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이야기 271

차샤쿠의 비밀 / 차시

차샤쿠의 비밀 / 차시 ‘농차’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 차 도구가 찻가루를 떠낼 때 쓰는 차샤쿠, 즉 차숟가락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차시(茶匙)라고도 합니다. 이것은 일본 다도 역사 중에서 가장 특징적인 도구로서 농차가 생겨나기 이전에는 없었던 물건이지요. 대나무를 쪼개어 껍질 부분을 이용하여 만드는데, 끝 부분이 숟가락 입 모양과 비슷합니다. 다도의 원류인 초암차를 창시한 무라타 슈코는 이 차샤쿠를 손수 만들어 썼으며, 그 이후 다도의 권위자들도 이 전통에 따라 직접 만들었습니다. 다도 명인들이 사용하던 차샤쿠는 일본의 역사 미술품으로 추앙받고 있지요. 계절 장소에 따라 다른 모양으로 멋을 부리거나, 사연있는 차인들과의 교류 등 기념할만한 일이 있었을 때는 손잡이에 그 내용을 간략하게 적고 만든 사람 이..

"차" 이야기 2019.08.14

이도차완은 조선의 그릇

이도차완은 조선의 그릇 농차에 관한 열 두가지 규칙은 한국 절집의 발우공양과 매우 닮았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닮았는지 차례대로 살펴보지요. 첫 번째 문제가 ‘이도차완’인데, 이 차완은 일본과 한국에서 대단히 중요하고 현실적으로도 매우 민감한 논쟁점을 많이 지니고 있습니다. 일본 다도가 완성되기 위해 필요했던 것은 소박하고 자연미가 우러나는 작은 흙집으로 만든 차실, 조선시대 청빈한 수행자 혼자 기거하는 토굴 방안의 담백하고 자연 풍광이 우러나는 분위기, 청자, 백자, 당송의 고급 그릇이 아닌 질박함과 신비성을 느끼게 해주는 차완이었습니다. 차실문제는 따로 살피기로 하고 먼저 15~ 16세기 다도의 선구자들이 찾았던 그릇부터 얘기해보도록 하지요. 다도의 창시자 무라타 슈코는 교토 대덕사의 승려였는데, ..

"차" 이야기 2019.08.12

농차(濃茶)의 세계

농차(濃茶)의 세계 한국 차살림 가운데 일본 ‘다도’를 거의 그대로 흉내내고 있는 것은 말차(抹茶) 마시는 모습입니다. 말차는 차나무의 어린 순을 가루로 갈아서 만든 차인데 더운 물에 타서 마시며, 찻잎을 우려 먹는 엽차(葉茶)와 함께 차(茶)의 주된 종류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가루로 만든 차를 마시는 법을 일본 다도에서는 ‘농차(濃茶)’라 부릅니다. 그렇게 이름 붙여진 것은 찻가루를 더운물에 타면 짙은 초록색이 되는 모습을 두고 부른 이름이기도 하고, 이 차를 마시는 특별한 방법에서 비롯된 이름이기도 합니다. 우선 ‘농차’는 일본에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신라의 원효(617~686)가 즐겼던 무애차(無碍茶)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시 살펴보도록 하지요. 농차는 일본 다도의 상징적 존..

"차" 이야기 2019.08.11

우리 茶살림의 방향

우리 茶살림의 방향 정통 성리학의 세계질서관은 화이론적(華夷論的) 세계관이었지요. 세계는 화(華)와 이(夷)로 갈라서고 화만이 문화적이며 가치가 있고, 이는 문화도 가치도 없는 야만으로 규정했지요. 화의 핵심은 세계의 지리적 중심이기도 한 중화(中華)로서 중국 민족의 배타적 독점물이라고 단정지었지요. 이때 조선은 중국의 축소판, 모조판, 근사치로서의 소화(小華)라고 여겼습니다. 서양은 짐승으로 보았지요. 조선 성리학자와 유생은 중국에 대해서는 열등의식을 가지지만 서양에 대해서는 심한 우월의식을 지니고 있어서 열등과 우월의 이중구조적 세계관이 조선 성리학의 소화의식(小華意識)이었지요. 이같은 소화의식은 ‘삼국사기’를 편찬한 김부식이나 고려사회 정치인들에게도 이미 자리잡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증거가..

"차" 이야기 2019.08.11

보성차 중국에서 엄지 척

보성차 중국에서 엄지 척 - 제1회 중국 일조국제차박람회 - 차와문화 : 2019.08.06 제1회 중국(일조) 국제 차 박람회에 참여한 보성차가 많은 호응을 받았다. 중국 일조시 초청으로 지난 7월 27일부터 4일간 차 홍보관을 운영 중국인은 물론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보성 차의 우수성과 녹차수도 보성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보성군 관계자는 “박람회에서 중국 차茶가격을 조사해본 결과 중·상품의 경우보성차가 중국차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아 프리미엄라인으로 접근하면 중국차와도 가격적인 면에서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 말했다. 이번 행사는 일조시가 3대 해안 녹차도시인 보성군과 일본 시즈오카, 중국 일조시를 초청해 개최되었으며, 해안 녹차 도시 간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포럼을 개최하는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

