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이야기

차의 종류와 분류 기준

썬필이 2017. 10. 6. 21:01

차를 즐기지는 않는다 해도 대부분의 사람은 일상에서 녹차, 우롱차, 홍차, 보이차 등을 흔히 접한다.

백차, 황차는 조금 낯설 수도 있다.

이 가운데 우롱차는 정확히 말하면 청차에 속하는 여러 차의 이름 중 하나인데,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다보니 청차란 이름 대신 우롱차라 불리고 있다.

보이차도 흑차에 속하는 여러 차 중 하나인데 워낙 유명한 까닭에 흑차를 대신해서 쓰인다.

- 가공 방법의 차이

차를 녹차, 황차, 청차(우롱차), 백차, 홍차, 흑차(보이차) 이렇게 여섯 종류로 나누는 것은 중국에서 시작된

고전적인 분류법이다.

이 여섯 가지 차는 기본적으로 카멜리아 시넨시스(Camellia Sinensis)라는 종명을 가진 차나무의

싹과 잎으로 만들어진다.

녹차나무가 따로 있고, 홍차나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영국인을 비롯한 유럽인들은 차를 마시기 시작한 지 거의 200년이 지난 1850년경까지 녹차용 차나무와

홍차용 차나무가 따로 있는 줄로 오해했다.

단일 종의 차나무 잎으로 만드는데 어떻게 여섯 종류의 다른 차가 만들어질까? 그것은 (생)찻잎을 완성된

찻잎으로 변화시키는 가공 과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한 그루의 차나무에서 채엽한 잎을 가공 방법만 달리해서 여섯 종류로 만들 수 있다.

즉 찻잎의 어느 부분을 채엽하는가, 언제 채엽하는가, 살청을 하는가, 위조(萎凋, 시들리기) 과정이 있는가,

있다면 어떻게 하며 얼마나 길게 하는가,

유념은 어떻게 하는가, 산화 과정은 있는가, 있다면 얼마나 지속하는가 등의 가공법 차이가 녹차, 백차,

황차,우롱차, 홍차, 흑차 등 다른 모습을 빚어내는 것이다.

-  차나무 품종들  

이런 설명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며, 카멜리아 시넨시스[시넨시스(sinensis)는 라틴어로 중국을

뜻한다]라는 차나무에는 세 가지 주요 품종이 있다.

카멜리아 시넨시스 시넨시스(Camellia sinensis var. sinensis, 중국 소엽종)
카멜리아 시넨시스 아사미카(Camellia sinensis var. assamica, 아삼 대엽종)
카멜리아 시넨시스 캄보디에니스(Camellia sinensis var. cambodiensis)

이들의 특징을 보면 중국 소엽종은 자연 상태에서 5~6미터까지 자라고, 찻잎 크기는 5센티미터쯤 되며,

관목 형태로 작은 줄기가 덤불져 있다.

우리나라 보성이나 하동에서 볼 수 있는 차나무는 거의 모두 소엽종이다.

아삼 대엽종은 자연 상태에서 10~15미터쯤 자라고, 찻잎도 크게는 20센티미터에 이르는 굵은

기둥의 교목이다.

캄보디에니스 종은 주로 교배종을 만들기 위해 사용되며 교목으로 약 5미터까지 자란다.

이러한 분류는 아주 기본적인 것이며, 현재는 이들 품종 사이의 자연 교배로 발생한 품종과 인공 교배를

통한 품종 개량의 결과로 여기에 속하지 않는 많은 새로운 품종이 존재한다.

이렇듯 차나무의 키는 크게 자라지만 우리가 차밭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은 어른 허리께쯤 된다.

이것은 찻잎 따기를 수월하게 하고 찻잎의 수확량 증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전지(pruning)해서 더 이상 키가

자라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찻잎 크기 또한 만들고자 하는 차의 종류 및 성질에 따라 채엽 시기가 다르며 일반적으로 최대치보다는

훨씬 작은 상태에서 채엽된다.

이따금 텔레비전에서 중국 윈난(雲南) 성 등지에서 찻잎을 따는 모습을 방영할 때면 감나무처럼 키가

아주 큰 차나무에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것은 전지를 하지 않고 야생 상태에서 자란 차나무다. 하동에도 수령이 약 1000년으로 추정되는

차나무가 있는데, 그 키는 4미터가 넘는다.

