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섭 도예전 - 구억리(九億里)
전시기간 : 2022.03.11(금) ~ 04.10(일)
전시장소 : 제주옹기 숨 미술관(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주르레길 55-1)
‘흙’이라는게 도자기 재료라고 본다면, 흙이 달라지는데 결과물이 사뭇 같기만 바랄 수는 없을 겁니다.
고려하면 ‘청자’, 조선하면 ‘백자’, 백자하면 ‘양구’. 그 양구 백토에 너무 익숙한 한 작가에게 낯선 땅, 점토질의
제주 흙이 발산하는 매력은 꽤 뿌리치기 힘든 신세계였나 봅니다.
낯설지만 거친, 그러면서도 정겹고 매력적인 재료였기에 너무도 익숙한 백토에서 ‘고냉이토’로 과감하게
시선을 돌렸습니다.
조선왕조 500년, 왕실백자 생산에 쓰이던 백토를 납품하던 강원도 양구. 발색도가 좋기로 유명해, 이성계가
왕위에 오르기 전 양구 백토로 도자기를 빚고는 발원문을 적어 금강산 월출봉에 묻어 두었다고도 합니다.
그렇게 양구는 조선백자의 시원지로, 양구 백토는 조선백자의 중심으로 꼽힙니다.
양구백자의 맥을 잊기 위해 양구백자박물관이 지어지고, 양구백자연구소도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양구백자박물관장이자 도예가인 정두섭 작가가 제주를 찾아, 제주 옹기 소재인 ‘흙’으로
도자작업에 나섰습니다.
오랜 시간 도자 재료 연구와 수집을 해왔다는 정 작가는 “주로 백자를 제작하기 위한 백토, 도석 등 원료가
주 대상이었지만 얼마 전 처음으로 제주 옹기를 만들던 ‘고냉이토’를 접하게 되었다”며 “양구백토마을에
제주의 노랑굴 축조를 진행하면서 고냉이토를 이용해 작업을 하였고, 지어진 노랑굴에서 번조
(불에 구워내는 작업)하였다”고 작업 과정을 전했습니다.
‘고냉이토’, ‘고냉이흙’이라도 부르는 점토흙은 제주 전통 옹기 제작 등에 쓰이는 바탕흙을 말합니다.
정 작가는 “당시 정상적으로 완성된 작품은 단 하나도 없었지만 번조된 결과물의 발색과 질감이
매력적이었다”며 “다시 한 번 제주 흙을 경험하고, 또 공유하기 위해 전시를 계획했다”고 말했습니다. ‘
제주’에서 ‘제주의 흙(고냉이토)’으로 작업을 하고 ‘제주의 가마(노랑굴)’에서 번조해 ‘제주’에서 전시하는
과정, 결과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작가는 작품 제작 시간 그리고 제주와 양구 간의 거리가 주는 제약으로 오래 작업에 몰두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전했지만 작업 내내 ‘재료의 다름’에서 신선한 경험을 했다며, 새로운 도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구억리(九億里)’ 주제로 마련된 정두섭 도예전은 11일부터 4월 10일까지 제주옹기 숨 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전시회 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화역서울284 공예기획전 - 사물을 대하는 태도 (0) | 2022.03.15 |
---|---|
나카시마 하루미(Nakashima Harumi,中島晴美)展 (0) | 2022.03.11 |
임영주 개인전 - ‘풍아, 달따러가자’전 (0) | 2022.03.08 |
이용무 도예전 (0) | 2022.03.06 |
이꽃담 도예전 (0) | 2022.0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