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가가 무려 60억… 세계인이 반한 '달항아리'의 매력은 무엇일까 - 위키트리 - 2023.03.23
뉴욕 경매에서 조선 달항아리 역대 최고가에 낙찰
방탄소년단 RM “찌그러진 형태에서 매력을 느껴”
세계인이 반한 조선시대 달항아리가 역대 최고 경매가로 거래됐다.
18세기 조선시대 백자 달항아리가 지난 21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크리스티 경매에서
456만 달러(약 60억 원)에 낙찰됐다. 추정가 100만 달러(약 13억 원)를 훌쩍 넘은 금액이다.
일본인 개인 소장자가 내놓은 이 달항아리는 높이 45.1cm로 일반적인 달항아리보다 크다.
미술품 경매회사 크리스티는 "수려한 모양과 우윳빛이 나는 아름다운 유백색이 특징이며 보수된 적 없이
훌륭한 상태로 보존돼 있다"면서 "이런 상태의 조선 도자는 매우 드물어 희소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10년간 경매에 나온 달항아리 중 가장 훌륭한 작품으로 추정된다"고 평가했다.
조선백자 중에서도 특히 인기가 많은 달항아리의 매력은 무엇일까.
'백자대호(白磁大壺)'로도 불리는 달항아리는 생긴 모양이 달덩이처럼 둥그렇고 원만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조선백자에 속하며 온화한 백색과 유려한 곡선, 소박한 느낌을 고루 갖춰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정서를
가장 잘 담은 예술품으로 여겨진다.
달항아리의 가장 큰 특징은 미숙하게 둥근 형태라는 점이다.
크기가 커 상하 부분을 따로 만들어 붙이는 방법으로 제작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달항아리에선 한쪽이 일그러지거나 붙인 자국을 볼 수 있다.
완벽하지 않은 형태에서 오는 오묘한 아름다움은 사람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준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달항아리에 대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릇"이라며 찬사를 보냈고
세계적인 도예가 버나드 리치는 달항아리 1점을 사가면서 "나는 행복을 안고 갑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빌 게이츠도 2011년 최영욱 작가의 달항아리 작품 3점을 구입했다.
미술사학자 고 최순우 선생은 "흰빛의 세계와 형언하기 힘든 부정형의 원이 그려주는 무심한 아름다움",
"아주 일그러지지 않았으며 둥그런 원도 아닌 어리숙하면서 순진한 아름다움에 정이 간다"며
달항아리의 아름다움을 칭송한 바 있다.
방탄소년단의 리더 RM(김남준)도 2019년 권대섭 작가의 달항아리를 구매한 인증샷을 SNS에 올리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찌그러진 형태에서 매력을 느낀다"는 감상평을 남기기도 했다.
최근에는 "달항아리가 없는 전시회가 없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중적으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리움미술관의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君子志向)' 전은 티켓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다.
특히 전체 관람객 중 70% 이상이 MZ세대인 것은 젊은 세대가 달항아리의 매력에 빠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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