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달항아리 열풍
달항아리 열풍의 시작
한국의 도자기업계에 달항아리 열풍이라고 할 정도로 달항아리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전시회가 늘어나고, 전시하는 작가가 늘어나고, 달항아리를 찍는 사진작가도 있고,
화가도 있다고 한다.
연극에도 등장하고 이곳저곳에서 달항아리의 수요가 늘어나서 가격이 한 개에
1-2천만원을 넘는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달항아리 전문 도예가가 한국에 7-8명 있다고 하고, 다른 것을 만들다가
전업하는 사람도 있다.
달항아리 예찬
한국에서 달항아리에 대한 예찬은 끝이 없다. 과연 그런 대접을 받을만한 것인지 의문이지만,
요즘 이것이 유행하면서 너도나도 예술가라면 모두 예찬을 하고있다.
미술사학자 최순우 선생은 "달항아리엔 유가와 도가의 사상이 담겨있다.
달항아리는 너무나 순정적이어서 마치 인간이 지닌 가식없는 어진 마음의 본바탕을 보는듯한
느낌이다" 라고 평했다. 또 다른 표현은 "어리숭하고 순진한 아름다움" 이라고 했다.
도예가 신철은 "달항아리는 감상자의 마음을 풀어주는 어머니의 지극한 성품이 서려있다"
항아리 작가 권대섭은 "단순하고 소박하다는 얘기로는 달항아리를 설명할 수 없다.
하늘에 두둥실 떠있는 보름달처럼 넉넉하면서 소박하고 은근한 아름다움을
주는 데 있다' 라고 한다."
둥근 항아리, 넘어 넘치는 희고 둥근 항아리 나는 아직 우리 항아리의 결점을 보지 못했다.
둥글다 해서 다 같지가 않다.
모두가 흰 빛깔이다. 그 흰 빛깔이 모두가 다르다.
단순한 원형이, 단순한 순백이, 그렇게 복잡하고, 그렇게 미묘하고,
그렇게 불가사의한 미를 발산할 수가 없다.
고요하기만 한 우리 항아리엔 움직임이 있고 속력이 있다.
싸늘한 사기지만 그 살결에는 다사로운 온도가 있다. /실로 조형미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과장이 아니라 나로선 미의 개안은 우리 항아리에서 비롯했다고 생각한다.
둥근 항아리, 넘어 넘치는 희고 둥근 항아리는 아직도 아직도 조형의 전위에 서 있지 않을까
- 수화 김환기 선생의 ‘항아리’ 중
달항아리에 대한 평가
달항아리는 부엌에서 쓰는 실용적인 전통 항아리와는 모양과 크기가 다르다.
우선 쌀이나 술을 담는 항아리는 키가 30cm 이내이고 입이 크면서 몸통과
주둥이와의 거리가 아주 가깝다.
이런 모양을 가져야 사람이 일을 하면서 항아리 안을 볼 수 있고 팔을 펴서 일하기
편하다는 것은 옛날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달항아리는 몸통이 크고 입이 작은 모양이라 부엌이나 어떤 작업용으로도 쓰기가
아주 불편하다.
만일 장이나 젓갈을 담고 안쪽을 닦아야 할 경우도 물로 씻기 힘들다.
쓰기도 힘들고, 청소도 힘들고, 무엇을 담아서 저장하는 것도 배가 나온 모양이라
자리잡기도 힘들고, 손잡이도 없어 운반도 용이하지 않다.
결론은 사용하기 위해서 만든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도기공들이 이런 것을 모르고 이렇게 만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도 한 두 개 라면 몰라도 수십년 동안 많은 숫자를 만든다는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었다.
당시에 도자기 하나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힘드는 일이었는 데,
이렇게 목적없는 것을 만들었겠는가?
달항아리를 만든 목적과 만드는 방법
달항아리는 실용적인 목적으로 만든 것은 절대로 아니고 그렇다고 장식을 위해 만든 것도 아니다.
18세기 광주 금사리 분원에서는 달항아리 외에도 다른 백자와 청화백자 등 여러 고급품의
도자기가 만들어졌다.
조선에서 가장 기술이 좋은 도기공들이 모여서 왕실에 납품할 도기를 굽는 곳이었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표면처리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고, 모양도 제대로 잡혀있지 않다.
만들 당시 기술이 없어서 이렇게 만든 것도 아니었다.
달항아리를 만든 이유는 가마를 땔 때 space filler였다는 것이다.
가마에 불을 때려면 가마를 채워야 하는 데, 빈공간이 생기면 가마속 공기흐름에 와류가 생겨서
도자기에 영향을 주기때문에 빈공간이 없는 것이 좋다.
그래서 공간이 생기면 그곳을 채우는 것으로 좋은 방법은 이렇게 큰 항아리를
대충 만들어 넣는 것이다.
너무 커도 중간에 흘러내리거나 깨지기 때문에 좋지않아서 가장 큰 것은 대략 48cm
정도로 만들었던 것이다.
영국박물관에 소장된 것을 보면 표면이 거칠다.
크리스티 경매에서 고가에 팔린 것은 모양이 부정형이고 표면 또한 다듬어져 있지 않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이유는 달항아리는 크기가 크다보니 상부와 하부를 따로
만들어 붙여서 만든다.
그렇다 보니 접합면이 잘다듬어져 있지 않은 것이 보이고, 표면에 손길이
닿아서 줄이 난 것이 보인다.
