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이야기 267

고려백자 음각연화파어문 탁잔(高麗白磁陰刻蓮花波魚文托盞)

고려백자 음각연화파어문 탁잔(高麗白磁陰刻蓮花波魚文托盞) 12세기후반 총높이14.4cm : 2008년6월18일 서울옥션 제111회미술품경매 Lot.146, 1억~1억5천만원 그런데 백자라고 하면서 이상하게 맑지 않습니다. 이것이 고려백자의 특징이자 한계입니다. 백자와 청자의 차이는 흙입니다. 청자는 점토, 즉 찰기가 좋은 진흙을 사용합니다. 강가 같은데서 흔히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백토는 흙이라고 했지만 암석 일종입니다. 말하자면 자갈 같은 것이 땅속에서 오래 파묻혀, 썩은 것처럼 약간 푸석해진 것입니다. 이걸 갈아서 구운 것이 백자입니다. 그래서 좋은 백토의 발견이 백자 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도자기 이야기 2019.09.03

고려백자 국화형 합(高麗白磁菊花形陰盒)

고려백자 국화형 합(高麗白磁菊花形陰盒) 12세기후반 지름10.3cm : 2008년6월18일 서울옥션 제111회미술품경매 Lot.145, 7000만원 낙찰 실제로 최건 전경기도박물관장의 말에 따르면 청자 도요지 근처에는 대개 백토가 소량이지만 나고 있다고 합니다. 즉 대개의 고려청자 가마에서는 청자와 백자를 함께 구웠던 것입니다. 이들 일련의 고려백자는 당시의 사정을 말해주는 귀중한 자료입니다. 백자완은 안쪽에 연판문을 두르고 그 속에 꽃문양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살짝 보이는 굽을 보면 해무리 굽입니다. 굽은 바닥면과 닿는 부분을 말합니다. 초기 청자완은 굽에 특징이 있습니다. 해무리굽입니다. 이는 월주 가마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습니다. 초기 청자에는 월주식 그대로 마치 해무리가 진 것처럼 둥근 테가 넓..

도자기 이야기 2019.09.03

고려백자 양각화훼문 완 高麗白磁陽刻花卉文碗

고려백자 양각화훼문 완 高麗白磁陽刻花卉文碗 12세기전반 지름17.7cm : 2008년6월18일 서울옥션 제111회미술품경매 Lot.144, 3000만원 낙찰 골동상인 뿐만 아니라 학계에서도 곧잘 쓰는 업계용어 중에 ‘고백’이란 생소한 말이 있습니다. ‘고백’은 이른바 고려백자를 줄인 말입니다. 고려하면 청자이고 조선은 백자인데 고려백자는 무엇이냐고 할 사람이 아마도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을 보면 애초부터 청자와 백자가 엇비슷하게 시작됐습니다. 중국 백자는 6세기 후반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러다 청자 완성에 맞춰 백자도 활발히 구워집니다. 북송 청자는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이 시대 정요(定窯)에서 구운 정요백자 역시 최상급 수준을 자랑합니다. 고려청자는 절강성 일대의 월주(越州) 가마의 영향을 ..

도자기 이야기 2019.09.02

분청사기 상감어문 병 粉靑沙器象嵌魚文甁

분청사기 상감어문 병 粉靑沙器象嵌魚文甁 15세기전반 높이 28cm : 2009년6월29일 서울옥션 제114회 Lot No.149 4,500만원 낙찰 고려후기 들어 문양에 보이는 또 변화의 하나는 인화문(印花文)의 등장입니다. 이 역시 상감기법의 하나입니다. 반복되는 상감 문양에 주로 사용합니다. 예컨대 나무 조각에 문양을 새겨서 이를 연속으로 찍은 뒤 백토나 자토를 넣어 문양을 나타낸 것입니다. 고려 후기의 상감 청자에는 여백이 점점 줄어듭니다. 대신 문양이 늘어납니다. 앞서 소개한 대로 원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손이 많이 가는 문양에 대해, 일본식 표현을 쓰자면 성력화(省力化) 방안을 고안해낸 것입니다. 인화문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국화문입니다. 반복되는 국화 문양을 아예 도장에 새겨 ..

도자기 이야기 2019.09.02

분청사기 인화문병 粉靑沙器印花文甁

분청사기 인화문병 粉靑沙器印花文甁 높이 31.8cm : 2014년12월17일 서울옥션제134회 미술품경매 Lot No.280 6,800만원 낙찰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이 선생의 말에 따르면 다 같아 보이는 올오버 인화문일지라도 미묘하게 색감의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만들어진 지역의 태토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경상도 가마의 분청사기는 약간 잿빛에 가깝게 보인답니다. 반면 전라도나 충청도 지역은 황토 점토를 사용해 만들기 때문에 속살의 느낌이 붉어 보이는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옛 고수들은 서울 인사동에 앉아 있으면서도 중간 상인들이 어느 지역을 훑고 왔는지는 환히 알았다는 것입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이 분청사기 병은 경상도지역에서 만든 것입니다. 실제로 경상도지역 분청에는 이처..

