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제목 : 2024 공예스튜디오 입주작가 결과보고전 - `만든 이'
전시기간 : 2024.11.02(토) ~ 11.17(일)
전시장소 : 한국공예관 갤러리 5(충북 청주시 청원구 상당로 314 문화제조창 본관 3, 4층)
참여작가 : 김예지·조수아·조정하(금속), 박송희·박지원·임인영(도자),
고은진·인영혜·홍수정(섬유), 김성호·박경선·박진성(옻칠),
김윤희·박영호·서성욱·이기훈(유리) 등 총 16명
책마다 지은이가 있듯이 모든 작품에는 ‘만든 이’가 있습니다.
우리는 작품을 감상하며 작가는 어떤 사람일지 자연스레 떠올립니다.
섬세하거나 혹은 대담하거나. 따듯하거나 냉소적이거나. 진중하거나 재치 있거나.
문화제조창 본관 4층에는 금속, 도자, 섬유, 옻칠, 유리 공예 등 다양한 작가들의 창작공간인
공예스튜디오가 있습니다.
작가마다 사용하는 재료와 기법도 다르지만 저마다의 생각과 방식,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도 다릅니다.
작가들은 만드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윤곽을 그려냅니다.
이번 전시는 인간과 관계, 만남과 연대, 감정에 관한 성찰, 기억과 추억,
자연의 형태와 생명, 그리고 감각과 표현에 대한 실험적인 접근까지 작가들의 다채로운
영감을 담고 있습니다.
책 한 장을 넘기면 현실을 벗어나 주인공의 시선에 빠져드는 것처럼, 전시장에 펼쳐진
이야기들의 만든 이가 되어 친숙하면서도 새로운, 고요하지만 극적인 또 다른 세계에
몰입해 보시기 바랍니다.
박송희 Park Songhee
인간관계의 복잡함과 상처, 치유 과정을 주제로 한다.
한지와 흙가루를 사용해 자연의 유기적 연결성과 인간관계의 연대감을 강조하며,
자연이 우리의 내면을 비추고 보호하는 안식처가 됨을 표현하였다.
식물과 흙의 조화로 갈등과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고자 한다.
박지원 Park Jiwon
작업은 우리가 살아가며 맺어지는 관계를 주제로 시작된다.
서로 엮여있는 그물의 구조로 형태가 구성되는데, 교차하고 촘촘히 엮인 이미지가
인간관계와 유사함을 느낄 수 있다.
서로가 연결되고 지탱하며 살아가는 관계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선의 흐름으로 해석한다.
선을 그리고 뚫어내는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을 보낸다.
연속적으로 선을 만들어내며 내면의 치유를 얻는다.
한 층씩 새겨진 선은 시각적으로 보이는 선(線)과 수행하듯 작업하며 시간을 보내는
선(禪)의 의미를 담는다.
작업의 형태는 온전하게 만들어 나의 의도적인 변형과 고온의 소성 과정에서 휘거나
무너지는 형태적 요변을 통해 나타나는 불가항력적인 요소를 표현하고자 한다.
임인영 Lim Inyoung
“시간을 머금은 면(面)” - 손에서 얼굴로 이어지는 교감과 관계에 대한 사유
나에게 사람의 얼굴은 우리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생생한 기록이다. 웃음, 눈물, 고난,
기쁨의 경험들은 얼굴에 잔잔한 흔적을 남긴다.
나이가 지긋한 노인의 얼굴을 바라보는 순간, 그들의 삶이 어땠는지 짐작할 수 있듯,
세월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지는 주름 하나하나가 그들의 이야기를 속삭이는 것 같다.
얼굴에 새겨진 흔적들은 마치 시간의 흐름을 담은 연대기와 같으며,
우리 삶의 여정을 여실히 보여주는 거울이다.
나의 작업은 이러한 흔적에 기초하여 ‘인간 얼굴의 시간성’, ‘삶의 여정을 담은 형상’을 추상적,
은유적 표현 방식으로 조형 작업에 담아내는데 집중하였다.
