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소식

오합지졸과 하동차전 - 다인, 다원 그리고 다기

썬필이 2024. 11. 23. 08:07

전시제목 : 오합지졸과 하동차전 - 다인, 다원 그리고 다기
전시기간 : 2024.11.26(화) ~ 12.04(수)
전시장소 : 스튜디오 하루(서울 마포구 창전로 50-1 B1F)
참여작가 : 무무요, 은전요, 효석요, 청학도방, 우시형, 소랑요
참여다원 : 무애산방, 휴심선차

20여 년 만에 다시 전시를 기획한다는 것, 여기에 어떤 명분이 있는 것일까. 
예전 LA에서 첫 초대전을 기획 했었다. 
그때의 작품은 평면 contemparary 작가의 작품이었다. 
그때도 전시까지 매우 긴장되고 복잡스런 순간의 집약이었다. 
하지만 지금과 매한가지로 좋아하는 그림을 한 공간에서 같은 정서를 가진 분들과 함께 
공감해 보고자하는 마음이었다. 
그것이 작가의 깊은 예술적 가치를 알리기 위한 공간이었다면 지금도 크게 다른 마음은 
아닐 것이다. 
단지 시공간의 차이만 있을 뿐.
이제 와서는 오랜 차 생활과 더불어 내면의 깊은 성찰과 삶의 자세, 
내가 바라보는 세상을 좁게 보면 작가, 다원 그리고 사람을 바라봄은 어디에 기준을 두고 
마음을 내는 것일까 하는 내 스스로의 물음을 이 전시에서 풀어보려 한다.

오합지졸의 작가들. 무무요, 은전요, 효석요, 청학도방, 우시형, 소랑요.

오합지졸의 작가들은 모두들 쑥스럽다. 
나서기를 즐기지 않으며 목소리 높이기를 원치 않는다. 
하지만 그들의 작품에는 오롯이 그들이 녹여져 있고 그들을 알면 작품만 보아도 누구의 
작품인지 어렵지 않게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다. 
그들은 투명하다. 
투명함 속에 자기를 표현하는 부끄러움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적극적 몸부림이기 때문이다. 
늘 고민하고 사유하는 이유는 작품으로 귀결된다. 
힘든 고민의 과정을 거치고 나면 또 다른 창조물을 우리에게 보이는 것이다.
번잡스럽거나 복잡하거나 아니면 화려함은 오합지족 작가들의 것이 아니다. 
이들의 작품에는 흐트러짐이 없다. 
옛 장인 정신이 완벽함에 있었다면 이들은 스스로의 절제에 있다. 
자연스러움을 애써 만들어 내려하지 않으며 자연스러움에 기대려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연스러움도 꾸미면 그 순간 자연스러움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오합지졸의 작가들. 무무요, 은전요, 효석요, 청학도방, 우시형, 소랑요.

우려 섞인 걱정이 있다면 우리 차의 공간보다는 외래 차의 공간이 넓혀져 간다는 것. 
이렇게도 해석 될지 모르겠다. 
서양에서는 동양의 철학이 유행을 하고, 동양에서는 서양의 철학이 유행하는 지금 시절과 
비슷한 현상이랄까. 
어찌 되었든 어느 다회를 가더라도 외래차 일색이다. 
이 와중에 우리차를 애써 보존하고 외래 차에 견줄 만큼의 수준 높은 차를 만들려 공부하고
연구하는 다원이 있다. 
그 중 단연 하동 악양의 무애산방과 화개의 휴심선차. 차를 말로 표현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 생각한다. 
나의 글 실력으로는 맛에 버금갈 만큼의 설명을 못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차는 드셔보시길 권한다. 이수운과 김덕진의 차를 대하는 진심에 대해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정성과 차에 대한 애정 그리고 진심을 느낄 수 있기에 전시에 함께하려 하는 것이다.

높은 차를 만들려 공부하고 연구하는 다원이 바로 하동 악양의 무애산방과 화개의 휴심선차.

예전에 내가 처음 차를 마실 때에는 사람 사이에 차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차 사이에 사람이 있다. 어느 분과의 깊은 만남 속에 차가 존재하였었다. 
그래서 공간의 조용함이 익숙했었고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지금은 차를 마시면서도 잠시의 고요함이 매우 어색한 공간이 되고 만다. 
이는 차의 문제도 아니고 다기의 문제도 아닌 오롯이 사람의 문제이다. 순간 차를 느끼고 
다구의 아름다움을 느낀다면 아마도 어색한 공간일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하며 차를 빚는 다원의 철학, 다구를 만드는 작가들의 정신, 
이를 함께 경청하고 귀 기울인다면 우리 차에 대한 이해도가 좀 더 깊어지지 않을까. 
애써 지어내지 않아도 우리는 자연의 일부임을 스스로 알아챌 것이다.

다인 다원다기전 오프닝은 26일 오후 5시에 열리며 29일 청학도방 송춘호,
30일 휴심선차, 무애산방, 무무요 이용무, 12월 1일 효석요, 은전요,소랑요 휴심선차 무애산방, 
12월 2일 우시형작가의 티 타임이 열릴 예정이다. 
장소는 스튜디오 하루 인 서울. - 글 사진 송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