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소식

조예숙 개인전 - ‘마음을 담다’,

썬필이 2024. 10. 21. 08:30

전시제목 : 조예숙  개인전 -  ‘마음을 담다’,
전시기간 : 2024.10.21(월) ~ 11.09(토)
전시장소 : 대전 복합문화공간 ‘꼬씨꼬씨’(대전 중구 중교로 29)

조예숙 작가의 도조 개인전 ‘마음을 담다’, 대전 복합문화공간 ‘꼬씨꼬씨’에서 
10월 21일부터 11월 9일까지 개최한다.
붉게 물든 단풍잎과 하얀 서리가 만나는 상강(霜降)이 이틀을 앞두고 있다. 
차고 시린 세월을 건너온 조예숙 작가는 붉게 물든 단풍처럼 아름다운 예술혼을 피워 낼 
준비를 마치고 망연히 작품을 바라보고 서 있다.
조예숙 작가를 만나기 위해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서자, 전시실 안의 작품에서 뿜어져 
나오는 다양한 소리에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야만 했다.
이번 조예숙 작가의 도조 개인전은 25년이란 인생을 갈무리하는 귀한 시간이 될 듯하다. 
회원전은 수십 회를 했음에도 개인전은 처음이랬다. 
그동안 빚은 작품을 공방에서 반도 가지고 오지 않은 상태였다.
작가는 그동안의 작품 변천사를 요목조목 설명하기 시작했다.
도조(陶彫)란 전통적인 도자기 형식을 현대 미술 개념으로 바꾸어 재구축한 용어다. 
도자기 만드는 기법으로 도자와 조각을 융합한 작품이라서 다소 낯선 느낌이 들었다. 
깊고 숙연한 눈빛으로 찬찬히 작가의 혼을 하나하나 가슴에 담아냈다. 
솟대와 고양이, 불고기, 연꽃, 그리고 엄마와 소녀상…. 하나같이 무념무상의 표정을 하고 있었다.
특히나 시선을 끄는 작품은 백색 조형토로 빚은 ‘백년 애인’이란 도조였다. 
작가가 건강을 잃고 꺼져가는 생명을 놓지 않으려고 몸부림을 치던 때 만들었다고. 
‘마음을 담다’ 에 담긴 마음은 가족들의 헌신과 사랑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느 작품에 가장 애착이 가느냐는 질문에 작가는 단숨에 ‘어머니’라고 말한다. 
그 작품 ‘어머니’는 7년 전, 세상을 뜨기 바로 직전 시어머니의 모습이라고 했다. 
그녀의 엷은 미소 안에 짙은 아픔이 내려앉았다. 
암투병하는 동안 시어머니가 애들과 가정을 돌봐줬으며, 교직에 몸담고 있던 남편도 
휴직까지 해가며 백 년의 사랑으로 품어줬기에 다시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일흔을 넘긴 조예숙 작가, 여전히 기품있는 아름다움이 얼굴 가득하다. 남은 시간을 덤으로 
여기며 또한 행운처럼 생각하기에 더 열심히, 더 아름답게 작품을 만들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조예숙 작가는 수도여자사범대학 생활미술과 졸업 후, 중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염색과 도자기 굽는 일에 빠져 건강을 잠시 잃었던 시절도 있었다. 
작가가 도조를 처음 시작할 무렵 솟대를 만들어 정원에 설치하고부터 생기를 얻었고, 
그 뒤로 흙과 물레에 있는 공방에 파묻혀 지냈으니 그 염력이 얼마나 신비롭고 
아름다운지 가늠이 갔다.
도조를 어떻게 접하게 되었느냐는 질문에, 작가는 오래전 일기장에 묻어둔 
고단한 일상을 풀어냈다.
25년 전, 홍승일 도예가를 스승으로 모시고 도자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홍승일 작가는 분청사기를 잘 빚었는데, 스승의 가르침을 받아오다가 도조에도 관심이 갔고, 
결국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나갈 수 있었다고 말한다.
대전 대흥동 복합문화공간 ‘꼬씨꼬씨’, 조예숙 작가의 지문이 녹아든 다양한 작품들이 
생명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누구나 그 공간 안으로 들면 손끝으로 빚은 작품에서 가슴을 울리는 노래를 듣게 될 것이며, 
삶의 고단함을 잠시 부려놓는 행복한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