작업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기보다는, 깊게 잘라내기도 하고, 얕게 긁기도 하며, 때로는 무심하게
툭툭 눌러 형태를 만들었으며 자연스럽고 무심하게 절개된 면들을 통해서 형태를 표현했다.
이러한 추상적 형상화는 내면의 감정, 생각, 경험 등을 은유적으로 제시하고, 관람자는 자신의
경험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작품을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작품을 통해
인간 존재의 다양한 측면을 생각해 볼 수 있으며, 자신의 삶과 연결점을 찾아내어
공감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삶, 생명의 원초적 본성, 본질을 표현하기 위해 사질(沙質)의 점토를 사용하였고 장식기법으로는
테라시질라타와 옻칠을 적용하였다.
테라시질라타와 옻을 재료로 사용하는 이유는 색과 표현의 효과가 원초적이며
자연적이기 때문이다.
동일한 이유로 색을 만들 때 정제된 상업 안료 대신 상대적으로 천연물에 가까운
산화물을 사용하고 있다.
테라시질라타는 점토를 물에 풀은 뒤 매우 긴 시간 가라앉혀 얻는 흙물(Clay Slip)의 일종으로,
도자기 표면에 바르고 마연(磨硏, Polishing)하면 매끄럽고 부드러운 광택을 낼 수 있다.
옻칠은 옻나무에서 얻을 수 있는 천연수지 도료로, 옻칠이 올라가는 바탕 재료를 보호하고
광택을 내는데 사용된다.
내 작업에서 테라시질라타는 단순히 표면을 장식하기 위한 재료, 기법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시간과의 교감, 자연의 아름다움 그리고 작품과의 소통을 상징한다.
마연이라는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작업물의 건조 상태를 확인하고 알맞은 시기에
반복적으로 문질러 광택을 내는데 이러한 행위는 작품에 흔적을 새긴다.
새것의 매끈함이나 번쩍임이 아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 같은 흔적들은
마치 오랜 세월 사용된 물건처럼 보인다.
나는 이 과정을 통해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친구처럼 작품과 교감하며 시간의 흐름을
담아내려고 하였다.
김성호 Kim Seongho
예로부터 붉은색은 여성을 위한 색깔로 구분되었는데 특히 궁중에서 왕비들이 사용한
가구를 보면 붉은색으로 제작된 가구들이 많다.
여성들이 주로 쓰는 “낭경대”와 함께 쓰이던 머릿장을 붉은색으로 제작하고 “시나브로”
글자를 나전으로 표현함으로써 여성의 아름다움과 나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윤슬의
아름다움을 한 번에 표현하고자 제작하였다.
“시나브로”란 글의 뜻은 조금 천천히 모든 일에 시간을 가지고 행하라는 뜻이 있다.
작가는 대한민국명장(2008-11-9호), 충북무형문화재(제27호 칠장)로
대한민국 옻 공예를 이어 나가고 전수하고 있다.
박경선 Park Kyeongsun
<발우>
‘스님’ 하면 떠오르는 색상은 회색이다. 하지만 절이라는 장소에 한 번이라도 가 본 경험이
있다면 회색만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빨강, 노랑, 초록 등 다양한 색상을 보았을 것이다.
절은 부처님의 말씀을 새기고 수련하는 장소로, 특정 인물들만 사용하는 곳으로 알고 있던 곳이
오늘날에는 세계적인 마음 수련 장소로 알려져 템플스테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일반인들이 많아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스님들이 사용하던 발우라는 공양 그릇이 일반인들에게도 제공되었다.
발우라는 그릇 또한 화려한 색상보다는 단색을 많이 사용하였는데 일반인들에게 제공되면서
빨강, 노랑, 초록 등 다양한 색상이 쓰였다.
작품에도 여러 색을 표현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공간으로서의 절을 표현하고 싶었다.
