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이야기

경기상승 국면, 1년 만에 끝날 수 있다

썬필이 2017. 12. 3. 17:21

현대경제연구원, 최근 경기동향 판단·전망 - 한겨레 - 2017.12.03.
10월 들어 소비 및 시설·건설투자 지표 '급랭' 전환
3분기 '깜짝 성장'에도 각종 지표 '하강'신호 뚜렷
"회복국면 단기종결 가능성"
"수출 호조·경기회복 일부 품목·업종에 국한된 현상"

 

수출 경기가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현재의 경기 상승국면이 예상외로 짧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경기가 현재의 회복국면을 지나 내년 상반기에 확장국면에 근접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번 상승국면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마무리되고 하반기에는 다시 경기 하강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일 내놓은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 보고서에서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대비

1.5%(전년동기대비 3.8%)로 2분기(0.6%)에 비해 깜짝 성장했으나, 4분기 들어 경기선행지수가 하락세로

반전되고 있어 현재의 경기상승 기간이 예상외로 짧을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전망했다.

경기상승 국면에 진입한 것은 맞지만 상승 지속기간에서는 불확실성이 높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특히 10월 들어 경기선행지수가 하강 신호를 보이고 동행지수도 급락하면서 이번 경기 회복국면이

단기간 안에 종결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10월 100.5포인트로 지난 8월(100.8포인트),

9월(100.9포인트) 이후 급락했다.

경기 방향성을 예고하는 선행지수순환변동치도 하락세로 반전돼 경기 하강국면이 도래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선행지수순환변동치는 지난 8월(101.8포인트)에서 9월(101.6포인트), 10월엔 101.3포인트로 낮아졌다.

소비의 경우 회복 기조가 이어지고 있으나, 4분기 들어서는 소비재 수입액 등 소비 선행지표들이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등 둔화하고 있다.

소비재수입액 증가율은 지난 7월 12.4%(전년동기대비), 8월 2.5%, 9월 12.6%에서 10월에 -1.4%를 기록했다.

소비재수입물량 증가율도 지난 8월 11.7%(전년 동기 대비), 9월 9.3%에서 10월엔 -15.9%로 급락했다.

올해 들어 강한 회복세를 보였던 설비투자 회복 강도 역시 4분기 들어 ‘약화 추세’로 돌아섰다.

설비투자지수 증가율은 8월 12.4%(전년 동기대비), 9월 24.9%에서 10월엔 -3.4%로 전환돼 크게

부진해진 모습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액과 자본재수입액 증가율도 상승

추세가 약화되고 있다”며 “건설투자 역시 민간과 공공 모두 경기 침체국면 진입이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10월 건설투자(기성)액 증가율은 3.5%(전년 동기 대비)로 8월(13.9%), 9월(23.9%)에 비해 급락했다.

민간 건설 부문이 8월 24.9%, 9월 34.8%, 10월 9.7%로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공공건설부문 증가율은 10월에

-8.3%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특히 건설경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액 증가율이 9월 1.0%(전년 동기대비)에서

10월 -45.7%로 대폭 떨어져 향후 건설경기 급랭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10월에 공공건설수주 증가율은 -70.0%, 민간건설수주 증가율도 -38.8%를 기록했다.

수출의 경우, 비록 총수출은 탄탄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수출 경기 호조가 아직 일부 품목에 집중되는

경향이고 수출물량보다는 수출단가 상승에 의존하는 측면도 크다는 점이 불안 요인이라고 연구원은 진단했다.

주 실장은 “경기회복이 아직은 일부 산업에 국한된 현상인데다 건설투자가 침체국면 진입을 예고하고 있고,

설비투자도 여전히 일부 업종에 국한돼 투자의 성장 견인력이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연구원은 경기 하강을 초래할 3대 리스크 요인으로 △소비 위축 △3고(고금리, 고유가, 원화가치 강세) 현상

△건설투자 침체를 지목했다.

소비의 경우 일련의 가계부채 구조조정(억제) 대책과 기준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가계의 이자상환부담이

늘고 구매력이 하락해 소비를 크게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가계부채가 소비를 진작하는 효과도 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소비를 제약하는 효과가 소비 진작

효과를 압도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또 3고 현상이 현실화하면 경제 기초체력이 취약하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치명적 위협으로

작용하면서 경제성장을 제약하고 경기회복을 중단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부동산 경기 냉각과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급감으로 건설경기가 급속 하강하면서 내년 건설투자가

침체국면에 진입하고, 이에 따라 경제성장률 잠식과 고용창출력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이런 3대 리스크 요인이 현실화되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국내 경기는 회복국면을 지나 내년 상반기 중

확장국면에 근접할 가능성이 높지만 내년 성장률은 상반기 3% 안팎, 하반기 2%대 중후반에 이르는

‘상고하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 실장은 “이번 경기 상승기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돼 내년 상반기에 정점을 찍은 뒤 약 1년의 짧은 경기

상승 기간을 끝내고 내년 하반기부터는 하강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