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방의 도자기 이야기 (4) “문양에서 자기가 탄생… 고려백자 투각 영기문 자발 분석하며 확신”
도자기에 우주의 진리 담겨있어
조형예술품 ‘영기문’에서 화생
문양은 영기문‧만물생성의 근원
고려자기는 항아리인 경우엔 내부를 볼 수 없으므로 외부에만 문양이 베풀어지고, 사발이나 접시에는 안팎에
문양이 베풀어진다.
문양을 음각이나 양각으로 표현할 때는 그윽하기는 해도 뚜렷하지는 않으나 상감기법으로 표현하면 뚜렷하다.
그러면 왜 문양의 표현기법에 그토록 심혈을 기울였을까.
지금까지는 그 다양한 무엇인지 모를 문양들이어서 그저 장식적인 것으로 세계의 도자기 전공자들은 치부해
왔으나, 세계의 문양을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문법도 밝혀서 그 모든 문양이 만물생성의 근원인 영기문임을
확신하고 보니 가치전도의 이 속세의 비극적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세계가 비로소 올바르게 보이기 시작하지 않는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에 비견할만한 문화적 충격이리라.
바로 그 문양에서 갖가지 도자기가 화생되었음을 알았다. 화생(化生)이란 말은 신비적인 탄생을 말하는데,
도자기에는 현실에서 보이는 존재는 하나도 없다고 말했듯이, 사람이나 동물이 자손이 탄생한다는 현실적
용어를 쓰면 안 되고 신비적인 탄생인 화생이란 종교적 용어를 써야 한다.
그래서 필자의 방대한 이론이 ‘영기화생론’이란 이름을 지니게 된 것이다.
문양에서 자기가 화생
문양에서 고려자기가 화생한다는 진리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고려백자 투각 영기문 자발>에 대한 가장
중요한 글을 드디어 쓰게 되었다(도 1-1).
필자의 도자기 연구에 대전환기를 마련해주며 ‘영기화생론’을 뒷받침해주는, 상상을 초월한 엄청난 작품이
갑자기 출현했기 때문이다.
10년 전에 이 고려백자 작품에 이어 다섯 점의 갖가지 금제와 은제 투각 영기문 자발들을 만난 것은 하늘의
은총이라 생각한다. 영기문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었을 때였으므로 그 영기문들이 한눈에 포착되었다.
운명적인 만남이어서 그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어서 용후(龍喉)를 마음속으로 부르짖었다.
참된 천하제일 고려자기가 위작으로 취급되어 어둠에 휩싸이자 필자는 이 작품들을 살려내기 위하여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 작품이야말로 참으로 천하제일이라 말할 만하지 않은가.
1000년 전에는 중국인들이 고려청자의 색이 아름다워 천하제일이라 했으나 이 글에서 다룰
<고려백자 은제 영기문 투각 자발>이야 말로 색을 넘어서 ‘천하제일자기’라 주장할 수 있지 않은가.
이런 기법의 도자기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다.
앞으로 몇 점 채색분석하면서 설명하겠지만 도자기의 문양들에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을뿐더러 문양 용어들
거의 90%가 올바르지 않으니 도자기의 본질이 풀릴 수가 없다.
우주에 가득 찬 기운을 ‘영기’라 부르고 눈에 보이지 않는 그 기운을 갖가지 가시적 문양으로 만들어
조형예술품들에 널리 쓰인 것이 영기문이며, 모든 주체는 도자기든 건축이든 금속기든, 조각의 주인공이든
회화의 주인공이든 모두 갖가지 영기문에서 화생한다는 것이 ‘영기화생론’의 요지이다.
낯설지만 서서히 깨치게 되므로 당황하지 말기 바란다.
고려자기가 영기화생
‘금구자발(金釦瓷鉢)’이라 부르는 자기가 있다.
구(釦)자가 금속 테를 두르며 장식한다는 뜻이니 자발의 입 부분만을 은이나 금으로 테를 두른 자기를 일컫는다.
중국에는 금구자발이 많으나 우리나라는 오로지 한 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어서 희귀성으로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고려백자 영기문 투각 자발>을 금구자발로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성격이 전혀 다르므로 그런 명칭으로
부르면 안 된다. 금구자발은 도자사에서 별 의미가 없다.
우선 사람들은 영기문을 모르므로 설명할 수가 없다.
그리고 더구나 이 영기문에서 사발 형태의 고려자기가 화생했다고 설명하면 더욱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갓 그릇의 탄생에 화생(化生)이라는 종교적 고차원의 용어를 쓴단 말인가.
