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소식

또 다른 가능성 손끝의 기록展

썬필이 2023. 1. 27. 11:53

또 다른 가능성 손끝의 기록展
전시기간 : 2023. 1. 26.(목) ~ 2. 25.(토) ※매주 월요일 전시 없음
전시장소 : 봉산문화회관 2~3층, 1~3전시실(대구 중구 봉산문화길 77)
관람시간 : 10:00~19:00
참여작가 : 고금화, 권정순, 김종숙, 김해자, 엄태조, 연봉상, 이상직, 전문환, 전연호, 차정보
전시기획 : 봉산문화회관

또 다른 가능성 – 손끝의 기록
지역을 근거로 대중미술의 새로운 시도와 가능성을 제시하는 「또 다른 가능성」은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지하고 담론의 장이 형성되도록 주제를 제시하는 특화전시 프로그램이다. 
지난 2021년도부터 장르별로 대상을 바라보는 직관적인 힘을 변화의 동력으로 발산하는 대구·경북 시각 
예술가들을 초대 전시하면서 지역 친화적이고 대중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시리즈이다. 
2021년의 <시대를 넘어> 서예·문인화, 2022년 <체현된 풍경> 서양화(풍경)에 이어 2023년 또 하나의 
장르별 가능성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지역 무형문화재 명장들이 참여하는 전통공예와 예술적 가치를 
실험하는 현대 공예가들을 초대하는「손끝의 기록」展을 준비하게 되었다. 
전통공예로 권정순(민화), 김종숙(매듭), 김해자(누비), 전연호(불화), 엄태조(소목) 작가가 현대공예에는 
고금화(섬유), 연봉상(도자), 이상직(금속), 전문환(도자), 차정보(목) 작가 총 10명이 참여해 
지역 공예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무형문화재 장인의 숙련된 기술과 현대 공예가의 창의적 표현을 함께 
구성한다는 점이다. 
전승이라는 시대적 사명을 부여잡고 힘든 삶의 역경을 헤쳐 나가고 있는 명장들의 혼이 담긴 작품과 전통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층 진화된 예술적 가치를 부여하고자 노력하는 현대 공예가들의 시각적 실험을 함께 
선보이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가교로 새로운 모멘텀을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을 두고 있다.
우리는 산업혁명 이후 세상이 변화에 가치를 두고 나아갔지만, 지속 가능하고 변하지 않는 것들의 소중함을 
다시 상기시키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가져온 예측되지 않은 문제점을 바라보며 인간의 손끝으로 시간성을 
만들어 가는 기록의 산물들이 퇴보된 기술이 아닌, 자본주의가 빚은 환경문제와 소비방식에 대한 대안적 
해법이 되길 바라면서 우리 고유의 미적가치가 계승되고 혁신적인 조형 의식으로 발전해 한층 승화된 
예술적 가치로 발산되길 기대하는 전시이다.
온고지신 溫故知新 
한국적 정서의 미적가치를 선보이는 전통공예는 옛것의 가치를 지키고자 끊임없는 수련을 통해 무형적 전통의 
맥을 잇고자 하는 우리 고유의 미술이라 볼 수 있다. 
서양미술 도입의 역사가 100여 년 밖에 안되지만, 많은 예술가의 노력과 헌신으로 한국미술의 가치를 작금의 
위치로 드높이고 있다. 그러나 수천 년 동안 우리의 정신과 문화를 담은 전통미술에 대한 관심은 점차 약화되며 
계승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술이 소실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최근, 어렵고 힘든 과정을 묵묵히 수련하며 우리 전통을 지켜온 장인들에 의해 옛것을 고증하고 
재현되면서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우리의 미술의 아름다움을 더 인정받으며 대중들의 관심을 받는 모습은 
매우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기록상으로 보면 목수는 신라 때부터 있었고, 소목장이라는 말은 고려시대부터 사용되었으며 조선시대에는 
목장(木匠)이라고 하였으나 대목과는 구분하였다고 한다. 
무형문화재 엄태조 소목장은 대구 동구 신무동과 경산의 공방에서 작업하고 있는 대한민국 명장이다. 