한국 현대의 달항아리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현대에 복원된 달항아리들은 대부분 표면이 매끄럽다.
기술이 발달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조선시대에도 저런 정도는 충분히 만들 수 있었고,
또 다른 도자기는 그렇게 만들었지만 이것은 투박하게 만든 것이었다.
장식용이나 실용적으로 쓰기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어쩐일인지 현대에 와서는 이렇게 거칠게 만들어진 것이 자연미가 넘친다, 소박하다,
어머니같다, 포근하다 하면서 찬사가 넘치고 있다.
이렇게 찬사를 보내며 우리의 전통을 복원한다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지금 달항아리 복원은 한국사람들이 자신들이 우리 것을 되돌아 보고 선조들의 미를
느껴서 그것을 복원하고,너도나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찌보면 정말 한심한 일이지만 외국사람 하나가 호평했다고 바람이 일었다는 것이다.
외국에서 평가를 좋게 한 것은 오직 두 사람인데 말이다.
그것도 도자기나 예술계에서 저명한 인사가 그랬다면 모르지만 영화에 나온 지명도도 별로인
성격파 여자배우 Judi Denchi라는 사람 하나가 좋다고 한다고, 그 소리를 듣고 바람이
불었다는 것이다.
지금 한국의 언론매체를 보면 7-8명의 달항아리 작가가 있다고 하는 데, 그 사람들을 소개한
내용을 보면 모두가 한국 최고의 달항아리 작가라고 소개한다.
최고라는 것은 제일 잘하는 한 명인데, 제일 잘하는 한 명이 여럿이 된다는 것이다.
그 제일 잘하는 사람 중, 한 명인 도경 김은경이 일본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두 곳에서 2주 동안 열면서 "도자기도 한류인가?
도경 김은경의 백자 일본인들이 깜짝 놀랐다" 라고 한경닷컴이라는
인터넷 매체(2011-12-20)가 전했다.
그것을 서로 퍼나르다 보니, 검색 하면 온통 일본사람들은 도경 김은경의 달항아리에
깜짝 놀란 것으로 되어있다.
하지만 과연 일본 사람들 중에 누가 놀랬는 지에 대한 말도 없고, 전시회를 한 번 보려고
찾았지만 일본의 어디에서 전시회를 했는지 명시하지도 않았다.
다만 대충 기록한 것에 따르면 도쿄의 어떤 커피숖에 전시하는 공간이 있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 전시한 것이다.
일본도자기의 특성상 한국의 달항아리 같이 크고 대충만드는 것은 절대로 사절이다.
일본에서도 백자로 달항아리 같이 큰 것을 만드는 작가들이 있는 데, 한국보다 더 크지만,
모양이 완벽하고 표면도 거칠지 않고 완벽하게 다듬어 만든다.
이렇듯 일본은 무엇이든 확실하게 만드는 것이 습관이라고 할 수 있는 데, 대충 만들어진
한국의 도자기를 보고 놀랬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일본사람들은 한국의 도자기 기술이 자기네 보다 한참 뒤처진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설사 놀랬다고 하더라도 쓸만한 것을 만들어 왔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말이지,
그것이 자기네 보다 더 잘만든다는 것을 뜻하는 말은 아니라는 것이다.
달항아리 제작의 난이도
달항아리가 잘팔리다 보니 많은 작가들이 유입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달항아리를 만드는 사람들이 그들이 겪은 과정을 살펴보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예술적 소양과 손재주가 있는 사람이 기술교육을 받고 몇 년 노력하면
그렇게 어렵지않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런 작가들 중에는 보통 4년 정도 공부해서 만든 사람이 몇 명 있고, 다른 것을 만들다가
얼마간 노력해서 만드는 사람도 있었다.
이 작가들 중에는 독학으로 만드는 사람도 있고, 아직도 흙이나 만드는 방법을 제대로 찾지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시행착오를 거치며 달항아리를 만들어 팔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주 수준 높은 것을 만들기는 시간과 재능이 필요하겠지만 (사실 아무런 장식이나
그림도 없는 민짜 항아리에 그런 수준이 있을 지 의문이지만) 어느 정도 수준의 달항아리는
다른 fine china 보다는 만들기 쉽다는 것이다.
도자기에서 가장 힘든 것은 도자 자체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 그림을
그리고 채색을 해서 모양을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드는 것은 누구나 단기간에 할 수 있지만 그림을 그리고 채색해서 도자기를 제대로
만드는 것은 노력 위에 소위 말하는 "천부적인 재능" 또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달항아리
달항아리는 일본과 같이 14대를 이어오며 기술을 전수하는 그런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고,
다른 도자기에 비해 단기간의 기술습득으로 만들 수 있는 도자기라서 일본에서는
크게 비중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일본도 달항아리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결과물이 한국과는 완전히 다르다.
한국은 모든 것이 그렇듯이 달항아리를 대충만든다. 표면처리나 모양의 굴곡등이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그런 것을 보고 소박하다고 하면서 좋아하지만, 일본은 크기가 한국것과 비슷하거나
커도 피니시를 다른 고급도자기와 같이 완벽하게 하고 모양도 굴곡에 요철이
전혀없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진을 보면 이것이 달항아리인지 작은 도자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그리고 또다른 하나는 옛날 것을 그대로 복사하는 일은 하지않는다는 것이다.
현대의 좋은 기술과 작가의 개성이 아무런 모양이 없는 달항아리에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 출처: https://blog.naver.com/yrc2526/220571765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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