"차" 이야기 2019.08.07

차살림의 면면한 전통

차살림의 면면한 전통 한국의 차살림은 치유가 필요한 몇 가지 병폐를 지닌채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차살림의 이론과 실제를 가르치는데 있어 일본 ‘다도’와 중국 ‘차회’의 이론과 실제가 그대로 번역되어 쓰이거나 적절하게 취사 선택되어 마치 우리의 고유 차살림처럼 가르치고 배우는 점이 가장 근원적인 병폐입니다. 차농사와 차만들기보다 차마시는 행위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도 병폐 중의 하나라 할 수 있지요. 흔히 ‘행다법’이라 하여 지나친 장식성과 현란한 기교 위주의 차살림이 사치스럽게 번성하는 것은 걱정거리임이 분명합니다. 차살림이 사치스러워지는 것은 차살림 본디 정신에서 완전히 어긋난 것입니다. 사치란 인위적 조작인데, 형식적 기교와 의도적 장식성으로 내면세계의 몰지각과 간교한 노림수를 은폐하..

"차" 이야기 2019.08.05

한국 茶의 정체성

한국 茶의 정체성 한국에서 차(茶)문화라고 부를 수 있는 현상이 나타난 것은 대략 40여 년 전부터였습니다. 조선시대 말기의 혼돈과 국권 상실, 일제의 민족문화 말살정책, 해방공간의 사회불안과 정치적 혼란, 6·25와 그후 10여 년간의 배고픔과 무질서는 한국인이 차를 마실 수 있는 마음을 앗아가버렸지요. 한국인의 생활에서 차가 사라진 것은 조선말기보다 훨씬 앞선 시기부터였습니다. 고려왕조가 끝나고 조선왕조가 시작되어 불교 억압을 정치이념으로 삼게되면서부터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서민들은 차 대신 술을 더 가까이 했고, 조선시대 사대부들 대부분이 차를 몰랐지요. 다만 영남사림학파 선비들을 비롯, 소수의 은둔 선비들이 겨우 차 마시는 명맥을 유지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임진왜란 때 조선을 지원하러왔던 명나라 ..

"차" 이야기 2019.08.05

생활속의 '茶살림'

생활속의 '茶살림' ‘다도(茶道)’라는 말은 일본에서 발달한 미의식과 불교가 차에 결합되어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도(道)로 발전하여 일본에 남겨진 일본이 자랑하는 유산입니다. 따라서 ‘다도’라는 어휘로 한국 차문화를 담아내려 하는 것은 아무래도 식민지 잔재에 미련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차회(茶會)’ 또한 중국문명이 낳고 키워서 중국인의 정서가 된 것입니다. 한국의 2천년 차 역사와 한국에서 자란 차를 마시며 살아온 한국인의 생활과 정서에서 진하게 우러난 말은 없을까요? 어떤 이는 ‘차례(茶禮)’가 아니겠느냐고 하며, ‘중정(中正)’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그냥 ‘차(茶)’라 하자는 이도 있고, 기왕 써왔으니 ‘다도’면 어떻고 ‘차회’면 무슨 상관이냐, 이 국제화 시대에 뭘 조잡하게 따지냐는 분도 많..

"차" 이야기 2019.08.04

우리 차 문화의 허실

오늘날 한국 차문화는 여러 가지의 무거운 짐에 눌려서 차의 본질과는 멀어지고 있는 듯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첫째는 학설이나 추구하는 이론없이 감정적 세력 다툼처럼 보이는 주장과 힘에 의하여 200여개도 넘는 유파로 분파되어 난립하는 단체들이 만들어내는 부정적인 현상을 들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각각의 차단체들이 마치 권력기구처럼 조직을 확대하여 화려한 모임을 벌여서 세력을 과시하는 모습입니다. 모임에 참석하기위해 수백만원 짜리 예복을 사입고, 고급으로 알려진 차 도구며 치장을해서 모임을 반복하는 것은 자칫 낭비와 허영심을 부추기는 사회악으로 비난받게 될까 우려할 정도입니다. 정녕 조심해야 될 일입니다. 세번째는 한국에서 차 마시는 사람과 그 단체들이 중국, 일본의 차 관련 상품시장으로 변하고 있는 점..

"차" 이야기 2019.08.04

茶의 역사

차(茶)란 작설차, 죽로차 등으로 부르는 차나무 잎이나 순을 따서 덖거나 데치고, 찌거나 발효시켜 만든 다음 끓인 물로 달여 마시는 행위, 그리하여 육신과 정신에 미치는 오묘한 변화의 세계까지를 한마디로 줄여서 표현한 것입니다. 차나무와 찻잎만을 뜻하기도 하며, 찻잎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가공하여 만든 것을 말하기도 하지요. 새롭게 창안된 방법으로 달여서 찻잔에 담아둔 것을 차라고 하며, 찻잔에 담긴 것을 마시기만 하는 행위를 뜻하기도 하고, 마신 뒤의 느낌을 차라고도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을 총칭하여 차라 부르기도 합니다. 아무튼 차라는 이름(말)이 생겨난 것은 정확한 연대가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만 중국쪽 역사로는 광동성 마카오의 사투리인 ‘차(cha)’와 복건성 아모이 사투리인 테 혹은 떼(te)로부..

"차" 이야기 2019.08.03