석동산, 백초산, 용목 등 나무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나무의 강도, 나이테, 수분함량 등의 성질에 따라 사용을 
달리해 세간을 만드는 기능보유자로 무늬가 있는 나무로 자연스러운 미를 최대한 살린 한국 전통 목공예 기법을
이어오고 있다. 작가는 옛것을 고증하고 전승하며 고집스러운 길을 걸어온 장인으로 크게는 건축에서부터 
작게는 퇴침·목기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 기물을 만들어 자손들에게 남기는 것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민속공예사적 가치를 드높이고 있다.
상고시대부터 내려온 것으로 알려진 우리나라 전통 누비는 고구려 고분벽화에 무인 상의나 승려들의 
일상복에도 잘 나타나 있다. 
옷감의 보강과 보온을 위해 사용된 재봉기법으로 거죽과 안을 맞춘 옷감 사이에 솜을 넣고 규칙적으로 반복해서 
홈질로 바느질해 주는 정교한 작업이다. 
전시에 참여하는 무형문화재 김해자 누비장은 어려서부터 바느질에 취미가 있어 모친과 조모의 삯바느질을 돕고 
왕실 침방나인 성할머니, 사찰의 여러 스님에게 기술을 전수받고 박물관의 유물을 조사·연구하는 학문적 자세로 
우리나라 전통 손누비를 체계화시켰다. 직접 염색한 식물성 염료에 일정한 솜의 비율과 간격을 위해 한 땀, 한 땀 
바느질하는 곡선과 직선의 정교함은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내게 하고, 전통 누비옷의 아름다운 색채와 디자인을 
넘어 우리가 몰랐던 전통 기법의 내구성과 실용성까지 재현해 나아가며 소실되던 전통의 맥을 잇고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킨 장본인으로 세계에 우리 문화의 멋을 알리고 있다.
불교의 이념과 교리에 입각하여 중생교화(衆生敎化)를 주목적으로 제작하는 불화는 경전이나 불교의 이념을 
그림으로 표출하며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장르이며 우리나라의 오랜 전통미술로서 1700년 동안 
전승되어 사찰 건축물의 단청이나 벽화, 경전의 내용을 알기 쉽게 그림으로 묘사한 사경화, 예배용으로 사찰의 
전각에 걸어놓은 탱화가 불화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참여하는 무형문화재 전연호 단청장은 불교미술의 거장 송곡 조정우 선생에게 사사했으며, 수많은 사찰의 
국가문화재 지정 불화를 재현하며 그 기술을 후학에게 전승하고 불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작가는 시종일관 엎드린 자세로 하심(下心)을 실천하고 명상이나 참선처럼 수행하는 자세로 얻어지는 숭고한 
마음 자세로 작업에 임한다고 하며 특히, 세필 붓의 정교함과 화려한 색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번 전시에 12지신도, 천수관음도, 하동칠불도 등의 수작을 선보이며 불화의 진면목(眞面目)을 보여준다.
어쩌면 선사시대 암각화까지 가야 할지도 모르는 민화의 범위는 매우 넓지만, 외래문화의 영향을 덜 받은 
민중들의 생각이 그대로 반영된 가장 한국적인 미술이라고도 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보는 민화는 대부분 조선 후기에 나타난 민화로 종교와 일상으로 구분되고 장수, 복, 퇴마, 효, 충 등 
다양한 내용을 담은 실용화로도 볼 수 있다. 
민화의 대중화를 꿈꾸는 참여작가 권정순은 우리 민족의 삶과 정서를 원형으로 함축하고 체화하며 척박했던 
민화를 오늘날과 같이 꽃피울 수 있도록 발전시킨 대표적인 작가 중 한 명이다. 
석채에서 발산되는 절제된 편안함 속에 피어오르는 화려한 색채, 세밀한 선묘로 표현된 정교함과 사실감, 
그리고 대작에서 보여주는 몰입감으로 성실함과 열정이 작품에 묻어난다. 또한, 후진양성을 위해 전통 민화의 
고증으로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저변확대를 위해 민화가 가진 포용성, 가변성, 진실성, 장식성 등을 찾는 
이론적 토대 마련하고 해외에 우리 민화의 미술적 가치를 보여주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듭은 명주실 올을 꼬아 합사(合絲)하고 염색하여 끈목을 친 다음 그것을 갖은 모양으로 맺거나 술을 달아 
복식이나 의식 용구의 장식으로 사용하는 무형문화재 기술이다. 
