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이야기

몽정감로蒙顶甘露 - 진제형의 중국차 기행

썬필이 2025. 1. 12. 09:48

진제형의 중국차 기행 - 몽정감로 - 차와문화 - 2025.01.08
넓은 땅을 자랑하는 중국이기에 겨울 한복판을 지나고 있는 한국과 달리 1월에 이미 
첫 봄 차는 생산되기 시작한다. 
중국 최남단 해남도(海南岛)에서 시작해 귀주성(贵州省)으로, 곧바로 사천성(四川省)으로 
봄기운은 서서히 북상한다. 
유명도 측면인지 생산량 측면인지 봄 차 소식으로 시끌벅적 해지는 건 2월 초쯤 사천성부터다. 
아침 기온은 10℃에 못 미치고 낮 최고 기온도 20℃를 밑돌아 채엽하는 사람도 아직 겨울 
옷을 입고 차밭에 가야 한다. 
필자가 저술한 『茶쟁이 진제형의 중국차 공부』에 나열한 448개의 중국의 녹차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녹차 중의 하나가 몽정감로(蒙顶甘露)이지만 생산지를 
직접 방문하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을 요구한다. 
거리상으로도 상해에서 2000km가 넘어 비행기로 3시간, 다시 차로 1시간 반을 가야 
겨우 도착할 수 있다. 
쉽게 말해 가는 데 하루, 오는 데 하루가 걸리기에 주말로는 충분치 않고 별도로 휴가를 내서 
최소 5일 정도는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하지만 가장 핵심 산지인 몽정산(蒙顶山)이 위치한 아안시(雅安市) 명산구(名山区, 이전엔 
명산현(名山县)으로 불렸다)에 도착하면 힘든 여정은 쉽게 보상받을 수 있다.

몽정산 풍경구 입구에 위치한 패방(牌坊).

명산구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몽정산은 차의 역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데, 
기원전 53년에 오리진(吴理真)이라는 사람이 인공적인 차 재배를 시작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또한 당나라 현종 742년부터 시작해 청나라 말기까지 장장 1169년동안 황실의 공물로 지정되어 
중국의 수많은 차 중에서 가장 긴 공차(贡茶)로서의 역사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산 정상 부근에 있는 천개사(天盖寺)라는 절의 천년 차수왕(千年茶树王)과 오리진이 심었다는 
일곱 그루의 차나무가 있는 황차원(皇茶园)이 증거라도 되는 양 많은 얘기거리를 간직한 채 
방문객을 기다린다. 
케이블카를 타면서 또는 등산로 여기 저기를 다니면서 보이는 차밭은 풍경이 아름다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몽정산 천개사 입구. 천년 차수왕과 황차원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감로(甘露)라 적힌 샘물 유적지. 이 물로 잘 만든 몽정감로를 우리면 어떤 맛일지 궁금하다.

산을 내려와서 우년평(牛碾坪)이란 곳을 가면 차엽 연구소와 차나무 품종을 육종하는 곳과 함께 
광활한 차밭이 산등성이와 골짜기에 펼쳐져 있어 장관을 연출한다. 
다양한 품종을 한 곳에서 볼 수 있어 좋은 공부도 된다.

우년평의 넓게 펼쳐진 멋진 차밭.
우년평에 위치한 차나무 품종 교잡 육종원(育种园).

해발이 낮은 곳에서는 2월 초순에 차가 나오긴 하지만 가장 좋은 방문 시점은 해발 800미터 
이상에서도 찻잎을 수확하기 시작하는 2월 말경이다. 
그 해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점의 기온이 어찌 변하는가에 따라 1주일가량 빠르거나 
늦어 지기도 한다. 
품종에 따라 싹이 트는 시기도 다른데 복선(福选) 9호는 맛도 괜찮고 빨리 수확할 수 있기에 
가장 선호되고 있다. 
이에 비해 10일정도 수확시기가 늦은 재래종 품종을 천차(川茶)라 통칭하는데 최근에는 
맛과 향이 더 좋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복선 9호 품종 나무와 싹.
이 지역의 군체종 품종을 통칭하여 천차(川茶)라 한다. 각 나무마다 싹이 나오는 시기가 다르다.

