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이야기

강우방의 도자기 이야기] (5) 고려청자 은제 영기문 투각 자발

썬필이 2021. 12. 10. 10:44

강우방의 도자기 이야기] (5) 고려청자 은제 영기문 투각 자발

영기가 가득 찬 꽃 의미 ‘영기꽃’
영기꽃·영수·영조에서 보주 발산
영기문에서 위대한 도자기 화생

고려청자 은제 투각 영기문 자발(도 1-1)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전체 투각문과 밑바닥 중심에 옥벽굽이 있다(도 1-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제4회에서 고려백자 은제 영기문 투각 자발을 다루었다.
이번에는 고려청자 은제 투각 자발을 분석해 보려 한다(도 1-1, 도 1-2). 모두 개인 소장이다.
백자가 아니고 청자이지만, 굽이 옥벽 모양이어서 고려 초기의 자기다.
고려 초기에 백자가 간혹 만들어졌지만 주류는 역시 청자다.
이 자발도 굽이 옥벽굽(중국에서는 옥벽저(玉璧底)라 부른다) 모양이어서 두 작품 모두 
제작시기가 비슷할 것이다.

해무리(도 2-1)와 옥벽, 중국 전국시대(도 2-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여기서 이른바 ‘해무리굽’에 대해 설명하려 한다.
해무리란 말은 대기 중에 굴절되어 햇빛이 태양 주변으로 둥근 원 모양의 무지개처럼 
나타나는 현상인 것을 알면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는 이 해무리굽이란 용어는 
맞지 않음을 알 것이다(도 2-1).
오히려 모양으로 보면 중국에서 말하는 옥벽이란 용어가 옳다(도 2-2).
옥벽은 중국 전국시대에 정착되어 중국 역사를 관통하는 중요한 옥기다.
필자는 옥기를 연구하여 보주의 한 형태임을 알고 나서는 중국에서는 어느 학자도 
밝히지 못함을 알았다.
그들은 보주를 모르기 때문이다.
보주에 대해서는 몇 번 듣고 아는 것이 아니어서 1년 연재하면서 인식의 깊이가 
점점 더해 갈 것이다.
회화든 조각이든 맨 밑부분이 중요함을 깨쳐서 모두 풀어나가고 있다.
고려자기도 맨 밑부분이 중요하다.
가장 맨 밑부분은 굽이어서 결국 옥벽이라는 엄청난 보주에서 도자기가 화생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도자기에 베풀어진 그림은 일체가 문양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문양에 인류문화의 운명이 걸려 있다.
도자기뿐만 아니라 건축이나 조각-불화-금속기-목기-복식 등 일체가 문양이다.
이집트 미술, 인도미술, 중국 미술, 마야 미술 등 세계의 크고 작은 모든 문명의 발상지의 
조형들은 일체가 문양이다. 문양은 아직까지 동서양 어느 학자도 풀어내지 못했다.
세계 문양집이란 전집류가 여러 가지 출간되어 있으나 설명이 없다. 
무엇을 상징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양집에 관심 갖는 사람들은 대개 디자이너들이고 미술사학자들은 관심도 없다.
필자는 20년째 잊어버리고 잃어버린 문양의 상징을 부활시키는 작업에 몰두해왔다.
그런 가운데 도자기가 건축-조각-회화-금속기 등 예술의 모든 장르 위에, 즉 최상위에 자리 잡고 
있기에 지금 도자기 연재를 시작하면서 마음이 전율하고 있음을 느낀다.
도자기 연구자들은 꿈도 꾸어보지 못한 신세계다.
필자는 세계의 문양들을 해독해가는 과정에서 아무도 알지 못했던, 문자언어에 대응하는 30만년 
동안 쓰여져 온 조형언어를 발견했으므로 세계의 예술품을 해독하여 일본 여러 대학을 위시하여 
대만, 독일, 그리스, 프랑스 등 세계 여러 나라를 누비며 그네들의 오류를 고쳐주는 발표와 
강연을 끊임없이 계속하고 있다. 
왜냐하면 문양들을 모두 잘못 알고 있으므로  그 오류가 너무 넘쳐나서 모두가 모든 문명의 
문양을 전혀 올바르지 않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충격적이게도 모든 문양은 만물생성의 근원인 영기문이라 말할 수 있으니 얼마나 놀랄 일인가.
그러나 문양에서 찾아낸 조형언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매우 드물다.
적어도 5, 6년 동안 배워야 하는데 그럴 용기를 내지 못한다.
영어를 배우는 데도 5, 6년 이상 걸리는 것처럼, 조형언어도 언어인 만큼 배우는 데 그만한 
시간이 걸린다.
세계에서 조형언어를 가르치는 학교는 필자가 한국의 서울에 설립한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이 유일하다.