< 아삼종 차나무로 이뤄진 아삼의 다원 >

 

< 묘목장에서 재배하는 차나무들 >

위에서 동일한 차나무의 찻잎으로 여섯 종류의 차를 만들 수 있다고 했지만 좀더 깊이 들어가면 각 종류의

차에 더 적합한 품종이 있다.

예를 들면 대엽종인 아삼종으로도 홍차와 녹차를 만들 수 있고, 소엽종인 중국종으로도 홍차와 녹차를

만들 수 있지만, 아삼종으로는 홍차를, 중국종으로는 녹차를 만들었을 때 맛과 향이 더 뛰어나다.

이것은 아주 일반론적인 이야기일 뿐 현재는 아삼종과 중국종의 교배종을 포함한 수많은 품종이 있다.

즉 위의 세 품종을 기본으로 자연적으로 발생한 수많은 하위 품종(subvarity)과 이 셋을 교배하여

인위적으로 만든 수많은 개발된 품종(cultivar)이 있다.

컬티바라는 용어는 개발된 품종(cultivated variety)의 축약으로, 교배나 돌연변이로 나타난 품종 중에서

품질이 뛰어나 대량 재배용으로 선택된 것을 말한다.

백차를 만들 때 사용되는 싹이 큰 대백종이나, 다양한맛과 향을 품고 있는 우롱차의 품종이 모두 카멜리아

시넨시스라는 차나무의 하위 품종이거나 개발된 품종들이다.

다르질링이나 아삼과 같은 홍차 산지에서는 지금도 매해 교배를 통해 수많은 품종이 만들어져 새로운 맛과

향의 홍차가 소개되고 있다.

이렇게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컬티바 가운데 우수한 맛과 향을 지닌 것은 이와 똑같은 품종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 씨앗이 아닌 꺾꽂이를 통해 묘목장에서 대량으로 재배하며,

이들을 복제종(clonal varieties)이라 한다.

이처럼 6대 다류의 차이는 가공 과정에서 생기는 것이지만, 각 종류의 차에 적합한 차나무 품종으로 가공할 때

저마다의 특징 및 차이가 뚜렷해진다.

- 산화

각각 다른 가공법이 적용된 이 여섯 종류의 완성된 차에 보이는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산화(oxidation) 정도에 있다.

물론 찻잎의 크기나 모양, 색상, 형태 등 외관상으로도 구분이 되지만 본질적인 차이는 여섯 종류 차의 산화

정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즉 비산화차인 녹차를 시작으로 백차, 황차 그리고 부분산화차[혹은 반(半) 산화차]인 청차 순으로 산화도가

높아져 완전 산화차인 홍차에 이른다.

산화라는 용어가 낯설게 들릴 수 있다. 흔히 발효라는 용어를 쓰지만 엄밀히 말하면 발효가 아닌 산화가 맞다.

포도나 포도즙에 미생물이 개입해 화학적 변화를 통해 포도주로 변하는 것이 발효이며, 산화는

산화효소(oxidase)가 산소와 접촉해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사과를 깎아놓았을 때 갈색으로 변하는 것이 바로 산화다.

찻잎에 들어 있는 산화효소가 일정한 작용에 의해 산소에 노출됨으로써 역시 찻잎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을

산화시키는 것이다.

이 과정을 거친 결과 차가 만들어지고, 산화되는 방법과 정도에 따라 분류가 이뤄진다.

다만 보이차는 예외로, 현재까지는 이 차만 발효 과정을 밟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좀 익숙하지 않더라도 발효 대신 산화를 공식 용어로 쓰려 한다.

-  6대 다류의 명칭  

이렇게 좀더 적합한 품종으로 다양한 가공 방법을 적용해 만들어진 여섯 종류의 차에 녹차, 백차, 황차, 청차,

홍차,흑차 등으로 이름붙인 것은 우려진 차의 수색(水色)에 따랐다는 것이 일반론이다.

홍차는 만들어지는(찻잎이 산화되는) 과정에서 찻잎의 색상이 붉게 변한다고 하여 홍차라고 했다는 설도

있는데,유럽인은 이 홍차 잎이 검다고 블랙티(black tea)로 명명한 것을 보면, 같은 찻잎을 중국인은 붉게 본

반면 유럽인은 검게 본 것이다.

정리하면 차의 6대 분류는 ‘채엽한 신선한 찻잎을 각기 다른 가공법으로 완성시킨 차’를 구분하는 방법이며,

명칭은 우려진 차의 수색에 의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 홍차 수업 문기영 | cp명글항아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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