중국 전역을 다녀 보면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차 제조공정을 고집하는 경우가 있는데, 
주로 유명세가 높은 차들에서 보이는 특징이다. 
용정차(龙井茶)가 대표적인데 비록 기계화, 자동화가 되더라도 초청(炒青) 즉 덖음 녹차라는 
본질은 잃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부 차들은 최종적으로 나오는 차 품질 특성을 지키되 공정 자체는 아주 유연하게 
변형시키기도 한다. 
숙련된 차 기술자들의 노령화, 인건비 상승, 생산량 증대와 생산 원가 절감 필요성, 동일 설비로 
여러 종류의 차를 생산해야 하는 현실 등 다양한 이유에서 기인하는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그러면서도 시장에서 요구하는 품질을 맞춰 낼 수 있다면 기술의 진보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바로 몽정감로 생산에서 관찰되는데 현지의 소규모 차농들은 전통적인 초청 방식으로 
제조하는데 반해, 몇몇 규모가 큰 회사들은 살청 자체를 증청(蒸青) 방식으로 
변경하는 파격을 보인다. 
몽정산 대표 녹차인 몽정감로의 전통적인 공정과 변형된 공정을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은 공부방법이라고 본다.
먼저 전통적인 방식을 살펴보자.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삼초삼유(三炒三揉) 즉 3번 덖고 
3번 유념(揉捻)하는 것이 공정의 핵심이다.
소엽종 품종에다 자그마한 싹만 따다 보니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서는 수확할 방법이 없다. 
탄방(摊放)은 해가 있다면 1시간 내외로 짧게, 해가 없다면 대여섯 시간 정도 하는데 
오후 늦게 도착한 찻잎은 밤새 하기도 한다.

수확된 찻잎은 몇 시간 정도 시들리기를 한 후 살청에 들어간다.

덖음용 솥은 살청이 시작되기 전에 320℃ 정도로 가열한다. 
이미 한 차례 손질을 마친 차싹은 두 움큼 정도만 넣고 빠르게 뒤집고 털어주는 동작을 반복한다. 
손으로 하다가 너무 뜨거우면 빗자루 같이 생긴 도구를 활용해 계속 뒤집어 준다. 
첫 덖음에선 수분과 함께 휘발 온도가 낮은 향기 성분들이 빠져나가면서 푸릇푸릇한 
풀 냄새가 난다. 
용정차에서 보이는 식물성 기름을 바르는 모습은 없고 5분 정도만에 살청은 완료된다.

솥 표면이 300℃ 이상으로 달궈졌기에 차엽 온도는 빠르게 오르며 수분이 휘발된다.

키질로 잡티나 부서진 찻잎은 없애고 대나무 채반에서 재빨리 식혀 첫 번째 유념을 진행한다. 
두 손바닥 안에 찻잎을 두고 지긋이 누르면서 둥근 원을 그리는 동작을 3분 정도 진행한다. 
세포를 부수면서 잘 우러나오도록 함과 동시에 모양도 만들어 간다.

첫 번째 유념은 두 손바닥으로 찻잎을 지긋이 누르면서 둥글게 말아준다.

곧 두 번째 덖음이 시작되는데 이 때는 솥 온도를 살짝 낮추기에 별도의 도구 없이 손으로만 
뒤집기를 계속한다. 
아직 수분이 많기에 하얀 김은 계속해서 모락모락 나지만 푸릇한 향보다는 
익숙한 차 향기가 느껴지는 듯하다. 
3분 정도만에 끝내고 나면 찻잎은 녹색과 함께 연둣빛도 보인다. 
다시 대나무 채반에서 빨리 식혀 주고 두 번째 유념을 하는데, 수분 함량이 낮아졌으므로 
손바닥으로 누르는 강도를 줄이되 시간은 살짝 늘려 5분 정도로 해 준다.
세 번째 초청을 할 때도 김은 조금씩 난다. 
재빨리 뒤집어 주면서 2~3분 덖음을 한 후에 솥에서 바로 3번째 유념을 한다. 
양손바닥 사이에 찻잎을 두고 비비는 동작은 유념인 동시에 모양도 만들어 준다. 
건조도 서서히 되어가면서 싹에 있는 무수한 백호(白毫)들이 하얀 자태를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한다. 
6~8분 정도로 비교적 길게 진행한다.