도자기 이야기 2019.09.02

분청사기 상감모란인화문 병 粉靑沙器 象嵌牧丹印花文 甁

분청사기 상감모란인화문 병 粉靑沙器 象嵌牧丹印花文 甁 15세기 높이 27.3cm : 2008년9월10일 서울옥션 Autumn Space경매 3,900만원 낙찰 청자의 문양은 매우 다양합니다. 식물도 있고 동물도 있고 동자(童子)도 있습니다. 물론 운학문의 구름도 있습니다. 이 중에 식물문양만 보자면 국화와 모란이 압도적입니다. 특히 상감기법을 쓴 데에는 더합니다. 어째서 이런 편중이 일어났는가. 사실 답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의 중국 도자기를 고려하면 어떤 힌트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중국 청자는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문양이 없는 순청자입니다. 문양이 있는 것은 고려가 일찍부터 영향을 받은 양자강 하류의 월주요(越州窯) 청자 쪽입니다. 여기에는 10세기부터 음각으로 새긴 모란문이 등장합..

도자기 이야기 2019.09.01

분청사기 철화초어문 병 粉靑沙器 鐵畵草魚文 甁

분청사기 철화초어문 병 粉靑沙器 鐵畵草魚文 甁 16세기 높이 28.7cm : 2004년6월30일 서울옥션 제88회 미술품경매 8,500만원 낙찰 좀 오래된 이야기입니다만 자문을 위해 물고기 전문가를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이 분은 고교 교사이면서 『현산어보를 찾아서』라는 전5권짜리 책을 낸 대단한 분입니다. 『현산어보』는 좀 생소하지만 『자산어보(玆山漁譜)』라는 제목은 제법 익숙할 것입니다. 잘 알다시피 흑산도에 유배간 정약전 선생이 쓴 책입니다. 그는 정약용 선생의 형님이십니다. 불행하게도 섬을 나오지 못하고 돌아가셨는데 유배지에서 인근 바다의 해양생물을 관찰하고 꼼꼼하게 기록한 것이 이 책입니다. 세화여고(당시)의 이태원 선생은 자(玆)로 알려진 글자는 응당 ‘현’으로 읽어야 한다며 제목을 『현산어보..

도자기 이야기 2019.08.30

분청사기 철화초어문 병 粉靑沙器 鐵畵草魚文 甁

분청사기 철화초어문 병 粉靑沙器 鐵畵草魚文 甁 16세기 높이 33cm : 2005년7월6일 서울옥션 제96회미술품경매 추정가 3천만~5천만원 전형적인 계룡산 분청병입니다. 동체가 두툼한 위에 흰 백토 분장을 배경으로 철사 안료로 그린 물고기 그림이 들어있습니다. 계룡산 분청이 계룡산 분청다운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자신에 넘치는 대범함과 여유작작한 활달함입니다. 앞서의 병들이 동체 전면을 꽉 채워 거리낌 없는 자신감을 보였다면 여기는 자유분방함이 포인트가 됩니다. 물고기를 연꽃 사이에 배치한 것은 기본적으로 같습니다. 그런데 필치가 심상치 않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마구잡이입니다. 그림이란 초심자 눈에는 첫째도, 둘째도 ‘어느 정도 닮았느냐’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 병 속의 물고기는 지상의 어느 물가..

도자기 이야기 2019.08.29

분청사기 박지모란문 장군 粉靑沙器 剝地牧丹文 獐本

청사기 박지모란문 장군 粉靑沙器 剝地牧丹文 獐本 16세기 길이32cm : 2016년9월27일 서울옥션 제141회미술품경매 1억6000만원 낙찰 지식이나 정보가 많아지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분청사기는 오랫동안 조선 고유의, 독자적으로 만든 도자기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를 보는 눈이 조금 달라지게 됐습니다. 중국 자주요(滋州窯) 자기와의 연관성이 지적되고 있는 것입니다. 자주요는 어느 한 곳을 가리키기보다 북송 시대에 하남성 감단 일대에 넓게 분포했던 민간 가마를 통 털어 일컫습니다. 이곳에서는 북송을 대표하는 빼어난 청자나 백자는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 대신 질이 나쁜 태토를 가릴 목적으로 백토 화장을 해 자기를 구웠습니다. 여기까지만 설명해도 분청사기와 근본이 크게..

도자기 이야기 2019.08.29

분청사기 철화초어문 장군粉靑沙器 鐵畵草魚文 獐本

분청사기 철화초어문 장군粉靑沙器 鐵畵草魚文 獐本 16세기전반 길이25.3cm : 2009년3월26일 서울옥션 제113회미술품경매 추정가 2억5천만-3억원 장군하면 거름 장군이 연상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분청사기 장군은 전혀 무관합니다. 술, 기름 또는 물병 용도가 대세입니다. 국립전주박물관에 있는 백자 장군의 내부를 분석해보니 참기름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또 후대의 것으로 정조 시대에는 궁중에서 제주(祭酒)를 담는 용도로 썼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용도와 형태를 연결 짓기란 쉽지 않습니다. 장군에는 크게 나누어 병처럼 세워 쓰는 것과 통처럼 눕혀 쓰는 형태가 있습니다. 병처럼 세워 쓰는 쪽은 말할 것도 없이 마구리의 한쪽이 편평합니다. 반면 누인 통처럼 보이는 형태는 양쪽 마구..

도자기 이야기 2019.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