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정리 & 오답 지우기(feat. 2022년은 종목장세?)
생각 정리: 순환 vs. 추세 구분부터 시작. 지금은 무엇이 핵심인가?
오답 정리: 성장률둔화 → 종목장세의 시작? 내년 오히려 대형주에 기회 있을 수도
2012~2015년과 다른 이유: ‘수요 급감’ 가능성 낮고, 기업실적 ‘부실’ 위험 적다는 것
생각 정리(2022년을 앞두고...): 순환 vs. 추세
시장 변수 판단: 기준 세우기(순 환 vs. 추세)
내년을 앞둔 투자자들의 고민과 생각을 요약하면 이렇다. “시장이 너무 어렵다”,
“내년은 종목장(지수는 정체)이 아닐까” 이다.
다양한 변수가 누적되다 보니 정작 어떤 변수가 진짜 영향을 주고 있는지 알기 어렵고, 개별(테마) 종목의
변동성은 되려 커지니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한 마디로 ‘돈 벌기 어려운 시장’이다. 지금은 판단의 기준을 세우는 것이 필요한 시기다.
우리는 때로 시장을 너무 복잡 하게 해석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습관적으로 매일 매일의 주가 등락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경향이다.
그 날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 을 거라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현실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례 적인 사건 혹은 이벤트가 아니라면 오히려 대부분의 등락의 이유들은 소음일 경우 가 많다.
하루는 인플레이션, 테이퍼링 우려가 완화돼서 상승하고, 다음 날은 그 우려가 커져서 하락했다는 것이
본질적인 이유가 아니듯이 말이다. 현상에 대한 이유와 원인을 찾다 보면 해석에 급급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변 수의 기준을 세워놓고 여기에 부합하는 지를 판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물론 그 기준은 명확해야 한다. 필자가 보는 방식(기준)은 이렇다.
시장 설명 변수가 순환적(ex. 경기, 물가) 변수 인가 추세적(구조적) 변수인가를 판단하고,
1) 구조적 변수가 시장 상승을 이끌고 있다면 순환적 변수는 핵심 변수라기 보다는 모멘텀 & 타이밍의
변수로 인식한다. 반면 2) 추세가 없는 순환적인 변수만 남아있는 시장이라면 순환적인 변수 그 자 체가 가장
중요한 시장 판단의 기준일 수 밖에 없다.
전자의 경우라면 경기 변수 로 인한 주가 조정이 결국 저가 매수의 타이밍이지만,
후자의 경우는 정대반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지금 우리 시장은 어디에 가까운가?
작년은 기술혁신, 올해 & 내년은 경기 변수가 시장 설명할까? 추세 변수는 바뀌지 않을 것
아래의 그림은 순환과 추세 변수를 도식화한 것이다. 구조적 변수로 인한 강세장 은 좌측 그림을 뜻하고,
순환적 변수가 핵심인 박스권은 오른쪽 그림에 해당된다.
만약 향후 박스권의 장기화를 걱정한다면 지금의 구조적 변수는 약해지고 순환적 변수가 강해지는
시장으로 바뀌어야 한다. 작년은 기술혁신과 같은 구조적 변수가 핵심이었고, 내년은 성장률 둔화와 같은
순환적 변수가 작동하는 시기일까?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여전히 구조적인 변수가 지금 시장의 추세 변수이며, 그 추세가 시장 레벨 업의 원인이라 판단한다.
추세의 종료를 말하기도 이른 시점 이다. 기술의 성숙기(ex. 공급과잉)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순환적인 변수로 인 한 기복은 있을 수 있지만 그 것이 약세장 혹은 박스권의 징후로도 보지 않는다.
무엇이 달라졌나? 1) 경기변수의 설명력 약화
이유는 이렇다. 미국이나 한국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통적 변수인 경기(특 히 제조업)
설명력이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COVID–19이후 미국 GDP 내 제조 업 비중은 10.9%로 비제조업 27.8%에 비해 1/3 수준으로 더 위축되고
있으며, 한국 역시 GDP 내 제조업(27.1%)과 비제조업(26.5%) 비중도 역전을 눈 앞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다(2020년 기준).
2) 신산업의 공급과잉을 걱정할 단계도 아님
산업의 성숙도 관점에서도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같은 비제 조업 부문의 정점을
말하기도 이른 시기다. 과거 자동차, PC 산업이 태동했을 때 침투율 기준 60~70%가 산업의 정점 있었던 것을
본다면 지금 새로운 산업으로 분류되는 전기차(EV), 메타버스 등의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이다.
3) 신산업의 성장과정에서 변동성 에 적응하는 것이 필요 1) 1단계: 주가 동조화 2) 2단계: 주가 차별
그 과정에서 인지해야 할 것은 해당산업에서의 주가 쏠림과 차별화가 강도 높게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변동성 이야기다.
새로운 산업이 성장할 때는 두 가지 단계를 거치는 속성 때문이다.
1) 산업 초기에 는 투자자들에게 ‘대중화’에 대한 동의가 이뤄지면서 강렬한 주가 상승이 진행되고
관련기업들의 주가 동조화가 강해지지만, 2) 산업의 침투가 진행될수록 승자와 패 자를 구분하기 시작한다.
경험적으로는 침투율 10% 이전 국면이 주가 동조화 패 턴이 강하고, 10% 이후부터는 차별화가 심화되는
경향이 많다(Shakeout). 경쟁 때문이다.
과거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디바이스가 교체되는 과정이 대표적이다.
