인으로 나눌 수 있다.
영리법인은 영리활동을 목적으로 설립한 것으로, 이를 '회사'라고 부른다.

주식회사는 회사의 여러 형태 중 하나이므로 주식회사도 영리법인이다.

영리법인은 법인의 이익을 출자자에게 나누어 준다. 그리고 주식회사의 투자자는 이를 배당으로 받는다.
비영리법인은 학술·종교 등 영리가 아닌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다.

비영리법인도 수익을 내는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익은 출자자가 나누어 가지는 것이 아니라, 비영리법인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대표적인 비영리법인으로 학교·병원 등이 있는데. 예를 들어 학교에서 기념품을 판매하고 남은 이익은 학교를

위해서만 사용하는 것이지 설립자나 기타 출자자가 가져가는 것이 아니다.
가끔 법인카드나 법인 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뉴스를 접할 수 있다.

이는 법인의 이익을 나누는 것과 다른 것으로, 법인의 재산을 개인이 침범한 것과 같다.
영리법인 중 가장 대표적인 형태인 주식회사제도와 주주의 유한책임은 대규모 기업을 탄생시켰으며 현대 경제

발전에 큰 역할을 하였다.
그만큼 투자자의 자금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경영자의 책임도 강화할 필요가 생겼다.

따라서 법률에 각종 의무와 책임을 정하고, 그 일환으로 회계 기준에 맞춰 장부를 작성하도록 해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도록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