<달항아리(토기)>
달항아리는 달처럼 둥글다 하여 달항아리라고 한다.
뚜껑이 있는 달항아리는 제작하는 과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뚜껑과 함께 제작된 전통적인 달항아리는 우리나라 도기 문화의 우월성을 보여준다.
달항아리는 부유한 집안에서 여성들이 화병으로 사용하였기에 항아리 입구가 넓다.
화병으로 사용한 만큼 색색의 꽃 색감과 아름다움을 은은하게 표현하고자, 항아리 겉면을
거칠고 여러 색이 보일 듯 말 듯하게 제작하여 화려한 꽃의 색이 돋보이게 하였다.
작가는 무형유산 전수 장학생으로 옻칠(건칠)의 명맥을 이어받아 활동하고 있다.
박진성 Park Jinseong
검은색 옻칠로 어려움을, 빛나는 자개로 희망을 표현하였다.
누구나 검은색 옻칠보다 빛나는 자개를 먼저 보기 때문에, 어려움보다 희망을 먼저 볼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배영숙, 권기성, 김형훈, 허주연, 안정옥, 송송이, 최대현, 함수진, 최태경, 김덕경 총 10명이
나전칠기 작가로 탄생하는 과정을 나비와 고래로 표현하였으며 처음 출근한
23년 7월 7일(23+77=100)을 기념하여 100조각으로 제작하였다.
옻칠이 피어나는 성질을 활용한 작품만의 기법으로 검은색 옻칠이 점점 빛으로 물들면서
시간에 따라 그 의미가 변화한다.
전시 초기에는 어려움보다 희망을 먼저 본 "탄생"을, 시간이 흐른 뒤에는 어려움이 희망으로
바뀐 "활동"을 표현하는 장애인 인식개선 작품이다.
작가는 5세 아동과 유사한 지적장애를 성인의 키에서 아동의 눈높이를 가진 특별함으로
해석하여 국내 최초 나전칠기 장애인 표준사업장 "반려인"을 운영하고 있다.
김예지 Kim Yaiji
“만약 내가 그때 그 말을 삼키지 않았더라면”
시즌6의 작품들은 무엇인가를 꿀꺽 삼키는 형상을 띄고 있는데, 본인은 이 삼켜지는 대상을
‘말’이라 정했다.
했어야 했는데 끝끝내 못 내뱉은 말들, 꽁꽁 가둬두어서 목구멍 어딘가에서 헤매고 있는
나의 말들이 각 작품의 볼록한 곳에 숨어 있다.
나는 그때 그 말을 왜 내뱉지 못했을까? 사람들마다 차마 전하지 못한 말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리고 그 말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 걸까?
<자존심 때문에 미안하다고 말 못했어>
그날 있잖아. 우리 싸운 날. 우리의 영원이 수명을 다 한 날.
결국 그 순간이 오고 기다림의 시간을 견뎌낸 후에야 그제서야 미안하다는 말이 나오더라.
너한테만 쉽고 나한테는 늘 어려웠던 그 단어를, 그 시간을 견뎌내느라 힘들었겠다.
그때도 미안했는데 지금은 더 미안해. 그리고 많이 고마워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고 하는데
오늘은 너와의 영원을 빌어보려고..
<미움받기 싫어서 아니라고 말 못했어>
보통 뿔은 투쟁을 위한 무기이자 위협의 도구라던데 어느샌가 나의 뿔은 동글동글
귀엽기만 하더라.
인정받고 싶은 욕구 때문인지 지나친 평화주의자 심보 때문인지 뾰족하게 날이 서야 할
때에도 나는, 그리고 내 뿔은 여전히 동그랗다.
종종 길을 잃어도 좋고 어딘가에서 헤매이고 있어도 좋으니 부디 오늘은 담백하고 당당하게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을 의심하지 않고 무조건적인 납득을 바라는 당신에게 마주 보고
말해보려고 “그건 아닌데요?”