다소 생소한 분야인 것 같지만 의복의 단추, 도포 끈, 여인들의 노리개, 부채의 선추(扇錘), 관복의 후수(後綬) 등 
복식류와 가마, 상여, 영정, 족자 등의 장식으로 우리 생활 속에서 매우 익숙한 것들이다. 거의 모든 전통공예를 
돋보이기 위한 장식으로 활용됨으로 조선시대 궁 침선장 안에 300여 명이 전통매듭 분야로 활동하였다 하니 
화려한 장식성을 강조하기 위한 디자인적 역할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참여하는 김종숙 작가는 전통매듭 명장 김주현 선생님에게 사사했고 이 기술을 토대로 대구 서문시장에서 새로운
매듭 방법을 연구하고 전통매듭을 알리기 위해 동영상과 교재를 제작하였고 각종 강의를 통해 기술을 전수하며 
자칫 부속품으로 잊히기 쉬운 우리 전통매듭 기술을 전승하고 대중들에게 전파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법고창신 法古創新
이번 전시의 궁극적인 목적은 전통을 이해하고 다양한 장르를 넘어 다채로운 현대공예의 확장성을 
제고하는 것이다. 이는 과거와 현재의 이로운 만남을 통해 현대인의 시각에서 다시금 옛것을 회자하며 영역을 
초월한 이해와 공존의 시간이 되길 기대하는 것이며, 재료와 매체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소통방식으로 
미래의 발전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것이다. 현대 목의 차정보 작가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예술가이다. 
목공예 외에도 캘리그래피, 전각, 그림 그리고 자작 글까지 사람의 마음을 감동케 하는 방법이 무궁무진한 
예술가이다. 
설악산 봉정암을 시작으로 목조로 된 전국 사찰과 고택들을 복원하는 대목장으로 활동한 경험 또한 특이한데, 
이를 통해 얻은 옛것에 대한 이해의 폭이 영역을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작품들을 선보이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나무의 반듯한 모양도 좋지만 휘어지고 구부러진 대로 자연스러운 쓰임을 중요시하는 작가는 일련의 작업 
과정속에서 인위적인 가공보다는 나무의 자연스러운 조형미를 살리는 방법을 택하며 나무가 때론 구름이 되고 
산도 되며 다시 나무가 되는 또 다른 생명으로 재탄생시키는 감각적인 조형미를 보여주고 있다. 
유연한 삶과 유쾌한 해학을 즐기는 작가의 철학과 다재다능한 손끝의 기술이 정직한 재료 본연의 모습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이번 목 작업은 우리의 감성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다.
현대 도자의 전문환 작가는 일찍이 일본으로 건너가 오브제 도자 기법을 세계적으로 선도한 코이에 료지 
선생에게 사사했으며, 추상표현주의 큰 틀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에너지 분출을 시도하면서 정해진 
형식과 틀을 넘어선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작가는 가마의 불이 뜨겁게 타오르고 식는 것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단단해지고 변형되는 조형적 형태를 
우리의 삶과 시간성으로 연계시키며 그 속에서 자아를 발견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출품한 평면작업은 내화판에 유약과 안료를 캔버스에 페인팅하듯 표현한 작품으로 주인공을 빛내주는
엑스트라였던 내화판이 주연이 되는 극적 연출을 보여주며 즉흥적이고 자유로운 작가의 삶과 태도를 
내포했으며, 입체작업으로는 도자기인가 조각인가 장르를 불분명한 재료로 화강암, 흙, 유약, 안료, 내화벽돌 
등을 결합한 작품을 선보이며 인위적인 것과 변형되는 것들의 간극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번 소성의 과정을 
거치며 무정형 속에 절묘한 질서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도자공예의 한계를 넘어서는 표현 방법을 제시한다.
현대 섬유의 고금화 작가는 모시, 삼배, 색동천, 광목, 조각보, 비단 등 민족 전통의 섬유 재료를 현대적 
미술 언어로 변환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작가의 추억이 담긴 오래된 재료부터 어쩌면 하찮게 생각하는 헝겊 조각까지 작가의 손끝을 거치면 공간속에 
조형이 되고 관람자에게 향수 어린 미적 감수성을 건드리는 신기한 마법이 된다. 
