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나갤러리 개관전: 함윤희 展
전시기간 : 2022-09-28(수) ~ 2022-11-30(수)
전시장소 : 마리나갤러리(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호수로 817 레이킨스몰 2층 260호)
시작은 호기심
접었다 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손에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잡혀진 게 없다는 걸 알았을 때
손에 잡았던 그마저의 것들도 스스로 내려 놓거나 버려야 하는 순간이 왔을 때
부서지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건 쉼표였다.
중국 작가 ‘잔홍즈’의 말을 빌리면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라는데내가 선택한
쉼표는 여행이었다. 여행길에 들고 간 책 가운데 도자기 역사서가 있었다.
어느 나라든 역사책 거의 첫 부분에 인간의 가장 소중한 재산이자 생존의 기본 수단인 토기(土器)를
소개하고 있고, 박물관마다 소장된 나라별 역사, 문화적 배경이 담긴 도자기를 보면서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 순간을 표현하고 싶은 강한 호기심이 일었다. 그렇게 도예를 시작하게 됐고, 지금에 와 있다.
너무 흔해서 일까? 나는 흙, 물, 공기, 바람, 식물 등 무심히 여겼던 것들에 깊은 관심이 생겼고,
꾸준히 생각을 키워왔다. 그것들은 자연스럽게 서로 연결되고 있으며, 선(善)한 자연의 손길임을 알았다.
흙과 물이 서로 만나 물성(物性)이 변하고 나무와 바람이 서로 만나 불을 생성하고, 손끝에서 변화(變化)된
물성과 불의 이차적 만남이 성사되면서 작품이 탄생하는 과정은 인간의 삶과 무척 닮았다.
내 작업은 흙장난을 하며 뛰놀던 유년시절,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나뭇잎 배를 갖고 놀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그 때의 순수한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인위적인 개입을 최대한 피하고 싶었다.
물레를 쓰는 대신 느리지만 손으로 코일링(coiling)을 했다. 꽃잎을 흔들리게 하는 바람, 바람이 일으킨
물결 등 숨어 있는 것과 보이는 것의 만남을 형상화하며, 일상 속에서 스쳐가는 찰나의,
고귀한 순간들을 담고자 했다.
물질(Matter)은 mater(mother)에서 유래한 라틴어 wood나무를 뜻하는 material재료라는 말에서 나왔다.
즉 물 바람 태양 같은 물질은 우리 삶을 지탱시키는 뿌리다. 그러나 너무 쉽게 취하고, 쓰고, 폐기해 버리는
시대를 살고 있다. 작가로서 나의 소임은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내 품에 들어온 모든 것들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진실된 예술적 표현에 도달하고자 부단히 애쓰는 일이라 생각한다.
작품을 통해 이야기를 하고 싶다
너, 나, 모두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어차피 우리는 자연(自然)에서 다시 만난다. - 글. 함윤희(작가, 마리나갤러리 대표
마리나갤러리는 작가가 직접 운영하는 갤러리로, 본인의 작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으며
평면 및 입체작품 등 대관전시의 문도 활짝 열려 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 이 순간을 표현하고 싶은 강한 호기심에서 시작한 사진과 판화공부가 도예,
목공예 작업들로 이어졌고, 예술을 아끼는 분들과의 소통과 만남을 꿈꾸던 평소의 바람이
2022년 가을의 문턱에 ‘마리나갤러리’로 개관하게 되었습니다.
마리나(Marina)는 라틴어 ‘바다’에서 온 이름이며 제 세례명입니다.
마리나갤러리가 예술을 사랑하고 관심있는 모든 분들이 바다처럼 활짝 열린 마음으로 즐겁게 소통하는
행복한 공간이 되길 소망합니다.
마리나갤러리 면적은 18평으로 층고는 3.6m, 전시벽 높이 2.8m, 전시벽은 6면으로 총길이는 32.8m입니다.
후문 앞은 전망 좋고 탁 트인 야외 테라스가 있어 행사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관람은 무료이며 레이킨스몰은 현대백화점 킨텍스점과 주차장을 공동운영하고 있어
관람객 모든 분께 무료주차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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