투각 영기문의 기본 전개(도 3-1)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만물생성도
그러면 문양에서 도자기가 화생한다는 것을 앞서 고려백자 은제 영기문 투각 
자발에서 증명해보았다.
영기문에서 고려자기가 화생한다는 것은 개인적 주장이 아니다.
수많은 도자기를 채색분석하며 연구하여 온 성과가 분명해서 이처럼 대 기획 연재를 쓰고 있다.
지금까지 다루어 온 것만으로는 문양에서 도자기의 형태가 생겨난다는 것이 흡족하지 않아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것을 뒷받침하는 문양이 도자기에 표현되어 있으나 몇 회 더 지나서 추가로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제5회에서 다시금 같은 기법으로 만든 고려청자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제4회에서는 보다시피 연이은 제1영기싹 끝마다 영기꽃 없이 갖가지 영조(靈鳥)들만이 
화생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제1영기꽃과 영조 혹은 영수가 함께 있다(도 3-1). 
실은 이래야 올바른 것이다.
그렇다고 앞의 것이 틀리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생략되었을 뿐이다.

전체 채색분석 완성(도 3-2)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전체를 채색분석해 본다(도 3-2).
현실에서 꽃이 피면 나비와 새가 날아들어 씨앗을 맺게 하고, 꽃이 핀 다음에 맺는 열매를 새나 
짐승들이 먹고는 씨앗을 널리 퍼뜨린다.
현실에서는 그렇지만 영화된 세계에서는 영기꽃에서 씨앗들이 승화된 보주가 되어 우주에 
가득 차고, 보주의 집적인 영조와 영수가 영기꽃에 모여 무량한 보주를 맺게 하여 우주에 더욱 
충만하게 될 것이다.
‘영기꽃’이란 말은 필자가 만든 말이다.
자연의 꽃이 영화(靈化)된 것을 ‘영화(靈花)’라 불러야 하나, 혼동하기 쉬워서 곧 알아듣기 쉬운
영기꽃이라 부르려 한다.
즉 영기가 가득 찬 꽃이란 뜻으로 영기꽃에서 무량한 보주가 발산한다.
‘영수(靈獸)’와 ‘영조(靈鳥)’는  역시 필자가 만든 용어다.
이미 그런 용어가 사전에 있으나 보주의 개념이 빠져있어 내용이 다르다.
용-기린-백호-해태-사자모양 등은 영수의 범주에 넣고, 봉황-선학-공작모양-독수리모양 등은 
모두 영조의 범주안에 든다는 것으로 내가 만든 용어이므로 뜻도 당연히 내가 정의해야 한다.
그 모두가 보주의 집적이고 따라서 모두의 입으로부터 보주를 무량하게 발산한다.
그리고 때때로 몸에 보주를 부여하여 더욱 영화시킨다.
세속적인 화조도(花鳥圖)는 영화되어 마침내 만물생성도(萬物生成圖)가 되는데 
그런 만물생성도를 보여주는 영기문을 은제 영기문으로 투각하여 고려자기 전체를 감싸 
그릇 형태를 화생시킨다.
참으로 위대한 화생이다. 그런데 영기꽃과 영조와 영수는 같은 것이다.
모두가 보주를 발산하기 때문이다. 이런 큰 문제들은 연재를 거듭하면서 차차 알게 된다.
고려청자 은제 투각 영기문은 근본적으로 제4회에서 다루었던 영기문과 같으므로 비교하여 
살펴보기 바란다.
연이은 제1영기싹이란 근본적인 전개방법은 같다.
그러나 여러 가지로 조형적 변화가 풍부하여 그것에 가려져 사람들이 
그 기본적 전개원리를 보지 못한다.

제3영기싹들(도 3-3)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제3영기싹들(도 3-4)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제5회에서 다룰 작품은 그 투각 영기문이 앞서 분석한 것에 비하면 영기꽃과 갖가지 영조와 
영수가 복잡하게 결합되어 있고, 영기문의 기본 전개에서 싹튼 잎모양들이
더욱 복잡할 뿐 기본은 똑같다.
그런데 잎들이 자연에서 보이는 것과 비슷하지만 역시 변형시켜서 영화된 잎으로 창조했으며,
곳곳에 노란색으로 칠한 제3영기싹들이 보인다(도 3-3, 도 3-4). 제1, 제2, 제3영기싹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다루려 하니 용어들을 기억해 두기 바란다.

상하의 보주문, 아래에 보주문이 밀집해 있다(도 3-5). (제공: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이 전체의 채색분석에서 상하의 문양 띠만 남기고 나머지는 지워본다(도 3-5). 
이 조형은 매우 중요하다.
모든 도자기는 위아래에 이런 영기문들이 반드시 있으나 모두가 그저 장식적인 것으로 지나치나,
이 상하의 영기문에서 또한 그릇 형태가 화생한다.
결국 도자기를 화생기키기 위하여 여러 가지 영기문의 형태를 동원한다.
앞으로 다른 방법도 설명할 것이다.
이처럼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도자기를 화생시키는데 이런 점은 처음으로 제시하는 것이라
아마도 낯설 것이다.
위대한 그릇을 화생시키는데 그저 간단히 가능할 일인가.
‘위대한 그릇’이라고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으니 도자기 연구 백년사에 무슨 소리냐고 
화를 낼지도 모른다.
필자는 이 연재를 쓰면서 순교해도 좋다는 마음가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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