작가가 출품한 옛이야기+꿈 시리즈는 다양한 전통섬유를 해체해 본래의 물성을 희석하고 분할과 재배치, 
변형과 변성을 통해 저마다의 성질을 기하학적 조각의 패턴으로 홈질하고 중화시켜 작가만의 독특한 감성적
이미지로 표출된 작품들이다. 
작가의 감각적 센스와 정성이 담긴 오브제에서 얻어지는 다채로운 색감은 세상으로부터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으며, 이에 멈추지 않고 우리나라의 전통에 담긴 자연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독일 비젠 코프 
미술관을 필두로 프랑스 리옹 등에서 전시하며 우리 전통과 현대의 콜라보로 가치를 확산하고 있다.
현대 도자의 연봉상 작가는 “바닷가에서 따개비를 보고 해저 유물과 같은 작업을 표현하였고 항아리를 
벗어나고자 도벽(벽화) 작업을 했다. 어부들의 삶을 느낀 그물 작업과 연인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작업을 했으며 
종교적인 요소인 반야심경을 도자기 판에 사경 작업을 하였고, 결국 반야심경의 내용이 대우주라는 것을 
깨닫게 되어 나는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듯 우주가 주제가 되어 지금까지 표현하고 있다.
”라는 말로 갈무리되는 작가의 작업변천사는 아직 장작불을 고수하고 있을 만큼 전통적인 방식을 택하고 
있지만 항상 시선은 열려있음을 알 수 있다. 
작가에게 우주는 꿈과 희망의 유토피아이지만 한편으로는 다다를 수 없는 신화이자 전설일 것이다. 
그러나 행성 표면과 같은 질감 표현을 위한 노력과 설렘 그리고 기다림을 포기할 수 없었고, 
마침내 작가만의 유약 기술인 ‘토하기법’을 만들어내며 독특한 창작 세계를 구축하게 되었다. 행성으로 상징되는 
도자기 수십 개를 공중에 매달고 벽에 부착하는 설치작업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이상향인 
우주 세계를 은하수 같이 표현하며 평범함을 거부하는 실험적 작업 세계를 보여주게 된다.
현대 금속의 이상직 작가는 보림사, 염불암, 용산사, 지보사 등 많은 사찰의 사리함을 제작하며 전통이란 
테두리 안에 함축된 자연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는 작가이다. 
또한, 금속 공방을 18년째 운영하며 후진양성을 위해 개방적인 수업시스템 구축하여 금속공예의 저변확대에 
힘쓰고 있다. 이번에 출품한 작품은 자연과 대지를 상징하는 기하학적 도형을 동으로 만든 리좀 형태가 서로의 
관계를 이어주고 희망을 상징하는 흰색 꽃과 비밀을 간직한 나비가 자연스럽게 내려앉은 형상으로 자연의 
법칙을 함축한 알레고리를 보여주고 있다. 
차가운 금속이라는 소재에 망치질과 용접으로 만든 인위적인 요소와 산화 및 착색에서 나타난 녹이 주는 색상의 
자연스러운 요소를 함께 배치하여 기하학적 도형이 주는 강한 이미지를 따뜻한 감성으로 다시 이끌어 주는 
이중적 구조로 제작된 작품으로 작가의 주된 관심사인 자연애의 서정적인 감성을 보여 준다. 
주얼리에 집중되는 금속공예들 속에 점차 소실되어 가는 대공과 기물의 명맥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가의 근성과 철학이 꽃피우게 될 앞날을 기대해 본다.
본디 예술은 기술로부터 시작되었고 예술과 기술의 융합은 과거나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함께하고 있는 것으로, 
기술이냐? 예술이냐?는 진부한 질문보다 기술의 계승과 올바른 이해와 활용으로 미래에 어떤 새로운 발전의 
원동력으로 그 가치를 부여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온고지신’, ‘법고창신’,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란 그 흔한 의미를 되새기는 이번 전시가 
옛것을 기록하고 체득한 손끝의 기술로 써 내려가는 역사적 의미를 찾으며 변통할 줄을 알고 새로이 창제하는 
발견의 모습으로 지역 공예 발전의 밀알로 싹 틔우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