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국 차문화는 여러 가지의 무거운 짐에 눌려서 차의 본질과는 멀어지고 있는 듯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첫째는 학설이나 추구하는 이론없이 감정적 세력 다툼처럼 보이는 주장과 힘에 의하여 200여개도 넘는
유파로 분파되어 난립하는 단체들이 만들어내는 부정적인 현상을 들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각각의 차단체들이 마치 권력기구처럼 조직을 확대하여 화려한 모임을 벌여서 세력을
과시하는 모습입니다.
모임에 참석하기위해 수백만원 짜리 예복을 사입고, 고급으로 알려진 차 도구며 치장을해서 모임을
반복하는 것은 자칫 낭비와 허영심을 부추기는 사회악으로 비난받게 될까 우려할 정도입니다.
정녕 조심해야 될 일입니다.
세번째는 한국에서 차 마시는 사람과 그 단체들이 중국, 일본의 차 관련 상품시장으로 변하고 있는 점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특정 차 제품에 대한 수요 폭증은 맹목적인 함몰이라 할만큼 엄청난 양을
수입해 들이고 있습니다.
타이완, 중국의 차 제조업체 책임자나 차 전문가들조차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수입량은 증가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측 수입업자의 농간 때문이라는 말도 있고, 실제로 타이완이나 중국에는 존재할 수도
없는 몇십년 또는 몇백 년이나 된 차라며 비싼 가격으로 사들여 마셔대는 이들이 더러 있는 것 같습니다.
그분들이 과연 차를 얼마나 아시는 분들인지, 차가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알고나 그러는지 안타깝지요.
그러는 중에 어느덧 일본과 중국차 산업 정책 방향이 한국을 공략 하기위한 오랜 준비를 끝내고 서서히
한국 차 시장을 점령해 들어오고 있습니다.
수질오염 등의 문제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차의 수입은 엄청난 액수로 증가될 것 입니다.
한국의 차인들이 중국과 일본의 차상품 선전 부대가 되고 있다는 얘기지요.
차는 복합문화 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차 한가지를 들여오면 자연히 몇 가지의 상품을 필연적으로
들여오게 됩니다.
차 도구 들이지요.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각 도구들의 이름과 그것들을 사용하는데 따라오는 예절과 역사성까지 무섭게 파고들지요.
심하면 일본, 중국인의 정서까지 닮아버릴수도 있습니다. 구체적인 예가 있지요.
행다(行茶), 행다법(行茶法), 다도(茶道), 차회(茶會), 선다일미(禪茶一味)등의 말들입니다.
다도(茶道)란 일본인들이 차마시는 일을 삶의 미학에 대한 하나의 종교로 만든 의식입니다.
따라서 다도는 일본인에게 모습을 바꾸고 새롭게 등장한 도교 철학이라 말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다도, 다도 하면서 흉내내기에 넋을 팔고 있습니다.
행다, 행다법이라는 말도 다도를 치르는 부속 언어일 뿐입니다.
선다일미는 원래 송나라의 원오 (圓悟·1063~1135) 스님이 제자에게 내려준 것으로써 송대 사상의
흐름을 주도한 것이지요.
이것이 12세기초 일본에 전해져서 일본 다도의 상징이 된것 인데, 일제 때 일본 승려와 일본인들에
의하여 한국에 들어온 이후 마치 한국 차문화의 근간처럼 여겨지고 있지요.
차회라는 말은 중국 차문화의 핵심 언어입니다.
그렇게보면 한국의 천년 넘는 차문화 역사에도 불구하고 한국차를 상징하는 말, 철학과 사상을 담을
구체적인 말이 없는게 현실입니다.
입만 열면 민족이니 역사 전통을 떠들면서 정작 드러내보일 수 있는 뭣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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