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이야기 267

[최건의 한국 청자의 흐름] 제2기. 입체 조형과 순청자 시대(11세기 전기-12세기 전기)

[최건의 한국 청자의 흐름] 제2기. 입체 조형과 순청자 시대(11세기 전기-12세기 전기) 1) 강진요의 등장과 월주요의 ‘태평무인’ 양식 강진요가 정체되어 있던 초기청자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발전을 하게 된 경위는 앞서 간략하게 설명했다. 그런데 강진요가 고려 왕실의 선택과 지원을 받은 시점이 본격적인 발전 이전인지 아니면 그 이후인지를 규명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이 문제는 당시 소멸한 여타 가마들과 강진요의 차이를 보면 어느 정도 추정이 가능해 진다. 여타 가마들에서 구운 청자는 대부분 소문(素文)으로 조형 발전은 물론 재질과 조형의 개선노력 없이 정체되어 있었다. 월주요 청자의 절정기 양식으로 평가하는 소위 ‘태평무인(太平戊寅, 978년)’ 양식도 나타나지 않는다. 1)아마 이 가마들은 새로운 양..

도자기 이야기 2019.09.15

청자상감 국모란문 과형주자 靑磁象嵌菊牧丹文瓜形注子

청자상감 국모란문 과형주자 靑磁象嵌菊牧丹文瓜形注子 13세기 높이22cm : 청자의 푸른색은 흔히 자연이 만들어내는 색이라 합니다. 청자를 만드는 흙은 강가의 고은 진흙입니다. 여기에는 철분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붉게 보입니다. 이것으로 형태를 빗어 가마에 넣고 구운 게 청자입니다. 하지만 노천에서 그냥 구운 게 아니라 밀폐된 가마 속에서 고온으로 굽습니다. 고온에서 유약은 유리막 코팅으로 바뀝니다. 그리고 용광로처럼 뜨거운 불길은 철의 화학식까지 바꿉니다. (제2산화철을 제1산화철로 바꿉니다) 철의 붉은 색은 여기서 파란 색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겉으로 드러난 것이 청자색입니다. 파란 청자색은 흙 속의 철분 농도, 불의 온도에 정해지므로 사람의 힘과는 무관합니다. 그래서 자연이 만든 색이..

도자기 이야기 2019.09.13

찻사발 선택시 고려사항

찻사발 선택시 고려사항 태토와 유약의 중요성 태토는 유약과 함께 찻그릇의 아름다움을 결정 짖는 가장 중요한 재료이다. 어떤 공예품이나 재료의 선택은 무엇보다 어렵다. 찻사발을 만드는 흙은 입자가 거친것과 고운 것 크게 두가지로 대별괸다. 좋은 찻사발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 흙의 성질의 거슬리지 않고 특성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거친 흙으로는 질박하고 손맛이 나는 그릇을 만들어야 제 맛이 나고,압자가 고은 흙으로는 섬세하고 정교한 느낌의 그릇을 만들어야 한다. 흙의 본성을 떠나 인위적인 방법으로 찻사발을 빚는다면 좋은 그릇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다. 거친 흙으로 만들어진 찻사발은 순박한 느낌이 든다. 입자가 크기에 통기성이 좋고 열전도율이 떨어져 잡기에 편하다. 또한 더운물을 담으면 원적외선 방사량이 많아지..

도자기 이야기 2019.09.11

청자상감 국화문용두화형잔과 받침 일괄 靑磁象嵌 菊花文龍頭花形盞, 盤 一括

청자상감 국화문용두화형잔과 받침 일괄 靑磁象嵌 菊花文龍頭花形盞, 盤 一括 13세기 높이 각 3.7cm 3.6cm 반의 길이 20.4cm : 2014년12월17일 서울옥션 제134회 미술품경매, No.288 5천만원 낙찰 고려청자에는 상감 외에 세계에 자랑한 만한 것이 또 있습니다. 상형(象形)기술입니다. 단순히 그릇만 빗는 솜씨는 아닙니다. 사람은 물론 동물의 형상까지 만들어 구웠습니다. 동물은 종류가 다양합니다. 원앙오리에서 원숭이, 사자, 거북까지. 실제 눈에 보이는 동물만이 아닙니다. 용과 기린과 같은 상상 속 동물도 있습니다. 물론 중국 영향에서 시작됐습니다. 근래 발굴된 중국 북송의 자료 중에 오리 모양의 향로 뚜껑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동물 형상과 기물의 매칭입니다. 이는 서아시아의 전매특허입..

도자기 이야기 2019.09.09

청자음각 국당초문 바릿대 靑磁陰刻 菊唐草文 鉢盂 四點一括

청자음각 국당초문 바릿대 4점일괄 靑磁陰刻 菊唐草文 鉢盂 四點一括 12세기 지름 각 21.5cm 19.8cm 18.1cm 16.1cm : 2008년6월18일 서울옥션 제111회 미술품경매, No.140 1억원 낙찰 오늘날 도자기는 식기로 생각하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이는 근세 이후의 생각입니다. 자기는 조선시대 말기까지 사치품이었습니다. 고려시대는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청자 기술은 통일신라시대 말기쯤 중국에서 전해졌습니다. 중국 강남의 월주(越州窯)가마가 발신지입니다. 이곳 도공이 오대말 전란을 피해 직접 건너왔다는 설도 있습니다. 초기 월주요 계통의 청자는 푸른색이 아닙니다. 누르스름합니다. 그러다가 11세기에 들어 푸른색에 성공합니다. 아무 문양도 없는 순청자(純靑磁) 시대입니다. 이 무렵에 중국..

