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제목 :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
전시기간 : 24.11.26.(화)~'25.3.3.(월)
전시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 2(서울 용산구 서빙고로 137)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재홍)은 고려시대 도자공예의 예술성을 대표하는‘상형청자(象形靑磁)’를
본격 조명하는 특별전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를 개최한다.
대상의 형상을 본떠 만든 고려 상형청자는 아름다운 비색(翡色) 유약과 빼어난 조형성으로
고려시대 공예의 높은 기술적 성취와 독자적 미감을 보여주고 있어 한국문화의 정수로 꼽힌다.
이번 특별전에는 고려 상형청자의 대표작과 발굴품 등 중요 자료를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았다.
국보 11건, 보물 9건, 등록문화유산 1건을 포함한 상형청자의 대표 작품을 비롯해
국내 25개 기관과 개인 소장자, 중국·미국·일본 3개국 4개 기관의 소장품 총 274건이 출품된다.
고려 상형청자, 창의적 변용의 결정체
고려는 급변하는 11~12세기 동아시아 정세 속에서 주변 국가의 문화적 영향을 창의적으로
변용하여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꽃피운 고려청자의 정점이 바로 상형청자이다.
고려 상형청자의 기술적 성취와 독자성은 중국 상형자기와 비교할 때 명확히 드러난다.
이번 전시에서는 상형청자가 보여주는 고려만의 특징과 미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동시기 북송대(960~1127) 중국 자기들을 함께 비교 전시한다.
특히 주목되는 비교 자료는 북송 황실 자기를 생산했던 중국 허난성河南省
청량사淸凉寺 여요汝窯 출토품이다.
1123년 고려를 찾은 북송 사신 서긍徐兢(1091~1153)은 “산예출향狻猊出香”즉
사자모양 청자 향로가 뛰어나다고 감탄했다.
이렇듯 고려 상형청자는 중국 북송 여요 자기와 더불어 12세기 동아시아 청자의 양대 산맥을
이루었으며 뛰어난 예술성을 자랑한다.
중국 도자의 영향을 취사선택하고 창의적으로 변용하여 고려적인 미감으로 완성한
결정체가 상형청자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고려 사람들의 문화에 대한 유연하고 능동적 자세를 만날 수 있다.
상형청자가 전해주는 고려 사람들의 이야기
고려 상형청자의 전모를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된다.
먼저 도입부에서는 <청자 어룡모양 주자>을 보며 상형청자로 펼쳐질 다채로운
시각적 경험을 예상하게 하였다.
제1부 ‘그릇에 형상을 더하여’는 고려 상형청자가 등장하기 이전, 우리나라에 흙으로 특정한
형상을 빚는 ‘상형’의 오랜 전통이 있었음을 삼국시대 3~6세기 신라와 가야에서 만든
상형토기와 토우土偶 장식 토기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제2부 ‘제작에서 향유까지’는 상형청자가 등장한 문화적 배경과 제작, 유통,
다양한 소비 양상을 살펴본다.
국제도시 개경(현재의 개성)에서 새롭고 다양한 문화를 접했던 고려 왕실과 상류층은
더 좋고 더 특별한 도자기에 대한 관심이 컸다.
수준 높은 기술과 창의력이 전제되어야만 하는 상형청자는 이들의 요구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도자기였다.
상형청자는 당시 유행한 향, 차, 술을 즐기는 문화, 문인 취향, 완상(玩賞)취미와
맞물려 발달했고 소유자의 권위와 취향을 상징하는 기물로 선호되었다.
상형청자가 제작, 유통, 소비된 양상은 발굴품을 중심으로 추적해본다.
발굴품은 완형으로 남아 있는 경우는 드물지만, 문헌기록이 많지 않은 상형청자 연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귀중한 자료다.
강진 사당리와 부안 유천리 가마터 발굴품과 태안 대섬, 마도 1호선, 보령 원산도,
진도 명량해협 출수품 등 평소에 쉽게 접하기 어려운 자료가 최신 발굴품을 포함하여
풍성하게 소개된다.
제3부 ‘생명력 넘치는 형상들’은 상형청자의 형태와 아름다움을 살펴본다.
예로부터 권위의 표상이었던 상상의 동물을 비롯하여 고려 사람들이 사랑하고 벗처럼
가까이 두고자 했던 다양한 동물과 식물을 소재로 한 명품 상형청자를 엄선하였다.
제4부 ‘신앙으로 확장된 세상’은 실용과 예술의 범주를 넘어서 정신적 세계에 대한 추구나
신앙적 바람을 담아낸 상형청자를 소개한다.
당시 성행한 도교와 불교 맥락의 의례용 상형청자와 청자로 만든 예배존상이
다양하게 선보인다.
앞에서 본 그릇들과는 또 다른 차원의 시각적 경험과 의미를 전해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고려청자가 여전히 낯설고 어려운 문화유산이라고 느끼는 관람객들을 위해 고려 상형청자를
만나러 가는 길을 새로운 디자인, 영상, 연계 프로그램으로 단장했다.
그릇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다양한 형상을 아름답게 담아낸 상형청자에서
우리는 고려 사람들의 도자기, 나아가 문화에 대한 태도를 읽을 수 있다.
고려 상형청자에는 새로운 것에 대한 그들의 관심, 적극적 수용, 예리한 관찰력과 뛰어난
감각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 변용이 담겨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고려 상형청자는 오늘날 세계인이 관심을 갖는
케이-컬쳐(K-Culture)와도 닮아 있다.
이번 전시로 관람객들이 전통 미술과 문화를 한층 가깝게 느끼면서 새로운 영감의 원천으로
인식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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