<걱정할까봐 힘들다고 말 못했어>
거울 속 나를 보며 괜찮다 괜찮다 라는 말을 되뇌고 괜찮다는 말을 앞세워 힘들다는 말을 더
깊숙이 숨겨둬. 혹여나 내 힘듦이 당신의 슬픔의 이유가 될까 봐.
혹여나 어렴풋이라도 말해버릴까 봐.
부디 이 말은 더 깊숙한 목구멍에 가둬두기로 하자.
<쑥스러워서 사랑한다고 말 못했어>
“사랑해” 라는 말을 초등학교 때 간간이 형식적인 편지로만 대신했지 제대로 말한 적이 도무지
기억이 나지를 않아. 연인한테 쏟아붓는 그 단어를 반의반만 당신에게 해왔어도 좋았을 텐데.
이런 생각이 들어도 끝까지,,, 끝까지,, 부끄러워서 내뱉지 못하고 이렇게나마 작품으로 대신
전한다는 대수롭지 않은 핑계로 위안 삼는 나를 또 반성해..
조수아 Jo Sua
나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가장 친한 친구였던 아버지와의 행복했던 추억을 호두과자에 담아
하늘로 보내본다.
시간이 지나 흐릿해질 것만 같은 추억들을 오래 기억하고자, 변하지 않는 금속에 각인하였다.
더 많은 이들과 나의 추억을 공유하며, 오래오래 기억할 수 있길.
지금도 아픔을 느끼고 있을 이들에게 힘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조정하 Jo Jeongha
삶을 살아가면서 마음속에는 다양한 감정과 경험에 의해 작은 빈 공간들이 생성된다.
이 공간들은 스트레스와 걱정,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감정들이 채우기도 하며, 때로는 행복이나
성취감과 같은 긍정적 요소들, 혹은 개인의 가치관과 행동이 그 자리를 메우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 내면에는 어떠한 것으로도 채워지지 않은 공허한 공간이 존재하는 것처럼 인식된다.
오랜 시간 동안 이 공간들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지만,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그 공간의 공허함을
더욱 선명하게 인지하게 되었다.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추구해야 할지조차 불분명하며, 인간관계에서의 피로감이 이
무기력함을 유발하고 이러한 내면의 공간들을 형성하게 된 것은 아닌지 자문하게 된다.
나는 휴식과 여유를 갈망하지만, 그것조차도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 머물러 있다.
김윤희 Kim Yunhui
작가는 찰나의 자연을 담는 작업을 하는데 여러 자연들을 특히 빛과 색으로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재료인 유리로 표현한다.
작가 눈에 담은 여러 가지 자연의 공간과 쌓인 시간을 본인만의 공간으로
재구성해 주위를 둘러본다.
그곳에서 첫 번째 시선은 고요한 웅덩이에 물방울이 하나 떨어졌을 때 일어나는 물결이었다.
두 번째 시선을 이끈 것은 빛 망울처럼 맺힌 빛 조각들이다.
나뭇잎 사이로 빛이 들어올 때 맺힌 빛들, 물 위에 소복이 쌓인 빛들은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어두워질 때 사라지던 빛 조각들은 그다음 날 다른 색과 형태들로 나타났고 하루를 함께 했다.
빛 조각은 찰나의 순간이기도 하면서 설렘과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김윤희 작가의 두 번째 시선이다.
박영호 Park Youngho
"Drop' 시리즈는 유리의 투명성과 굴절성을 통해 물속에서 사라지는 잉크를 순간적으로 붙잡아
기록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담아낸다.
이 작품은 물에 섞여 희미해진 기억을 정교하게 형상화된 유리선으로 표현하며,
시간의 흐름과 무한한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서성욱 Suh Seonguk
단순하고 조용한 기물의 형태를 취하면서도 색채 패턴을 통해서는 지속적인 움직임을 드러낸다.
