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투자전략

출구전략, 이번엔 선례가 있다(PIIE)

썬필이 2021. 4. 20. 11:10

출구전략, 이번엔 선례가 있다(PIIE) - 메리츠증권 - 2021.04.20

정책경로가 불확실할 때 선례가 있다는 것은 ‘적응’과 ‘학습효과’라는 측면에서 큰 힘을 지닌다. 

이번 통화정책의 출구전략 또한 마찬가지이다. 

2013년 처음 시행한 양적완화라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으로부터의 출구전략은 그 선례가 없어 민간은 연준의 

정책경로를 예상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연준 또한 포워드 가이던스라는 측면에서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국면의 경우 연준은 가이던스를 크게 바꾸지 않고 AIT, 전방위적 고용여건의 개선이라는 

정책 목표를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 이전 시행착오에서 얻은 학습의 결과다. 

뿐만 아니라, “출구전략이 2013~14년의 사례를 따를 것” 이라는 파월 의장 발언에 시장 또한 과거대비 

테이퍼링과 금리인상 경로를 예측하는데 용이해 의견이 점차 수렴되는 분위기다. 

시장은 정보를 선반영하는 경향이 있어 정책이 시장의 기대에 부합한다면 그 영향은 보통 제한적이다. 

이를 확장한다면, 만약 정말 기대하지 못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을 때 연준이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PIIE의 가뇽에 따르면, 원치 않는 인플레이션엔 ‘금리 인상 전 큰 폭(dramatically higher)의 인상 약속’을 

통해 경기침체를 불러오지 않으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의 안정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책에 시장이 적응할 시간을 준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전제한 주장이다. 

이것이 실제로 실현될지는 미지수이나 연준의 출구전략이 2013-14년의 선례를 따를 것이라는 약속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시장이 정책경로를 예상하고 적응할 시간은 충분해 보이며, 정책 불확실성 또한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연준에게 선례가 있다는 것: 가이던스의 정교화

파월의 2013-14년 발언은 향후 정책경로에 대한 기대 형성 유도

연준의 파월 의장은 워싱턴 경제클럽 화상회의에 참석해 ‘테이퍼링은 금리인상을 고려하기 한참 전

(Well before) 실시할 것이며, 2013-14년의 사례를 따를 것’이라 이야기했다. 

이 발언의 의의는 2013년의 사례라는 것을 특정해 시장참여자들의 정책 정상화 경로 예측을 

용이하게 함에 있다. 

민간은 이 발언을 기반으로 

1) 테이퍼링이 시작되더라도 매입규모 축소는 완만하고 긴 시계로 진행될 것이며

(’13.12월부터 ‘14년 10월까지 약 10개월간 진행), 

2) 테이퍼링 이후 충분한 시간을 가진 후 금리인상(’15.12, 약 2년 후 시행)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형성할 수 있게 되었다.

선례가 있다는 것은 통화정책의 기대경로 효과를 높일 수 있어

나아가 이는 정책의 선례가 존재한다는 것이 금융시장 내 정책불확실성 측면에서 큰 힘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상 처음으로 시도하는 양적완화 출구전략에서 2013년 5월 버냉키 전 의장의 ‘향후 몇 번의 회의 후 자산매입 

규모 축소를 논의할 수 있다’라는 발언에 높아졌던 정책 불확실성과는 대비되는 부분이다.

연준의 입장에선 선례를 기반으로 정교한 가이던스의 제공이 가능 → 정책불확실성 감소

포워드 가이던스 부분에서도 연준은 이전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과거 1) 에반스 룰로 대표되는 실업률과 

물가목표의 수치 설정과 삭제, 2) 재량적 가이던스로의 변화 등 빈번한 통화정책 목표 변경이 이루어졌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1) AIT의 도입과 2) 전방위적인 고용여건의 개선 언급 등 초반부터 2015년 방식의 

재량적 가이던스를 미리 채택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책이 시행되는 기간 중 잦은 목표 변경을 방지해 시장 혼란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시장에게 선례가 있다는 것: 기대의 정교화

정책불확실성의 감소는 금융시장 변동성 축소요인 기대에 부합하는 정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선례가 있다는 것은 시장의 입장에선 정보집합의 확장, 정교한 기대의 형성, 그리고 금융시장 가격지표들의

변동성 완화로 이어진다. 기대에 부합하는 정책의 움직임은 비록 그것이 부정적인 영향을 내포하더라도 정책을

실행했을 때의 충격은 제한적이다.

가격지표들이 정책의 영향을 미리 선반영하기 때문이다.

루카스 비판으로 알려진 정책무력성 명제다.

실제 테이퍼링이 발표된 2013년 12월 전후의 주가 흐름과 금리 변동성에서는 2014년 2월 한파로 인한

경기활동 위축(펀더멘탈)에 대한 우려가 관찰되었을 뿐, 통화정책에 대해선 당초 우려만큼 민감하지 않았다.
중요한 점은 정책기조가 변화하더라도 기대를 형성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와 이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 코멘트 중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가 자주 통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료: Refinitiv,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자료: Refinitiv,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선례에서 달라질 수 있는 변수: 인플레이션

2013-14경로와 차이점 재정정책과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파월의 ‘2013년 선례’ 발언으로 금융시장은 이에 맞추어 기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이지만 선례에서는 

학습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막대한 재정정책이 수반되지 않았다. 

오히려 부채한도에 막혀 정부가 셧다운될 위기가 더러 있기도 했다. 

그리고 이 차이는 현재 금융시장 참여자들에게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준은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이 항구적이지 않을 것이라 이야기하며 시장의 의심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지만 

선례가 없는 상황에서 시장은 연준을 100% 신뢰하지는 못하는 듯 하다.

시장이 걱정하는 일이 일어날 경우

만약 시장의 불안대로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면 연준은 어떻게 대처할 수있을까? 

민간경제의 발작(급격한 긴축전환을 통한 실물경제 구축)을 방지한다는 측면에서는 연준은 앞서 언급한 

‘기대를 형성할 충분한 정보의 제공과 적응에 필요한 시간’을 전제할 가능성이 높다.

연준은 돌발상황에도 민간의 ‘기대’형성에 집중할 것

연준에서 부국장을 지낸 피터슨경제연구소(PIIE)의 조세프 가뇽(Joseph E. Gagnon) 또한 같은

맥락의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가뇽은 ‘Inflation fears and the Biden stimulus’에서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을 잡는 최적의 방법은 금리를

올리기 한참 전에 큰 폭으로 올릴 것(dramatically higher)을 약속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동 주장에 대한 기저를 추론하면 큰 폭의 금리가 기대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한참 전이라는

시간은 그 기간 동안 시장이

적응할 시간을 부여한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이러한 의견이 실현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아직 인플레이션이 항구적인 성격을 띠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주장이 제기된다는 점은 그만큼 금융안정에서 중요한 것이 ‘적응’과 ‘기대’임을 방증한다.

이들이 잘 수립된다면 오히려 정책불확실성에 대한 인식은 완화될 것이다.

정책경로를 제시한 상황에서 통화정책보단 다른 변수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

2014년 이후 주식시장을 이끄는 본질은 실적이었다. 

연준의 출구전략이 시장의 기대에 부합해 나간다면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의 경기구축여부나 미-중 갈등 등 

기업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들에 더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