세 번째 덖음에서는 유념 동작도 같이 진행한다.

솥에서 꺼낸 차 싹들은 대바구니에 담아 하얀 솜털을 포함한 작은 부스러기들을 먼저 키질로 
날린 후 최종 건조로 들어간다. 
완전 전통방식으로는 허리가 잘록한 배롱(焙笼)에 차를 담고 숯불 피운 화로 위에 올려 놓는다. 
좀 더 간단히는 열풍이 올라오는 구멍 뚫린 둥근 원통의 설비를 쓰고 그 위에서 10~20분간 
모든 찻잎이 열을 골고루 받을 수 있도록 뒤집어 준다. 
건조 초기에는 양손바닥으로 찻잎을 계속 비비며 모양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준다
(주형제호, 做型提毫). 
시간이 지나면서 차싹 표면의 백호가 선명하게 드러나며 전체가 하얀 빛을 강하게 띤다. 
차 만드시는 분의 눈썹과 앞머리가 고운 눈이 앉은 듯 하얗게 변한다. 
수분 함량이 얼추 5% 내외가 되면 최종적으로 체를 쳐 작은 부스러기나 솜털을 제거한 후 
종이로 싸서 포장을 하면 전체 공정이 완료된다. 
첫 살청에서 최종 건조까지 약 45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아래에서 열풍이 올라오는데, 건조와 동시에 양손으로 비비면서 모양도 만들어준다.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차를 만든다면 건조 공정을 2차례로 나누어 진행한다. 
1차 홍건은 차 엽 양을 적게 하면서 온도는 낮게, 하지만 시간은 길게 가져 가면서 건조와 
모양 만들기에 치중한다. 
마지막 2차 홍건에서는 향기 올리기(제향, 提香)를 목적으로 온도는 1차 보다 높게 하고
 차엽 양도 더 많게 하는 대신 시간은 짧게 한다. 
1차와 2차 사이에는 충분한 시간을 두어 차엽 내의 수분 평형을 유도한다.

왼쪽부터 탄방 후, 살청과 유념 후, 모양 만들기 및 1차 건조 후, 오른쪽은 제향 후 다 만들어진 몽정감로.

완전 수공 방식이 아니라 여타 차에서 통상적으로 쓰이는 기계설비를 활용해 기본 원리는 
유지하면서도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광경도 쉽게 볼 수 있다. 
초청 방식의 원통형 살청기, 자동 유념기, 홍건기 등이 대표적이다.
이제 전통 방식을 완전히 탈피하여 초청 방식을 증청으로 바꾸면서도 몽정감로 품질 특성을 
유지하고 생산성의 증대를 이루어 냄과 동시에 생산 원가를 낮춘 제조 공정을 살펴보자.
일정량 이상이 되지 않으면 설비를 가동할 수 없기에 낮 동안 수확된 차 싹들은 저녁까지 
기다려 모은 다음에 밤새 탄방 과정을 거친다. 
밤 기온은 아직 쌀쌀해 얇게 펼쳐 놓으면 차엽 온도가 과도하게 올라갈 염려는 없다
(차엽 온도 13℃ 내외).
아침에 증기 발생 장치를 미리 켜서 준비가 되면 살청을 시작한다. 
찻잎은 살청기 안에서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3개 층을 지나는데, 맨 위층에서 증기와 직접 
맞닿으면서 차엽 온도가 90℃ 이상으로 올라가면서 산화 효소가 불활성화 된다. 
벨트를 타고 아래로 내려오면서도 온도는 80℃이상 유지되다가 살청기를 나올 때는 
60℃ 내외가 된다. 
일본식 녹차가 살청 목적을 만족하면서도 최소한의 열처리로 증청 살청을 한다면 여기서는 
증청이되 좀 더 높은 온도에 길게 노출시켜 일본 녹차가 가지는 해초향이 나지 않도록 한다.

증청 살청을 위해 증기가 준비되고 있다. 3층의 컨베이어 벨트가 있어 충분한 열처리가 될 수 있다.