도자기 이야기 2019.09.09

청자 진사채 모란문 유병 靑磁辰砂彩牧丹文油甁

청자 진사채 모란문 유병 靑磁辰砂彩牧丹文油甁 13세기 높이 5cm, 지름 8cm : (2006년4월26일 서울옥션 제101회 미술품경매 No.122) 3,000만원 낙찰 고려의 역사는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도자기만 보면 기술의 나라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배움도 빨랐고 나름대로 혁신도 있었습니다. 중국 다음으로 자기를 만든 것은 빠른 배움입니다. 나아가 상감기법을 발명해낸 것은 크나큰 혁신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앞서도 소개한 것처럼 이는 중국도 개발 못한 기술입니다. 이 혁신에는 동기가 있습니다.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만 밋밋한 자기에 색을 넣자는 것입니다. 중국도자기를 보면 당의 당삼채(唐三彩)를 빼고는 색으로 문양을 낸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형태가 제아무리 정교하고 현란해도..

도자기 이야기 2019.09.08

청자 투각환화문 돈 靑磁透刻丸花文墩

청자 투각환화문 돈 靑磁透刻丸花文墩 13세기 높이40cm : 2004년2월26일 서울옥션 제85회미술품경매 No.76 별도문의 화병이나 찻잔만 보아오던 눈에 조금 특이하게 보이는 기형입니다. 팔걸이 없는 의자입니다. 돈(墩)이라고 합니다. 돈(墩)은 원래 평지에서 조금 돌출해 있는 땅입니다. 이 말이 도자기에 쓰이면서 팔걸이 없는 의자, 즉 스툴을 가리키게 됐습니다. 서양도 그렇지만 스툴은 고대 중국부터 쓰였습니다. 당송(唐宋)그림에는 궁중 또는 귀족 생활을 묘사한 그림에 자주 등장합니다. 대개 화려한 자게 장식을 한 나무의자가 보통입니다. 송 문화의 영향이 짙었던 고려에서도 당연히 쓰였을 것입니다. 더욱이 청자의 나라였던 점을 고려하면 청자로 만들 생각을 애초부터 했을 것입니다. 고려 자료는 아닙니다만..

도자기 이야기 2019.09.07

철화역상감모란당초문 장구 靑磁 鐵畵逆象嵌牧丹唐草文 長鼓

철화역상감모란당초문 장구 靑磁 鐵畵逆象嵌牧丹唐草文 長鼓 13세기 길이 60cm : 이 역시 이형(異形) 청자입니다. 청자로 만든 장구입니다. 장구를 사용한 역사는 오래돼 신라, 고구려에 자료가 보입니다. 또 고려에는 송에서 전해졌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에고 도자기로 만들었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이는 고려뿐 아니라 조선도 그렇고 중국도 그렇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철채(鐵彩) 청자장구의 존재에는 세계적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철채는 진사채보다는 흔한 재료입니다. 철분이 뭉쳐있는 적철석 같은 것을 빻아서 안료로 쓴 것입니다. 청자는 철분이 섞인 점토로 만듭니다. 가마속에서 산소가 없는 가운데 연소되면(이를 환원연소라고 합니다) 철분 성분이 변해 푸른색을 띠게 됩니다. 그런데 철분 양이 너무 많으면..

도자기 이야기 2019.09.04

청자상감국화문 탁잔

청자상감국화문 탁잔, 12세기후반 총높이12.6cm 국립중앙박물관 꽃잎마다에는 모란 꽃가지를 꺾어놓은 모양을 새겼습니다.(모란절지문(牧丹折枝文)입니다) 이는 상감청자에 보이는 국화가 모란으로만 바뀌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이 고려백자 음각연화문병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12세기 중반입니다. 그런 점에서 앞서의 잔과 같은 시기에 같은 가마에 구은 것으로도 여겨집니다. 모두가 누르스름한 색에 청자 유약이 공통됩니다. 백자는 고려 시대부터 귀했습니다. 많이 만들지 않았습니다. 우선 흙이 이유였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최건 전 경기도박물관장의 말대로 비교우위 면에서 송 백자를 따라갈 수 없었습니다. 실제 사례가 있습니다.

도자기 이야기 2019.09.04

청자 음각연엽문 합

청자 음각연엽문 합, 지름7.1cm(서울옥션 제134회 출품, 3300만원 낙찰) 굽 없는 청자의 대표격으로 바릿대가 있습니다. 화장 용기를 만들면서 바릿대에 보이는 기준을 적용한 이유는 현재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색다르고 특이한 점에서 주목해볼만 합니다. 백자 잔과 잔탁은 찻잔과 받침 즉 소서(saucer)를 세트로 한 것입니다. 80년대 청자가 아직 귀했을 때 상감에 음각, 양각 문양을 잔뜩 넣은 이런 세트는 1억을 호가하기도 했습니다. 이 역시 상감 전성시대인 12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 영향을 충분히 받았습니다. 상감과 음양각의 세트를 모범으로 재현한 듯한 인상도 있습니다. 우선 잔의 입 닿는 부분, 흔히 구연부(口緣部)라고 합니다. 이곳은 물론 잔탁의 가장자리, 아래쪽 굽다리를 모..

도자기 이야기 2019.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