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이야기

강우방의 도자기 이야기] (9) 목기의 영기화생, 조선 목기가 고려청자라는 자기와 어깨를 겨루다

썬필이 2022. 2. 21. 10:09

강우방의 도자기 이야기] (9) 목기의 영기화생, 조선 목기가 고려청자라는 자기와 어깨를 겨루다.

조선시대 목기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조선 목기 장식문양도 영기문
도자기와 같이 목기도 보주
모두 안에 우주공간 지닌 그릇
고려청자 제9회 연재 글을 이미 지난 주말에 썼고, 월요일부터 지난주에 준비해온, 역시 아무도 
주목하지 않고 있는 고려청자의 가장  중요한 영기문을 밑그림으로 그릴 준비를 완료한 상태였다.
그런데 자판을 두드리려는 순간, 지금까지의 연재의 스토리에서 이 순간 써야 할 작품이 
문득 떠올랐다.
이번 제9회에서 다루지 않으면 기회가 다시는 없을 작품들이다.
지금까지 고려청자의 표면 문양의 갖가지 표현, 음각-양각-투각-상감 등에서 갖가지 형태의 
고려청자가 화생한다는 것을 논증하여 왔다.
그런데 갑자기 <목기木器>에 눈이 떠짐을 확신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이미 몇 년 전에 목기 자료를 국립민속박물관과 이화여대박물관 등에서 입수해서 
모아 두었고, 실측도가 달린 목기에 대한 저서들도 구비해 두었다. 목기에 개안했다는 확신이 
들고 누가 뭐래도 자신이 생겼다.
이에 이르러 문득 목기(木器)를 다룰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든다.
조선시대의 목기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수가 많다. 옷장, 책장, 반닫이, 찬장, 문갑, 
소반 등 실용적인 목기들은 매우 다양하다.
주로 민속학에서 다루지만 목기 전공자는 그리 많지 않다.
실용품이어서 그런지 주로 목기의 제작기법을 다룰 뿐이다.
필자가 주목한 것이 바로 목기의 전면(前面) 표면을 착장한 여러 가지 문양의 장석(裝錫)들이다.
쓰임새에 따라 만든 목기들을 다양한 장식문양을 주석과 아연의 합금인 황동(黃銅)이나 구리, 
니켈의 합금인 백동(白銅)과 무쇠 등으로 다양하게 만들어 장식한다. 
경첩이나 귀장식 등 기능적인 장식들도 있으나 기능적인 것들도 문양화 즉 영기화시킨다.
그러니까 목기의 일체 장식문양은 단지 장식이 아니라 물론 영기문이다.
그렇다면 고려청자들이 그렇듯이 목기의 표면 장식문양이 목기라는 나무 그릇을 
화생케 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면 도자기와 목기는 같은 것인가. 그렇다! 왜 같은지 증명해 보일 것이다.
재료가 다를 뿐이지 똑같은 성격이다. 기적과 같은 일이다.
여기 조선시대 목기가 한 점 있다(도1).
목기의 아름다움을 막연히 이야기하지만 목기의 본질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문양들을 투각한 것도 백동판에 음각으로 표현한 것도 많다.
그 다양한 장식문양은 고려청자에서처럼 모두가 영기문이고 게다가 투각인 경우가 많은 것이 
지금까지 다룬 고려청자와 같지 않은가.
지금 다룰 목기에도 문양 전체가 투각이다!

전면 전체의 장식문양을 실측한 도면.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이 육면체인 반닫이는 평안도 지방의 것으로 피나무로 만든 것이다.
높이 87.5㎝, 폭 82㎝, 깊이 42.5㎝의 크기이며 전면에 가득한 무쇠 장식무늬가 화려하다.
전면 전체의 장식문양을 실측해 보면 다음과 같다(도 2). 좌우 대칭이므로 반복하는 문양이 많다.
사람들은 이런 목기는 번잡하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으나 문양의 가치를 알게 되면
인식이 달라진다.
장식문양은 10가지쯤 되며 그 하나하나를 밑그림 그려서 채색분석해보기로 한다.

