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이야기 263

한국다완의 미감 3)매화피의 비밀

흙·유약·불의 조합… 이도다완 ‘梅花皮’에 전율을 느끼다 - 세계일보 - 2013.12.09 이도다완의 우수성을 거론할 때 빼놓지 않는 부분이 굽 주변과 밑의 오돌토돌한 매화피(梅花皮)다. 처음엔 우연의 산물이었을 것이다. 유약이 단순히 물방울처럼 송글송글 맺혀져 있는 모양에서부터 기포구멍이 숭숭 뚫려 투각처럼 떠있는 모습도 있다. 어떤 것은 갈라져 주저앉은(들러붙은) 모습을 띠기도 한다. 매화 등걸을 연상시킨다. 차인과 도공들은 우연의 산물인 이 매화피에서 색다른 미감을 발견하게 된다. 마치 생물의 우성인자처럼 여겨지면서 지속화를 위한 노력을 경주할 수밖에 없었다. 흙과 유약, 불의 조합을 통해 우연이 아닌 필연의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이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현재 도쿄 네즈미술관(根津美術館)에..

도자기 이야기 2018.03.01

한국다완의 미감 2)이도다완 내면의 비밀

中 남·북방 도자기술 융합… 고려 본연의 색깔 입혔다 - 세계일보 - 2013.11.25 ◆조선에는 차를 마시는 문화가 없었다? 일제 강점기 한반도로 건너온 대다수 일본인들은 한국에 차문화가 없다고 생각했다. 일본과 다르게 일상에서 차를 마시는 모습을 좀처럼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옛날부터 한반도에는 차가 없었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일본인들도 많았다. 민예연구가인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1889∼1961)의 잡기설(雜器說)도 이런 배경에서 생성됐으며 막사발론의 단초가 됐다. 우리는 단순히 야나기 무네요시를 조선의 백자와 민예품을 특별히 아낀 조선을 사랑한 문화인으로만 기억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골동품 수집가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품을 기증한 박병래(1903∼1974)씨의 글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

도자기 이야기 2018.03.01

한국다완의 미감 1)이도다완은 16세기 조선의 가루차 다완

두 손으로 들어올린 찻사발, 우주를 삼켜버릴 것 같은 당당함이 - 세계일보 - 2013.11.11 이도(井戶)다완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노라면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에 놀라게 된다. 양 손에 들어오는 크기지만 우주를 삼켜버릴 것 같은 당당함이 있다. 그러면서도 어떤 권위나 의도마저도 없어 보여 무한한 모성의 포용력을 닮았다. 여성적이면서도 남성적인 고려불화의 중성적 미감이 녹아들고 있는 것이다. 중성미는 천연의 미라는 점에서 미감의 극치라 할 수 있다. 이도다완을 벗삼아 한국 다완의 미감을 찾아가는 여정에 나선다. 이도다완에 대한 일본의 견해는 두 가지다. 야나기 무네요시의 잡기설(雜器說)과 하야시 세이조의 제기설(祭器說)이다. 널리 알려진 ‘막사발론’은 야나기의 잡기설에서 비롯된 것으로 조선 서민의 ..

도자기 이야기 2018.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