마치 유리의 투명함에 담긴 정적이고 고요한 상태에 가능한 한 시끄럽고 격렬한 동요를
일으키고 싶어 하는 듯하다.
세포분열의 과정을 작업의 뿌리로 두면서도 복제의 궁극적 목표가 생장이라는 것을 암시하듯,
색-패턴의 확산과 변형의 시도를 통해 세포분열의 현상적 이미지보다는 탄생과 성장의 순간에
분출하는 생명의 폭발적 에너지에 집중한다.
이기훈 Lee Kihoon
생명체는 무생물과 달리 대사(代謝)를 통해 끊임없는 역동성을 발휘하여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를 발생시키는데, 이러한 작용은 동물의 혈관이나 식물의 물관 등, 체내의 맥(脈)을
기반으로 한다.
식물은 잎맥을 통해 생산된 양분을 기관 곳곳으로, 동물은 혈관을 통해서 혈액을 전신으로
흘려보내는데, 생명체는 이러한 흐름을 통해 끊임없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으며 이는 즉
맥의 흐름이 생명력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잎맥과 혈관을 조형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역동적으로 뻗어있는 선을 통해 강한 생명력을
느꼈으며, 이러한 선의 역동적인 특징을 활용하여 맥의 흐름에서 느낄 수 있는 생명력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선을 표현하기 위해서 색이 있는 유리막대(cane)를 사용하여 작업을 시도하였지만 일정한
간격의 선이 나올 뿐, 표현하고자 하는 역동적인 선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손가락 굵기의 유리막대를 사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가느다란 유리실(Stringer)을
사용함으로써 단시간 가열에도 쉽게 유연해지는 효과로 작업을 진행하였다.
유리실이 만들어 낸 자연스러운 곡선은 맥의 흐름을 나타내기에 적합했으며, 그 흐름에서 느낄 수
있는 역동성을 통해 동적(動的)인 생명력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작품에 생명력의 개념을 투영시켰으며 맥에서 나타난 조형성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다양한 선을 활용한 실험을 시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고은진 Ko Eunjin
주로 가죽과 혼합 매체를 통해 자연, 기억, 존재, 사물 간의 연결성을 탐구하며, 가죽이라는
매체의 미적 한계를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나의 작업은 어머니-자연(Mother-Nature)이라는 존재와의 깊은 그리움 속에서
발견한 나만의 길이다.
산이 대지와 하늘을 잇는 것처럼, 가죽은 내면과 외부를 이어주는 매개체가 된다. 나는 가죽을
통해 시간과 기억을 되살리며, 그 안에서 어머니 자연과의 연결을 느낀다.
가죽의 결을 따라 그려지는 산, 자연의 울림은 나를 감싸며, 잃어버린 소중한 것들과 다시
연결될 수 있도록 한다.
인영혜 In Yeonghye
섬유를 이용해 아트퍼니처, 오브제, 드로잉 등 다양한 형태의 섬유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나의 작품의 주요 주제는 촉각적 경험을 통한 개인적이고 내밀한 위안이다.
이것은 내가 관객에게 제안하는 일방적인 위로가 아닌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내가 경험하는, 그리고 작품을 감상하는 과정에서 관객이 경험하는 치유와 회복의
기회를 의미한다.
최근 작품에서 나는 전시 공간 전체를 점유하여 관객에게 다양한 감각적 경험을 통한 정서적
전환의 기회를 제공하며 사회적 상호작용 속 개인의 태도에 관한 새로운
접근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홍수정 Hong Sujoung
이번 작업은 일상 속에서 외면하거나 억눌렀던 부정적인 감정들을 마주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부정적인 감정도 생존에 필수적인 자연스러운 것임을 깨닫고, 덩굴처럼 무섭게 증식해 괴물처럼
여겨졌던 이 감정이 조금은 상냥하게 느껴졌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를 바탕으로 엉켜있던 감정을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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