그렇다! 도자기에 우주의 진리가 담겨 있기 때문에 ‘고려자기가 영기화생한다’고 말해야 한다.
금속을 이렇게 자기 전체에 투각하여 밀착시킨다는 것은 고도의 금속기법이다.
고려의 금속기 제작의 우수함은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고, 그 바탕 위에서 은제 영기문을 투각하여 백자완
전체를 감싼 걸작품이 가능했던 것이다(도 1-2, 도 1-3). 11세기 후반에서 12세기 전반에 걸친 고려백자다.
채색분석하려면 영기문을 펼쳐 그려야 하는데 곡선의 은제 영기문을 펼쳐서 그린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작업이다. 디자이너라고 모두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
전문가에게 부탁하여 그려 받았으나 영기문을 파악하지 못해 오류가 많아서 필자가 고쳐가며 채색분석해서
밝혀서 얻은 기본 전개와 전체를 분석하여 끝낸 것 두 가지를 보여드린다(도 2-1, 도 2-2).
십수 번에 걸쳐 단계적으로 보여드려야 하나 면이 허락하지 않아 양해를 구한다.
필자는 어찌하여 영기문의 전개원리를 찾아내어 작품을 분석하고 있으며, 또한 어찌하여 마침내 천하제일 고려자기
영기문의 전개원리를 며칠 걸려 100% 완벽히 확인하며 1000년이란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서 만든 장인과
한 몸이 되어 환희심에 몸이 춤추는가.
제1영기싹 끝에서 영조가 화생
이제 영기문 전개의 기본원리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왔다. 은제 투각 영기문을 단순화시키면 도 2-3과 같다.
이를 바탕으로 몇 가지 기초가 되는 기호를 도면으로 그려서 정리하여 싣는다(도 2-4). 채색분석한 것을
단순화시켜 뼈대만 그려보면 도면의 설명들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이런 원리를 찾는 방법은 세계 미술품을 20000점 가량 채색분석해서 얻어진 것이어서 보편적 진리가
되었음을 자부한다.
제1영기싹이란 형태는 파악하기 가장 어려운 것이나 노력하여 터득하면 모든 것이 풀린다.
인류가 구석기시대 이래 창조한 조형예술품 가운데 문양이 90%를 차지하고 있음을 아는가.
도자기에 베풀어진 그림은 모두 문양이다.
문양은 영기문이고 만물생성의 근원이라는 진리를 앞으로 1년간의 연재를 통해서 끝없이 증명해낼 것이고,
여러분도 서서히 깨닫게 될 것이다. 더구나 전도되어왔던 인류 문화를 바로 이해하는 데 몇 년으로 가능한
일일까. 제1영기싹에서 제2영기싹이 생기고, 제1영기싹을 연이으면 고려백자 영기문 투각 자발의
영기문이 되고 주된 영기문에서 무수히 많은 작은 영기싹들이 생겨난다.
영기문의 제1영기싹 끝에서 갖가지 영조가 화생한다.
다른 은제 혹은 금제 투각 영기문 고려자기의 경우, 그 끝마다에서 영기꽃이 화생하고 함께 영조가 있기도 하는데
바로 세속적으로 말하면 ‘화조도(花鳥圖)’인 경우가 많다.
자기 위아래의 연꽃잎이라고 부르는 것도 연꽃잎이 아니다(도 2-5). 실제로 그런 연꽃이 어디 있는가.
다시 말하거니와 조형예술품에는 현실에서 보는 것은 하나도 없다. 이런 조형이 성립해 가는 과정은 도 2-6을
자세히 보면 알 수 있다.
영기문 투각에서 위아래의 연꽃모양 안에는 제1영기싹의 변형이 각각 있고, 그 제1영기싹에서 사방으로
기운이 뻗쳐 나간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제1영기싹들에서 고려자기가 화생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연이은 보주들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으나 이 경우는 보주로 되는 제1영기싹이 있으므로 연이은
보주가 없어도 된다. 도자기란 앞으로 계속 증명하여 갈 것이지만, 그렇게 해서 화생한 도자기들이며,
도자기들이 또다시 만물을 생성하는 근원적인 것이기에 모든 신들과 신전들도 도자기에서 장엄하게
영기화생하는 극적인 장면을 보게 될 것이다.
불상을 모르면 도자기를 알 수 없음도 알게 될 것이다.
기다리기 바란다. 인내하며 기다려라, 그러면 진리가 다가오리라.
[천지일보-문화단독-강우방의 도자기 이야기] (4) “문양에서 자기가 탄생… 고려백자 투각 영기문 자발 분석하며 확신” - 천지일보 - 새 시대 희망언론 (newscj.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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