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화역상감모란당초문 장구 靑磁 鐵畵逆象嵌牧丹唐草文 長鼓 13세기 길이 60cm :
이 역시 이형(異形) 청자입니다. 청자로 만든 장구입니다.
장구를 사용한 역사는 오래돼 신라, 고구려에 자료가 보입니다.
또 고려에는 송에서 전해졌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에고 도자기로 만들었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이는 고려뿐 아니라 조선도 그렇고 중국도 그렇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철채(鐵彩) 청자장구의 존재에는 세계적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철채는 진사채보다는 흔한 재료입니다. 철분이 뭉쳐있는 적철석 같은 것을 빻아서 안료로 쓴 것입니다.
청자는 철분이 섞인 점토로 만듭니다.
가마속에서 산소가 없는 가운데 연소되면(이를 환원연소라고 합니다) 철분 성분이 변해 푸른색을 띠게 됩니다.
그런데 철분 양이 너무 많으면 구워놓아도 누르스름합니다.
어느 시기 청자 도공은 이런 사태에 직면했던 듯합니다.
그래서 이를 커버하기 위해 문양을 넣었습니다. 문양은 철분 갈은 것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이렇게 구은 청자는 누르스름한 바탕에 새까만 그림이 선명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이것이 철화(鐵畵)입니다. 일본에서는 철회(鐵繪)라고 합니다.
또 골동상인들은 그림이 들어있는 고려자기라면서 회고려(繪高麗)라는 업계말을 쓰기도 합니다.
아무튼 이 장구는 철채를 사용해 문양 효과를 극대화시켰습니다.
철채를 온통 바른 뒤에 바탕 부분을 긁어냈습니다.
역상감 기법입니다.
남겨진 내부는 선으로 긁어 모란꽃을 선명하게 했습니다.
이 모란꽃은 당초 문양에 이끌려 빙빙 반복되고 있습니다.
물론 홀쭉한 허리부분에는 연판문을 둘렀습니다. 그 아래는 추상적인 나뭇잎을 반복했습니다.
흑백이 교차된 이 철채장구가 실제 사용됐을지 여부는 의문이 있습니다.
하지만 경질 자기가 내는 맑고 높은 쇳소리를 연상하면 실제 특수한 연주용으로 쓰였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장구 역시 보통의 청자 마찬가지로 부장품입니다.
그런 연유로 완전한 형태로 남아 있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몇몇 케이스만 알려져 있습니다.
드물게 상감청자시대에 만들어진 것도 있기는 해 호림미술관에 한 점이 소장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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