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이야기

찻사발 선택시 고려사항

썬필이 2019. 9. 11. 12:34

찻사발 선택시 고려사항

태토와 유약의 중요성

태토는 유약과 함께 찻그릇의 아름다움을 결정 짖는 가장 중요한 재료이다.

어떤 공예품이나 재료의 선택은 무엇보다 어렵다.

찻사발을 만드는 흙은 입자가 거친것과 고운 것 크게 두가지로 대별괸다.

좋은 찻사발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 흙의 성질의 거슬리지 않고 특성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거친 흙으로는 질박하고 손맛이 나는 그릇을 만들어야 제 맛이 나고,압자가 고은 흙으로는 섬세하고 정교한

느낌의 그릇을 만들어야 한다.

흙의 본성을 떠나 인위적인 방법으로 찻사발을 빚는다면 좋은 그릇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다.

거친 흙으로 만들어진 찻사발은 순박한 느낌이 든다.

입자가 크기에 통기성이 좋고 열전도율이 떨어져 잡기에 편하다.

또한 더운물을 담으면 원적외선 방사량이 많아지고 이것은 차 맛을 좋게 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반면 고운 흙은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청자나 백자 흙 같은 조밀질 흙은 통기성이 떨어지고 열전도율이 높아 더운물을 부으면 뜨거워서

잡기가 불편하다. 찻사발은 좋은 태토의 살결에 좋은 유약의 옷을 입어야 한다.

속살과 같은 태토는 흙의 본성을 잘 나타내야 하고, 옷이라고 하는 유약은 맑고 선명하게 잘

녹는 것이여야 한다.

찻사발이 속되지 않고 깊이 있는 질감으로 다가오는 것은 이것들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찻사발의 조형의 중요성

찻사발의 조형미는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기능이나 색상이 좋다고 해도 조형적 아름다움이 없으면 좋은 찻사발로 사랑받기는 어렵다.

흔히 찻사발은 무심으로 물레성형을 해야하고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한다.

차인들은 인위적인 아름다움보다 무의자연의 미(美)를 더 좋아한다.

그렇다면 그 무의는 어디에서 오고 자연스러움은 어떤 것인가

찻사발에서 무심이란, 숙련된 사기장(도예가)이 기교를 떠난 상태에서 의도되지 않고 안정된 심리적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무심의 세계에서 손끝이 가는데로 만들어지는 것이  무위자선이다.

이렇게 인위적인 느낌이 없이 탈속한 아름다움을 우리는 무위자연의 미라고 한다.

이것은 모든 형식에서 벗어난 미로써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도예가들이 찻사발을 말할때 일부이기는 하나 찻사발의 약속사항이라며 물레선은 이렇고, 고임터는 저렇고,

굽은 이래야 한다면 모든 찻사발의 공통점인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일본의 차인들이 정해놓은 정호찻사발의 조건이다. 모든 찻사발에 적용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김해다완이나 오기다완에  대나무 마디굽을 하고, 매화피를 형성하고,물레선이 있게 한다면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정호다완에서 약속사항을 무시하라는 애기는 아니다.

그것도 좋지만 우리는 그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그를 바탕으로 우리것을 만들어야 하고 쓰임과 볼거리를 줄 수

있는 현대의 찻사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이제는 우리도 미적기준이 정리되어 있다고 본다.

차와 차도구행사도 많고 전국적인 다구공모전도 많다.

이것들이 차도구 문화를 발전시키고 있기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찻사발의 미적요건

"도자기의 꽃은 다완(茶婉)이고, 다완의 왕좌는 이도(井戶)이다.

"라고 일본의 미학자 야나가 무네요시(柳宗悅, 1889-1961)는 말했다.

찻사발은 도자기의 결정이다.그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수준급의 도자기를 완성할 수 있는

실력이 있어야 한다.

그 능력 위에서 찻사발을 만들어야 될 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찻사발이 만들기 어려운 것은 쉽게 말하면 단순하기 때문이다.

특별히 기교를 부릴 수가 없다.하지만 거기에 격(格)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밥사발이나 국그릇처럼 일반적인

생활용기일 뿐이다.

찻사발은 첫째, 조형적 아름다움이 있어야 한다.

형태미는 우리가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시각적 아름다움이다.

기능이나 색상,모든것을 다 갖추었다 해도 조형미가 없다면 좋은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찻사발은 두손으로 잡았을 때 잡히는 느낌이 좋고 안정감이 있어야 하며 크기도 알맞아야 한다.