살청기를 나온 차 싹들은 곧바로 망사형의 회전터널로 들어가면서 강력한 선풍기 바람을 
측면에서 받는다. 
빠르게 냉각시킴과 동시에 불필요하게 증가된 수분도 날려보낼 것이다. 
차엽 온도는 30℃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냉각도 더 시키고 찻잎 내부의 수분 평형을 이루기 위해 1시간 정도 정치시켜 준 후에는 
첫 번째 유념(揉捻, 비비기)을 한다. 부드러운 싹이기에 유념기의 압력은 낮게, 
그리고 회전도 천천히 시켜 준다. 
하지만 유념에 걸리는 시간은 20분가량으로 짧지 않다.

부드러운 차 싹들이기에 유념할 때에는 압력을 낮게, 회전 속도도 느리게 해 준다.

이제 1차 홍건(烘干)을 한다. 전수공 공정으로 친다면 두 번째 초청에 해당한다. 
서서히 열을 가하면서 건조가 일부 진행됨과 동시에 맛과 향을 잡아간다. 
홍건기의 온도는 80~85℃로 비교적 낮게 설정하고 7분 내외가 소요된다. 
만약 너무 건조가 많이 되면 2차 유념시에 부스러짐이 많고 모양 만들기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다. 
이후 냉각 팬으로 바람을 불어넣는 선반에 얇게 펴서 냉각시킨 후 수분 평형을 위해서 
다시 1시간 정도를 기다려 준다.
2차 유념도 30분 이상 유념기로 천천히 진행하는데 차가 잘 우러나오게 하고 모양을 
서서히 잡아나가기 위함이다.
이제 전수공 공정의 주형제호(做型提毫), 즉 구부러진 모양을 만들어 주고 차싹 표면의 하얀 털이 
돋보이도록 하여 외관을 완성하는 공정을 진행한다.
105℃ 전후로 설정된 열풍이 아래에서 올라오는 판 위에 찻잎을 놓고 양 손바닥으로 적당한
강도로 비비는데 사실 전수공 공정과 동일한 방식이다. 
다만 좀 더 정밀하게 온도를 설정할 수 있고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양을 늘려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모든 찻잎들이 결국 사람 손에 의해 일일이 비벼져야 하기에 아무리 작업 효율을 올려도 
전체 공정에서 보면 생산 속도를 늦추는 병목 구간에 해당한다. 
작업자의 눈썹과 머리에는 하얀 털이 곱게 내려 앉아 보기는 좋을지라도 건강을 위해 
마스크는 꼭 써야 한다.

주형제호를 위해 마련된 설비. 두 손바닥으로 찻잎을 비벼주면 하얀 털이 차싹 표면을 덮게 된다.

이제 2차 홍건을 하며 최종 건조를 해 준다. 
열풍 온도를 115℃ 정도로 1차보다 높게 한 상태로 8분 정도 홍건기를 통과시킨다. 
곧바로 전수공 공정의 키질에 해당하는 풍력 선별 설비를 연결해 부서진 찻잎이나 
떨어진 털 부스러기들은 제거한다.
이제 가장 마지막 공정인 향기 올리기(제향, 提香)만 남았다. 
2차 홍건 후 그 날 바로 하지 않고 하룻밤 둔다는 사실이 특이하다. 
주형제호에 사용한 그 설비를 이용하여 이번에는 온도를 120℃로 해서 20분간 열풍에 노출시켜 
향기 올리기의 효과를 얻는다. 
만약 양이 많다면 홍건기를 이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전통 공정을 재해석한 새로운 방식의 몽정감로 생산 과정을 보았는데, 사실 차를 
만드는데 소요되는 전체 시간은 더 길다는 걸 알 수 있다. 
기계화하면서도 삼초삼유(三炒三揉)의 전통 공정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공정 공정 
중간에 충분한 시간을 두어 품질이 향상될 수 있는 여지를 둔 점이 이채롭다.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서두르지 않는 자세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몽정감로 완성품. 살짝 말려 있고 표면에 백호가 가득한 외관이 참 아름답다.

