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자청화 장생문 병 白磁靑華長生文甁 높이 35cm :
2006년9월28일 서울옥션 제103회 미술품경매 No.169번 유찰
흰 백토에 청색이 약간 도는 유약을 쓴 백자로 큼지막한 구연부와 수직으로 쭉 뻗은 병목 이 늘씬하면서도
듬직한 느낌을 준다.
그 위에 병 중심이 아래로 조금 내려와 있어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게 해준다.
밖으로 살짝 말린 구연부의 입술은 액센트이다.
병목이 끝나는 부분부터 문양이 시작되는데 색다르다.
뭉게구름이 둥실 떠 있는 허공을 배경으로 한편에는 험준한 산수문양이 그려져 있다.
다른 한편에는 구름에 몸을 반쯤 가린 용인데 산수문과 용문이 나란히 등장하는 문양의 사례는 분원 도자기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색적이게도 산수와 용이 함께 그려졌지만 메인 문양은 어디까지나 장생문(長生文)이다.
장생문은 십장생의 여러 요소가 함께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약간 들쭉날쭉한 십장생이라고 해도 결코 용이 십장생의 하나로 꼽히지는 않는다.
혹시 여기에 보이지 않는 해와 달을 용으로 상징한 것인지 모르겠다.
그 외에 장생문 도안은 모두 쌍으로 그려 넣었다. 이 역시 특징이다.
구름 사이를 나는 듯이 그린 학은 아래위로 쌍을 이루고 있다.
또 괴석 위에 그려진 영지 곁에서 노니는 사슴 역시 암수 한 쌍이다.
영지도 하나만 그린 것이 아니다. 조금 떨어져서 또 하나를 그렸다.
그리고 물 위를 걷는 거북도 한 쌍이며 그 곁에 서있는 소나무도 두 그루이다.
병과 같이 좁은 화면에 쌍으로 된 장생문을 그려 넣은 일은 일반적인 장생문 도자기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문양 구성이다. 그만큼 정성과 기교를 담은 병이라 할 수 있다.
장생문이 끝난 곳에는 약간의 여백을 두고 그리 높지 않은 굽에 두 줄의 청화 띠를 둘렀다.
청화의 색은 밝으면서도 그윽하다.
색과 형태 그리고 도안 등에 보이는 균형 잡힌 미감은 이 병이 19세기 광주 분원의 전성기에 제작된 것임을
의심 없이 말해준다. - 스마트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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