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차, 좋은 차향은?
결론은 다산의 구증구포·삼증삼쇄 차 - 최성민남도정통제다·다도보존연구소 대표
왜 차를 마셔야 하는가? 어떤 차를 마셔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세계 제다사와 차문화사가
지향해 온 목표 및 진정한 다도와 차생활이 어떤 것인지를 묻는 것이다.
나는 오늘날 한국 차명망가들이나 차학자들이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내가 얼마전 <다석 TV>에 나온 차학자·차인들의 ‘좋은 차’에 관한 견해를 소개한 바 있었다.
다시 보자. “맑고 시원한 차”(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박동춘 소장)
“(좋은 차란) 사람의 체질에 따라 다르나, 나는 열이 많아서 약간 냉기가 있는 녹차나 청차 계열을
좋아한다”(조기정 전 목포대 대학원 국제차문화협동과정 교수).
"꿀떡 넘어가는 차, 침이 꼴꼴 솟고, 눈이 번쩍 뜨이고, 몸이 둥둥 뜨는 차. .. 이유는 성분 때문이다.
좋은 성분이 인체에 반응을 일으킨다.
차에 많은 아미노산이 카페인과 결합하여 몸을 정화한다."(박희준 한국차문화학회 회장).
“달고 향기로운 차...”(보이차상 ‘석가명차’ 주인 최해철차인)
이른바 고명한 한국 차학자 또는 차명망가들의 차 인식이 이 정도이니 한국차나 차문화의
현주소를 짐작케 한다.
누구 한 사람 유명세나 이름에 걸맞게 과학적으로 설명해 주지 못하고 자신의 육감적인
느낌을 말하고 있다.
한국 유명 차학자, 교수, 차명망가들이 이렇게 ‘좋은 차’에 대해 표준이 될 만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초등학생이나 <백반기행> 수준의 ‘맛 감정’을 말하고 있는 이유는 정답이 있는 고전
다서 공부 또는 차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거나 차를 부전공격으로 하고 있기 떄문이다.
『동다송』 제45행에 ‘又有九難四香玄妙用 차에 아홉 어려움과 네 향이 있어서 서로 현묘하게
작용한다’라는 말이 있다.
그 주석에 구난은 『다경』에, 4향은 『만보전서』에 나온다고 했다.
『만보전서』는 초의의 『다신전』 필사筆寫의 원전으로서 명대 장원의 『다록』의 요점들을 실은
것이니, 4향은 『다록』에 나온다는 말이겠다.
그리고 『다록』과 『동다송』은 덖음제다법을 소개한 책이다.
이어 초의는 『동다송』 제45행 주석 ‘구난사향’ 풀이에서 “구난 중 첫째는 조造(一曰造, 즉 제다)”
라 했고, 4향은 眞·蘭·淸·純香으로서 “진향은 우전 찻잎이 갖춘 싱그러움(곧 茶神),
난향은 불기운이 고르게 든 향, 청향은 겉이 타거나 속이 설익지 않은 향,
순향은 안팎이 같은 향”이라 했다.
‘又有九難四香玄妙用’과 4향의 의미를 해석해 보면 좋은 차, 차향의 의미, 좋은 차와 제다법의
관계의 중요성을 한꺼번에 알 수 있다.
‘又有九難四香玄妙用’은 차의 아홉 어려움과 차향이 밀접한 관계가 있고 차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인데, ‘一曰造’는 차향을 결정짓는 첫째가 제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4향의 설명은 제다에서 불기운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에 다름아니다.
대학 차학과에서 『동다송』 열강으로 인기있는 교수들의 강의모습을 보면 “『동다송』이 한국차의
우수함을 칭송하는 책”이라고 초의의 『동다송』 저술의도와는 동떨어진 주장을 주입시키며
『동다송』 한문 문구를 직역하는 데 에너지를 쏟고 있다.
한국 대학이나 대학원 차 관련 학과의 교수와 강의 수준이 그 정도라는 점에서 또한 한국
차학이나 차문화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
한국 차학과 교수와 차명망가들이 ‘좋은 차’ 인식을 바로잡기를 권하면서 『동다송』
4향의 의미를 설명하겠다.
『다록』에서 4향의 명칭 중 진향을 맨 앞에 두고, 4향 설명에서는 진향을 맨 끝에 두고 참
진眞 자 ‘진향’이라 한 내력은, 진향이 차의 진정한 향, 즉 오리지널(original)하고 어토덕스
(orthodox)한 향이라는 뜻이다.
다른 세 향의 설명을 보면 향이 어떠하다고 향의 속성을 말한 것이 아니라 모두 불기운을
조절을 강조하는 것이다.
즉 겉이 타거나 속이 설익지 않고(청향), 안팎이 같도록(순향), 불기운이 고르게 들어야(난향)
진향이 잘 보전돼 차탕에 발현된다는 것이다!
차를 그렇게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다신이 잘 아우러진 그런 녹차를 마심으로써 다신이 마시는
이의 심신에 이입 전이되어 심신의 기운을 우주 자연의 청신한 활력(다신)으로써 정화하고
채워서 자연합일의 경지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경지를 초의는 『동다송』에서 ‘獨啜曰神 홀로 차 마심을 우주자연의 활력(神)과
하나됨이라 한다’ 이라는 말로 소개했다.
또 한재 이목은 차를 마셔서 이르게 되는 자연합일의 경지를 ‘神動氣入妙 是亦吾心之茶
다신이 내몸의 기운을 움직여 우주자연의 활력이 작동하는 경지에 이르게 하니, 이것이 바로
나라는 자의식마저 잊게 하는(吾) 마음의 차’라고 했다.
이처럼 차향의 중요함과 차의 진향을 구현해 내는 제다에서의 불기운 조절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오늘날 한국 대부분의 수제다 제다 농가에서는 초의가 소개한 명나라 제다법인
덖음제다(炒焙)를 하면서 ‘구중구포’를 외치고 있다.
‘아홉번 찌고 말린다’는 구중구포는 다산의 증배(蒸焙)제다에서 나온 말이지만, 덖음제다에서
이 말을 쓰는 이유는 역시 불기운 조절의 예민함과 중요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초의차’ 신봉자라고 할 수 있는 (사)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박동춘 소장은
“구증구포는 덖음제다법에 맞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박소장의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할 수 있다.
박소장은 ‘구증구포’가 말하는 불기운 조절 중요성의 의미를 모르는 것 같다.
여기서 특별히 유의할만한 대목이 있다.
『다경』에서 차의 九難을 말할 때의 제다는 주로 떡차를 만드는 蒸製제다였다.
증제 떡차의 단점을 개선한 제다법이 蒸焙 잎차 제다이다.
증제는 잎을 쪄서 바로 찧어 떡차로 만는 제다법이고, 증배는 찐잎을 말려서 산차나 그것을
가루내어 ‘차떡(떡차가 아닌)’을 만드는 일이다.
증배제다의 결정판이 다산의 구증구포 단차 제다 및 삼증삼쇄 최고급 연고녹차인
다산차병 제다이다.
결론은 우주 자연의 활력에너지로서 다신茶神인 차의 진향을 가장 잘 보전하는 좋은 차는
다산제다의 구증구포 단차와 삼증삼쇄 다산차병이라는 것이다.
최성민. (사)남도정동제다·다도보존연구소·산절로야생다원 대표.
성균관대학교유학대학원 생활예절·다도학 전공과정 교수. 철학박사
최성민남도정통제다·다도보존연구소 대표 teac21@naver.com
좋은 차, 좋은 차향은? - 뉴스 차와문화 (teacultu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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