은 원료로 잘 만든 몽정감로는 차탕이 아주 두텁고 달게 느껴진다. 
감로라는 이름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거기에 공정 조건에 따라 구수한 향 또는 은은한 꽃향이 느껴진다. 필자가 많고 많은 
중국 녹차 중 몽정감로를 아주 좋아하는 이유다.
이 차를 잘 즐기기 위해선 유리컵에 마실 경우 동정벽라춘(洞庭碧螺春)과 마찬가지로 
상투법(上投法)을 권한다. 
찻잎 표면의 백호의 양이 벽라춘보다는 적더라도 세찬 물살로 차탕에 떨어져 
나오면 마시기 불편해진다. 
컵에 먼저 뜨거운 물을 붓고 그 위에 조심스레 몽정감로를 올려보자. 싹 하나하나가 가라앉으면서 
향을 내뿜고, 꽃이 피듯 갓 땄을 때의 찻잎 모습으로 회복하는 멋진 자태도 보여줄 것이다. 
차호나 개완을 사용하더라도 물을 조심스레 부어 표면의 털이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유리컵에 우린다면 몽정감로의 멋진 모습도 같이 감상할 수 있어 좋다.

찻물은 필자가 평소 주장하는 대로 경도가 낮은 물, 
TDS(Total Dissolved Solids, 총 용존 고형분 함량)로는 45ppm 이하인 물을 권한다. 
경도가 높아지면 쓰고 떫은 맛은 줄어들겠지만 탕색이 진해지고 향기가 덜 민감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녹차는 끓는 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온도가 높더라도 쓰고 떫은 맛이 너무 강하게 나오지 않아야 좋은 녹차다. 
향기는 온도가 높아야 더 잘 발현될 가능성이 크기에 필자는 끓는 물을 선호한다. 
하지만 기호에는 정답이 없으므로 물 온도와 물 종류는 여러가지 다른 조건을 설정해 본인의 
입맛에 맞고 우리려는 차의 특성을 가장 잘 찾아내는 조합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무릇 녹차는 신선함이 중요하기에 보관 온도는 낮을수록 유리하다. 
하지만 가정에서 냄새가 강한 여러 음식물들이 들어있는 냉장고에 잘못 넣었다간 차를 
망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차라리 건조하고 서늘한 곳에 두면서 몇 달 내로 빨리 소진하는 편이 낫다.

몽정산에서 나오는 유명한 차 3가지 왼쪽부터 몽정감로, 몽정석화, 몽정황아

몽정감로가 나오는 사천성 아안시의 몽정산에는 몽정감로 외에도 몽정석화(蒙顶石花)라는 
녹차와 몽정황아(蒙顶黄芽)라는 황차도 있다. 
몽정석화는 남쪽으로 100km가량 떨어진 아미산(峨眉山)에서 나오는 죽엽청(竹叶青)이라는 
녹차와 비슷하게 편평하고 납작하게 생겼다. 
유리컵에 우리면 싹들이 꼿꼿이 서는 멋진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 
유명도가 떨어지지만 은은한 향에 감칠맛도 높아 필자가 즐겨 마시는 차 중의 하나이다. 
몽정황아는 6대차류 중에서 생산량이 가장 적은 황차(黄茶) 중의 대표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필자가 별도로 작성한 글을 참고하면 된다.
2024년의 봄은 예전보다 좀 빨리 온다 싶더니 2월 20일 전후로 갑자기 중국 전역이 낮은 기온과 
잦은 눈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 
2월 23일 몽정산 해발 1200미터의 차밭에서는 갓 올라온 차싹이 얼어버린 안타까운 모습이 
보여 봄차 생산량과 품질에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며칠 늦어질지라도 봄은 틀림없이 올 것이기에 향기롭고 달디단 몽정감로를 행복한 
마음으로 기다리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茶쟁이 진제형님은 중국에 거주하면서 ≪茶쟁이 진제형의 중국차 공부≫ 책과 
≪중국명차연구소(blog.naver.com/jehyeongjin)≫ 블로그, 그리고 
≪茶쟁이 진제형과 떠나는 중국차 여행≫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차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봄의 시작, 몽정감로蒙顶甘露 봄의 시작, 몽정감로蒙顶甘露 < 순수차 < 차 < 기사본문 - 차와문화 (teaculture.co.kr)

 

봄의 시작, 몽정감로蒙顶甘露

넓은 땅을 자랑하는 중국이기에 겨울 한복판을 지나고 있는 한국과 달리 1월에 이미 첫 봄 차는 생산되기 시작한다. 중국 최남단 해남도(海南岛)에서 시작해 귀주성(贵州省)으로, 곧바로 사천성(

www.teacultu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