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자기역사 - 도자기 전쟁부터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까지
임진왜란이 도자기 전쟁이라고요?
1592년 4월, 부산 앞바다에 700척의 일본함대가 나타나면서 임진왜란이 시작됩니다.
당시 조선을 침입한 왜군은 경제, 군사적인 측면에서 조선을 훨씬 앞서 있었습니다.
조선은 건국 이래 200년간 큰 전쟁이 없었던 탓에 군대의 전투력이 부족했었지요.
그 때문에 전쟁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게 됩니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 중 '도자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났다는 설도 있는데요.
오늘! 그 설화에 대해서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임진왜란이 왜 '도자기 전쟁'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요?
도자기를 향한 일본의 탐욕
앞서 말씀드렸듯, 당시 일본은 경제, 군사적 측면에서 조선보다 앞서있었습니다.
하지만 문화와 기술면에서는 많이 뒤떨어져 있었지요.
당시 조선에서 전통적인 도자기를 만들 때 불로 물레를 돌려서 도자기를 빚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한국 도공들이 들어오기 전까지 이 방식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물레는 획기적이고 첨단적인 기술이었던 것이죠.
그만큼 일본의 도자기 기술력이 많이 뒤떨어져 있었다는 걸 엿볼 수 있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의 부대편성에는 '공예부'라는 특수부대가 있었습니다.
조선의 도자기들을 수거하는 부대역할을 했다는데요.
이 부대는 전쟁 중, 개밥그릇부터 요강까지. 자기로 만들어진 모든 물건을 빼앗았을 뿐만 아니라
조선의 도공들을 끌고 갔습니다.
일본으로 끌고 간 조선의 도공들은 극진한 대접을 받았는데요.
무사 지위를 내리고, 도공들이 만든 자기를 예술작품으로 취급해주면서
그들의 호감을 사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도공 기술자들을 천시하던 조선의 입장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지요.
도자기 전쟁 이후, 일본은요?
조선의 도공 기술자들을 끌고 간 일본은
임진왜란 이후부터 도자기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합니다.
1650년부터 동남아 지역을 통해 네덜란드까지 수출을 시작했고, 이를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합니다.
이 부가 곧 메이지유신의 바탕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지요.
도자기가 일본에 미친 영향력은 가히 엄청났습니다.
당시 도자기를 만드는 기술은 도공의 기술력과 불을 다루는 기술이
매우 중요했기 때문에 지금의 최첨단 기술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지요.
도자기 전쟁 이후, 조선은요?
도자기 전쟁 이후, 조선은 재정고갈뿐 아니라 도자기 가마도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무엇보다 도공들이 일본으로 납치된 탓에 조선의 도자기는 퇴보의 길을 걷게 되지요.
평범한 기형과 기교가 사라진 그릇이 주로 제작되었습니다.
이렇게 임진왜란을 기점으로 조선과 일본의 도자기 면모는 크게 달라지게 되었고,
때문에 임진왜란이 '도자기 전쟁'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된 것입니다.
조선시대 후기부터 지금까지 도자기 이야기
이후 정유재란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한국 도자기의 맥은 거의 끊어지게 되었습니다.
값싼 일제 사기가 범람하면서 조선 자기를 만드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였고,
겨우 칠기만을 만들어 명맥을 이어오고 있었지요.
그리고 1950년대, 서울 성북동 가마와 대방동 가마에서 일하던 장인들이
이천 칠기공장으로 내려오게 되면서 도자기의 맥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겨우 남아있던 이천 칠기공장에서 고려청자를 재현하고 백자와 분청을 되살린 이들은
해방 이후에 탄생한 도자 장인 1세대라고 불리게 됩니다.
이들 대표 3인을 꼽자면 해강 유근형, 광호 조소수, 도암 지운탁을 말할 수 있는데요.
특히 고려청자를 재현해 낸 우리나라 대표 사기 장인인 해강 유근형의 집념이 아니었다면,
우리나라에서 고려청자의 재현작품을 보지도 못했을 겁니다.
이후 현대적인 공장이 건설되어 도자기 수출산업이 발전하고,
전통적인 도자기 기법이 복원되어 현대적인 도자기로 재탄생합니다.
오늘날 이천은 1세대 장인들의 열정을 기반으로 한국 도자기의 메카로서
유네스코 지정 세계 공예도시로 발돋움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열정은 이천에서 활동 중이 400여 명의 도공에게 이어지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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