침투율 10%부터 스마트폰 업체별 주가 차별화가 심화됐고 승자는 애플과 삼성, 패자는
노키아였던 경험 말이다.
경험적으로 침투율 10% 전후가 분기점
당장 침투율 10%에 근접해 가고 있는 전기차 시장의 향후 모습도 이와 유사할 것 이라 생각한다.
이미 올해 이들 업체의 주가가 작년의 동조화 흐름에서 올해는 차 별화의 모습을 보인 것도 같은
이유라 생각한다. 글로벌 전기차 관련 시장(ex. 배 터리 포함)에서 승자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필요한 이유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가장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메타버스, NFT, AR/VR과 같은 산업과 테마는 아직은 좀 더
구체적인 윤곽이 필요하다.
결국 누가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의 기준이 필요하고 그래야 새로운 표준이 생겨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경쟁의 본격화보다는 대중화의 동의를 테스트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관련 기업들 의 주가는 높은 변동성 속
동조화가 연장될 가능성을 높게 본다.
오답 지우기: 성장률 둔화 -> 종목장세의 시작?(2012년~2015년 장기 박스권의 트라우마)
성장률의 둔화는 종목장세의 시작 을 의미할까?
내년을 보는 투자자들의 또 다른 관점은 ‘종목장세의 장기화 가능성’이다.
여기에 2010년 중반 장기간 진행됐던 기억을 떠올리는 경우도 많다. 2012년~2015년이 대표적이다.
지수는 박스권을 지속하지만 특정한 테마 중심으로 쏠림이 진행됐던 시기이기도 하다.
성장의 부재가 당시 시장의 키워드였다. 내년은 그 때와 유사할 까? 당시의 종목장세 원인을 살펴보자
사건의 발단은 ‘중국’. 수요의 급감
사건(?)의 발단은 금융위기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글로벌 경기에 이상징후 가 생기면서부터다.
그 중심에는 중국이 있었다.
연간 10% 수준의 GDP 성장률을 보이던 중국 경제가 2012년 이후 8%대로 내려왔고, 이는 곧 예전과 같은
고성장 의 시대가 어려워졌음을 시사했다.
수요가 둔화되니 제조업의 가동률은 크게 둔화 됐고 이는 곧 산업의 공급과잉으로 연결됐다.
미국도 사정은 녹록치 않았다.
미국은 디레버리징으로 소비여력 위축
금융위기 이후 민간부문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은 예전과 같은 왕성한 소비 시 장의 역할을 못했다.
Top – Down 관점에서 보면 2012년 이후 ‘수요’의 둔화가 성 장 둔화의 핵심인 셈이다.
Bottom – up 에서는 경기민감주 의 실적 훼손 & 부실의 연쇄작용
Bottom – up 측면에서는 ‘대형주’의 실적 수난 시대라 표현할 만한다.
표면적으로 KOSPI 순이익은 완만한 정체를 보인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삼성전자 실적이 나홀로 버텼던
시기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호조로 인한 삼성전자의 실적 선전을 제외하면 중국 경기와 연관된 산업(ex. 시크리컬 산업)은
2011년 말 대비 평균 40~50% 가량 실적이 하향 조정됐기 때문이다.
2015년 전후 필수소비재 섹터의 선전을 ‘합리적인 소비’라는 테마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안정적인
실적 이라는 안전판이 주가 프리미엄 요인이었다.
즉 당시의 종목장세의 본질적 이유는 안정성 있는 혹은 성장하는 대형주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현재는? 수요 급감 없고..
현재는 어떠한가? 전세계적으로 내년 성장률의 둔화는 불가피하지만 2012년 이후 와 같은 급격한 경기둔화,
즉 ‘수요’의 급격한 감소가 예상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고, 소비 부문의 디레버리징이 없었기에 소비여력 의 훼손도 없다.
향후 인플레이션과 숏티지 이슈가 해소된다면 오히려 개선의 여 지가 많다는 것이 우리의 시각이기도 하다.
수출 증가율 둔화에도 절대 수출 레벨 이 한 단계 레벨 업 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본다.
기업실적의 훼손이 없다는것이 가 장 큰 차이
Bottom -up 측면에서 지금이 2012~2015년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실적 훼손 기업’이 없다는 점이다.
2012~2015년은 조선업과 건설업의 저가수주를 비롯 경 기민감업종들의 공급과잉으로 기업 실적의 훼손,
부실 이슈가 연이어 발생했다면 (금융산업까지 연동), 지금은 그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인다.
성장률이 둔화될 수 있지만 실적의 레벨 업이 유지될 가능성이 그 만큼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내년 주식시장의 하방 경직성을 높게 보는 이유
내년 시장의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는 않지만 지수의 하방 경직성을 높 게 보는 이유다.
그리고 내년에 인플레이션 등 산적해 있는 매크로 이슈가 개선되 기 시작한다면 실적에 눈높이가 예상보다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밸류에이션에 대한 신뢰가 높은 것은 또 다른 포인트
마지막으로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신뢰성이 높다는 점이다.
2012~2015년과 같 은 기업이익의 급격한 훼손시기에는 실적에 기반한 밸류에이션의 의미가 퇴색되지 만
지금은 다르다. 실적의 큰 폭의 하향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눈 여겨 볼 점은 밸류에이션 레벨이다.
현재 KOSPI 내년 실적 기준 PER은 10.8배 수준이나, 올해 상장된 고밸류에이션 기업, 플랫폼 기업 등을
제외한다면 체감은 이보다 크게 낮다.
내년 중소형 ‘종목장세’의 가능성 보다는 오히려 대형주에서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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