도 3-1과 도 3-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먼저 장식문양 제1을 분석해보자. 
첫째 문양은 처음 보면 필자도 알아볼 수 없어서 채색분석해 보아야 한다
(도 3-1, 3-2). 고려청자에서는  영기문이 곡선이지만, 목기 장식문양은 쇠붙이로 만든 까닭에 
가능한 한 직선화한다.
그래서 채색분석하면서 직선을 곡선으로 바꾸어 읽어내야 한다.
엇갈려서 반복하는 짧은 문양인 연이은 제1영기싹 그리고 연이은 제1영기싹 
문양이 비로소 보인다.
분석한 여백에 곡선화한 영기문으로 변환시켜 그려 놓았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도 4-1과 도 4-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그다음의 문양(도 4-1, 4-2)인 중간띠의 문양은 직선으로 된 4태극이다. 방향이 다를 뿐이다.
그렇다고 독일 나치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 즉 ‘갈고리 십자가’라 부르면 안 된다.
즉 보주 안의 제1영기싹 4개가 순환하는 형국이다.

도 4-3과 도 4-4와 도 4-5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도 4-6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다음의 원형 문양이 매우 어렵지만 곡선으로 바꾸어 여러 번 시도해보면 곧 파악이 가능하다
(도 4-3, 4-4, 4-5). 곡선을 모두 직선으로 바꾸었으므로 다시 곡선으로 바꾸면 된다.
그렇게 해서 4가지의 문양을 모두 해법을 찾아 전체를 채색분석해 보았다(도 4-6).

도 5-1 도 5-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도 6-1과 도 6-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다음 장식문양은 좀 더 쉽다(도 5-1, 5-2). 작은 구 원형 문양은 무량보주 표현 형식이다.
그리고 맨 위는 나비처럼 보이나 나비가 아니다. 
중앙 위에는 더듬이가 아니고 제3영기싹 문양이다.
다음 손잡이 장식문양은 두 박쥐 모양과 하나의 나비 모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두 영기문으로 구성된 나비모양과 박쥐모양일 뿐이다(도 6-1, 6-2).
모두 무량보주와 제3영기씩 등을 부여하여 영화시키고 있다.
이 목기의 문양들도 현실에서 보는 것은 하나도 없다.

도 7-1 도 7-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도 8-1과 도 8-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도 9-1과 도 9-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다음 장식문양 역시 4태극, 직선으로 된 영기싹, 곡선으로 된 영기싹 영기문으로 치밀하게
구성하고 있다(도 7-1, 7-2).
다음 장식도 마찬가지다(도 8-1, 8-2). 이 장식문양들은 모두 일관성이 있어 질서를 
이루어 혼란스럽지 않다.
다음 장식도 마찬가지다(도 9-1, 9-2). 나비 모양 고리이지만 무량보주와 
영기싹 영기문 등을 부여하고 있다.

도 10-1과 도 10-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마지막으로 반닫이 맨 밑 부분의 영기창이다(도 10-1, 10-2).
맨 밑 부분은 누구나 지나치는 부분이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다음에 도자기의 맨 밑 부분을 자세히 다룰 것이지만 목기도 마찬가지다.
제1영기싹 영기문으로 이루어진 윤곽은 물을 상징한다.
물에서 만물이 생성하듯 목기의 맨 밑 부분이 물을 상징하게 하여 목기라는 
보주가 생겨나는 것이다.
그리고 맨 밑의 공간은 우주와 통하고 있다. 목기가 보주라고요? 모두가 의아해할 것이다.
도자기와 마찬가지로 목기도 보주다. 
자기(瓷器)든 목기(木器)든 모두 안에 우주 공간을 지닌 그릇이다.
금속기(金屬器)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릇의 의미를 가진 장르의 조형에는 온갖 
영기문으로 가득 차 있다.
보주-제1영기싹-제2영기싹-제3영기싹, 이 네 가지 조형은 조형언어의 가장 중요한 
네 가지 음소(音素)이다.
문자언어에 대응하는 조형언어를 발견해서 인류가 창조한 일체의 조형예술품들을 읽어내며 
세기적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목기의 본질적 세계도 이 글에서 처음으로 세상에 드러내기 시작한다.
[천지일보 문화단독-강우방의 도자기 이야기] (9) 목기의 영기화생, 조선 목기가 고려청자라는 자기와 어깨를 겨루다 - 천지일보 - 새 시대 희망언론 (newscj.com)

 

[천지일보 문화단독-강우방의 도자기 이야기] (9) 목기의 영기화생, 조선 목기가 고려청자라는 자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전 국립경주박물관장)은 구석기 이래 300만년 동안 이뤄진 조형예술품의 문양을 독자 개발한 ‘채색분석법’으로 해독한 세계 최초의 학자다. 고구려 옛 무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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