몸통과 굽은 그 비례가 맞아야 하고 균형이 잡혀 조화로워야 한다.

굽이 너무 높으면 손으로 잡기는 좋지만 보기에 훙하고 낮으면

잡기가 불편하다.

또 사발의 두께도 알맞은 것이 좋다.두께는 무게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둘째, 실용성이 있어야 한다. 사기장에 의해 만들어진 찻그릇을 잘 쓰는 이가 차인이라 하지만,

찻사발은 먼저 기능에 맞게 태어나야 한다.

차를 내기위해 격불을 할 때나 마실 때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찻사발은 크기에 비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도 안되고 뜨거워서 잡기가 어려워도 문제가 있다.

조형미가 아무리 있다고 해도 그 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찻그릇으로는 쓸 수가 없다.

셋째,자화상태(유약이 녹은 정도)가 좋아야 한다.

찻사발은 태토와 유약이 불에 잘 익어야 한다.표면의 질감은 좋은 찻그릇을 결정짖는

기준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유약을 고루 입혔다 해도 그것이 잘 녹아있지 않으면 여자가 화장을 잘 못한 격이 된다.

녹약이 덜 녹아 있다던가 너무 지나쳐 유약이 날아간 상태도 좋은 다기라고 말 할 수 없다.

넷째, 색상이 맑고 아름다워야 한다.

색상은 불의 조화에 의해 흙의 본성을 나타내게 되는데,말차의 유화(乳花:말차의 거품이 꽃처럼 피어 있는것)가

돋보일  수 있어야 좋다.

형태나 자화상태등 모든것이 다 좋다고 해도 색상이 아름답지 못하면 찻사발의 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그것은 형태와 함께 먼저 느끼게 되는 미적 감정이기 때문이다.

형태에 따른 분류

형태별 29종은 지금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형태의 9종과 잘 모르는 20종이 있다.

기본적인 정호형(井戶形)을 비롯해 이라보 형태의 완형(婉形), 입이 넓고 얕은 평형(平形), 입이 뒤로 젖혀진

단발형(端反形), 통처럼 생긴 통형(筒形),반통현(半筒形) 오기형(吳器形),웅천형(熊天形),천목형(天目形)까지

9종은 우리가 많이 보는 것들이고, 나머지 철발형(鉢子形), 삼형(杉形), 편립형(編笠形), 왜형(歪形),

동체형(胴締形), 필세형(筆洗形), 표형(俵形), 주빈형(洲濱形), 발자형(鉢子形),

도형(桃形), 답형(畓形) 20여종은 우리나라에서는 잘 볼 수 없는 것들이다.

찻사발은 실용성과 예술성이 공존해야 하는 공예품이다.

일반 생활용품과는 달리 쓰임에 편리함과 쓰면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이 있어야 한다.

이것을 쓰는 이들은 차별화된 미의식으로 기물을 선택하고 생활 속에서도 멋을 즐기는 차인들이기 때문이다.

차인들에 있어 찻사발은 존재의 철학을 일깨워주고 자신을 의지하는 친구 같은 것일수도 있다.

다완의 굽

굽은 사발을 받치는 부분으로 전체적인 사발의 균형미가 함축되어 있는 곳이다.

어느 도예가는 "찻사발에서 굽이 차지하는 비율이 50% ~60%나 된다."고 말했다.

굽은 사람의 신체를 말하면 다리이다.

그것이 허약하거나 균형이 잡혀 있지 않으면 찻사발 전체가 안정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균형미도 없어진다.

이처럼 굽은 그 높이와 모양새, 깍는 각도에 따라 그릇 전체가 다소곳해 보이기도 하고 안정적이지

못하기도 하며 기픔이 당당해 보이기도 한다. 

굽의 크기는 몸통과 비례가 맞아야 하고 균형이 잡혀 조화로워야 한다.

굽이 너무 높으면 손으로 잡기는 좋지만 보기에 흉하고, 낮으면 두 손으로 잡기에 불편하다.

요즘 신진 도예가들이 자기 개성을 살려 다양한 형태로 굽을 깍고 있다.

그 중에서 창의성이 돋보이고 신선한 느낌이 들어 좋은 것들이 있다.

굽의 종류 : 대나무 마디굽,통굽,버팀 굽,옥은 굽,음팡 굽,막 굽,속 굽, 자름 굽,네모 굽, 나눔 굽,패인 굽 등이

있으며 손으로 만들어 붙인 붙임 굽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