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신용위기의 루저(Loser)는 누구일까? - 하이투자 - 2023.03.30
08 년과 달리 일반 개인(=가계)와 기업은 아직 루저가 아니다
SVB 발 신용위기의 충격, 특히 경기에 미치는 악영향이 어느 수준일지에 대한 고민이 깊다.
SVB 발 신용위기가 아직 진행형임을 고려할 때 충격을 추정하기는 더욱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다만, 이번 SVB 발 사태가 가계 및 기업에 커다란 손실을 주는 이벤트인지를 곰곰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
결론부터 밝히면 08 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해 이번 SVB 발 사태가 가계 및 기업에 미치는 손실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현재 기준으로 가계와 기업이 SVB 사태의 최대 피해자, 즉 최대 루저(Loser)는 아니다.
<그림 1~2>의 가계와 기업 순자산 추이는 SVB 사태 이전인 22 년말까지 데이터여서 동 데이터만을
가지고 가계와 기업의 손실을 파악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그러나 앞서 지적한 08 년 신용위기 당시와 비교해 보면 가계와 기업 순자산 규모 감소,
즉 손실 규모는 제한적일 수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가계 자산측면에서 일단 부동산 자산규모의 감소 규모는 제한적일 것이다.
최근 주택 가격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23 년 1 월 10 대 대도시 주택가격은 전년동월 3.8%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주택 가격이 하락하지 않고 있음은 가계의 부동산 자산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될 여지가 낮음을 의미한다.
08 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 부동산자산 규모가 고점대비 -73%p(06 년 3Q 234.9% →
12 년 2Q 161.3%)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이번 사태의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지만 주택 가격 추락에 따른
가계 부동산 자산 축소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하면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가격과 달리 가계의 주식자산은 SVB 사태와 별개로 지난해부터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21 년 4Q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 주식자산 규모는 205.8%였으나 22 년말 4 분기말 기준으로는 171.1%로
34%p 줄어들었다.
08 년 금융위기 당시 주식자산 규모가 고점대비 약 48% 줄어든 수준에 육박하고 있는 중이다.
향후 SVB 발 사태로 주가의 추가 하락이 나타날 경우 가계 주식자산 손실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감소폭에 유사해질 여지가 있다.
다행인 것은 <그림 4>에서 보듯 가계의 채권자산 규모가 증가했고 연금자산 규모의 축소는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주식자산 규모 축소에도 불구하고 가계의 총자산 규모 축소폭은 제한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
무엇보다 SVB 사태에도 불구하고 예금은 전액 보호될 것이기 때문에 가계의 예금 손실은 전혀 발생할지
않을 수 있음도 주목할 대목이다.
앞서도 지적했듯이 SVB 사태 악화 여부에 따라 가계 자산 손실 규모는 더욱 증가될 것이지만 현 시점에서
서브프라임과 같은 가계 대출 부실 리스크가 현저히 낮음을 감안하면 08 년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달리
가계의 손실 규모는 제한적 수준에 그칠 공산이 크다.
기업 역시 상황은 유사하다. 경제 펀더멘탈 악화 정도에 따라 비금융기관의 손실 규모 수준이
결정되겠지만 현 단계에서 기업 총자산의 손실 역시 크지 않을 수 있다.
현재까지 SVB 발 신용위기의 최대 루저는 은행 주주 및 은행채 투자자
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달리 가계와 기업의 손실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가장 큰 손실, 즉 최대 루저
(피해자)는 누구일까를 생각해보면 일단은 은행 주주 및 AT1 와 같은 신종자본증권에 투자한 투자자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이들 투자자들에 대한 구제책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음도 부실 은행 주주와
관련 은행 채권 투자자는 현 단계에서 최대 루저이다.
여기서 강조한 싶은 것은 재차 지적되는 것이지만 08 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주택가격 급락,
높은 가계부채 및 주택 차압 그리고 기업 부도 등으로 가계(=개인)과 기업이 치명타를 입었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개인 및 기업보다는 연기금 및 기관투자자들의 손실이 일차적으로 크다.
기관투자가 안게 된 손실은 크지만 개인 및 기업과는 달리 손실을 어느정도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임을
고려하면 경제활동에 미치는 악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부자들의 자산(wealth) 규모는 더욱 증가할 수도 있어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소위 부자로 통칭되는 거액 자산가들이 입게 될 손실도 아직은 크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주식 및 펀드 그리고 벤처기업 투자 손실 등은 발생했지만 자산가들은 고금리의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최근 SVB 사태를 전후로 해 막대한 자금이 MMF 로 유입되었다.
고금리 겨낭 한 머니무브(자금이동)로 고액 자산가의 고금리 수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다.
미국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에 따른 자산 가격 급등과 함께 저성장세로
소득 불균형이 심화되었다.
부의 상당부문이 상위 1%에 집중되는 부의 재편이 진행되어 왔다.
이번 SVB 사태로 일부 고액 자산가도 손실을 입었을 것이다.
동시에 고금리 수혜가 고액 자산가에 집중된 것도 분명하다
SVB 사태에 따른 일반 개인(=가계)과 기업들의 손실이 제한적 수준에 그친다면 신용위험이
경기에 미칠 악영향도 우려보다 제한적일 수 있음
신용위기를 확산시킬 잠재위험이 많다는 점에서 가계와 기업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처럼 또 다시
최대 루저(=최대 피해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현 시점에서 가계와 기업의 손실 혹은 피해가 제한적인 것은 다행이다.
이는 경기의 경착륙, 즉 경기 급랭 가능성을 낮추는 작용할 것이다.
즉, SVB 발 신용위험 확산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지만 가계와 기업의 피해가 적다면 경기에 미치는
악용향을 제한적일 것이다.
한편, 고액자산가들이 이번 SVB 사태로 큰 피해를 보지 않고 오히려 고금리의 수혜를 받는다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심화되겠지만 동시에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여력은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주식시장 특징 역시 ‘부익부 빈익빈’ 현상, 즉 차별화 현상 심화이다.
투자 여력이 있는 자산가들이 기술혁신 사이클에 편승해 투자 확대 추세가 이어질 수 있음이다.
신용위기에 대한 경계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지만 과도한 공포 역시 경계할 필요도 있다.
그리고 가계와 기업들이 신용위험에 치명타를 입지 않은 반면에 거액 자산가들의 투자 여력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는 주식시장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지속시킬 수 있는 요인임을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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